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길 위에 서다 - 25개국 522일, 미니벨로 세계여행!
황장수 지음 / 알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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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읽을때마다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기승을 부리다 산뜻한 봄바람으로 바뀌는 요즘.

어디론가의 떠나고픈 욕구가 충돌하곤 합니다.

하지만 사정상 내려놓고 갈 수 없기에 또 다시 여행기를 읽으며 마음을 달래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

25개국 522일의 세계여행!

이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저자는 10년 동안 방송PD로 일하던 작가 '황장수'입니다.

하지만 10년이란 시간을 하루하루 일에만 전념하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의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난 여행.

그가 떠난 곳은 '미니벨로'.

그 곳을 떠난 이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니벨로를 선택한 건 느린 여행을 하고 싶어서다. 차 타고 기차 타고 빠르게 다니다 보면 놓치고 지나가는 게 많은 테니 굼벵이 기어가는 속도로 차근차근 자전거로 다니고 싶었다. 여행하며 새로운 곳을 찾아가고 싶었다. 원피스의 루피가 새 세상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모르는 곳을 파헤칠 요량이었다. 이제 새가 되어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 다른 세상을 찾으러 가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

그의 느리지만 값진 여행을 따라 세계를 마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다른 여행기와 달리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처럼 번화하고 빠르고 바쁘게 살아가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담겨 있어도 행복이 엿보였습니다.

그리고 문명의 흐름을 조금은 벗어났기에 오히려 그들에게서 진정한 사람냄새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높고 깉은 산 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주변이 다 고산이라 해가 일찍 저문다. 오후 5시가 되면 어두워진다. 오후 3시쯤 마을 숙소에 도착해 샤워하고 빨래를 마치고 나면 방 침대에 누워 오늘 달렸던 여정도 뒤돌아보고 올라오면서 보고 느낀 것들과 이곳까지 오면서 한 생각들을 노트에 정ㅇ리하고 내일 할 것들을 챙기는 여유는 달콤한 꿀맛이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가보고 싶던 곳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것들을 만나고, 자연과 대화하고 있는 여행은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행복이다. 행복이 무언지를 깨달아 간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 것 같다. - page 95 

주말도, 휴일도 없이 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의미'를 되새겨주었습니다.


'조지아'라는 나라가 인상깊었습니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 안에 있는 조지아 인들은 나를 보고 밝은 미소로 반겨줬다.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조지아 인들은 손님은 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믿어 여행자들을 보면 눈인사도 하고 말도 걸어준다. 기차가 올 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나는 조지아가 너무 좋다고 했다. - page 162

여행자를 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믿는 이들.

여행자를 반겨주고 무언가를 나눠주고 싶어 하는, 진정한 정이 무엇인지 아는 이들.

누군가에게 베풀어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를 도와줬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끼며 돈에 얽매이지 않고 사는 이들.

그들의 모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들의 삶이 너무나도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왠지 지금의 제 모습과 반대이기에 그들을 닮고만 싶었습니다.


책 속의 사람들, 풍경들.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 있었고 의미를 부여해주곤 하였습니다.

이 책에 '여행'의 의미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여행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을 만나고 있는 거다. 여행은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많은 것을 얻을 기회를 만들어 주고, 매일 찾아오는 새로움에 반하고,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내일은 누구를 만날지에 대한 설렘에 기대가 커서 무척 고마운 존재다. 사는 게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면 여행을 가라고 말하고 싶다. - page 230

저자를 통해 알게 된 여행의 의미가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삶에서 무엇이 더 값진 것인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길 위의 이야기를 이렇게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어서 저자에게 너무나 감사하였습니다.

책을 덮고나니 또다시 그의 이야기가 그리워졌습니다.

아름답고 고귀한 것들을 선사해준 이 책.

왠지 그 감동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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