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리숙해 보이는 해달, '보노보노'.

보노보노를 알게된 건 만화책이었습니다.

한때 만화책에 흠뻑 빠져서 책방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도장을 찍던 도중 책방 아줌마의 권유로 보게된 책.

그 뒤로 보노보노 인형도 사 모으고  지금은 방영 중인 만화를 아이와 함께 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삐질삐질 당황하는 듯한 우리의 보노보노.

그리고 보노보노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틀린 길로 가도 괜찮아.

다른 걸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망설임없이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펼치면 이런 대화가 있습니다.

나, 나랑 닮은 애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었던 게 있어.

응, 뭔데?

너는 지금 행복해?

응? 물론, 난 지금 행복해.

행복하냐는 질문에 행복하다고 답할 수 있음이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저 역시도 그렇게 답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도 공감이 가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보노보노는 소심하다. 보노보노는 걱정이 많다. 보노보노는 친구들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보노보노는 잘할 줄 아는 게 얼마 없다. 어? 이거 내 얘기인 것 같은데. 줄곧 단점이라 여겨온 내 모습인 것 같은데?

하지만 보노보노는 소심하기 때문에 소심한 마음을 이해할 줄 안다. 걱정이 많은 만큼 정도 많다. 친구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어서 그 어떤 괴팍한 것을 하는 친구여도 그러려니 이해한다. 잘할 줄 아는 게 워낙 없어서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는 무식하고 우직하게 노력한다.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이 포기하거나 잊어버린다. - page 5

저 역시도 내면엔 '보노보노'가 살고 있었나봅니다.

제가 단점이라 여겼던 모습이 보노보노에겐 장점이 되어 오히려 사랑스럽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이 문장이 이 책의 이야기를 대신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은 너무나도 아기자기 하였습니다.

어릴 적 무심코 만화에서 지나쳤던 부분이 다시금 읽어보니 생각의 여운을 남기는 문장들이었고 지친 어른아이인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사랑을 전해주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에선 베스트셀러 못지않은 충고를 전해주었습니다.

서로 미워하는 건 한쪽만 미워하는 것보다 낫다. - page 42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도 없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하고만 좋은 관계를 누릴 수 있어도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좋아해줄 것 같지 않은 사람을 원망하며 우울해하기에는 인생이 억울하지 않나. 나에게 내 마음대로 누군가를 미워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그도 그 마음대로 나를 미워할 권리가 있다. 그걸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면 그가 나를 미워하는 만큼 나도 그를 미워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된다. 한없이 유치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내 맘 같지 않은 인간관계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현명한 생존 전략이다. - page 44


그렇다. 미움 좀 받으면 어떤가. 우리 주변에는 아무리 미움받을 짓을 해도 날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 말은 반대로 아무리 예쁨받을 짓을 해도 예뻐해주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더 이상 미움받고 사랑받는 일에 예민해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공감이 안 되면 공감 안 해도 된다. 이해가 안 가면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정 힘들면 나도 그 사람을 미워하면 되니까. 얼마나 간단한가. - page 45

오히려 베스트셀러였던 책보다 이 책에서 마치 보노보노가 저에게 이렇게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좀더 공감하며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 상처받았어>엔 고래아저씨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고래 아저씨는 상처투성이였다.

고래 아저씨는 상처투성이였다.

상처를 보면 상처를 본 사람이 놀라서

정작 상처 난 사람은 상처 난 것 따위 잊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잊지 않았을 거다.

잊지 않았을 거다.


보노보노는 상처에 대해 말하지 않는 고래 아저씨의 상처를 보았고, 마음으로 위로했다. 이 대목은 내가 가진 보노본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놓은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늘 우유부단하고 걱정만 하는 캐릭터라는 생각에 답답한 적이 많았는데 이렇게 어른스러웠다니. - page 220

저 역시도 고래 아저씨처럼 상처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의 상처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솔직히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제야 보노보노를 제대로 마주한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깊고 따스함을 간직한 우리의 친구, 보노보노.

그렇기에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나쁜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봅니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을 보며 지금의 내 모습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저 다른 이의 시선이 두려워 자신을 속이고 거짓된 모습으로 살아온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좀더 자신에게 솔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해지는 것.

조금은 두렵기도하고 왠지 다른 이들의 시선엔 바보같아 보일까봐 걱정이 되곤 하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을 하면 내 마음은 편할까......

나를 위해 솔직해지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길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