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인문학' 열풍은 식을 줄 모릅니다.

몇 년간 이어온 인문학의 바람.

그 바람의 형태는 너무나 다양했기에 여러 책을 읽어도 매번 다른 감동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독특한 느낌이었습니다.

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교육.

그 교육을 토대로 이 책이 편성되었습니다. 


이 인문학의 개념을 한 단어로 '마아트'로 정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고대 이집트어로 마아트는 종교와 사상에 두루 통용되던 삶의 원칙으로, 삼라만상의 원칙을 깨닫고 현재 자신의 삶의 최적화된 생각, 말, 행동을 총체적으로 의미한다. - page 6

그래서 책을 덮는 순간 어느새 자신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내 삶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책은 서울대 교수 8인의 수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8인의 수업은 각자 자신의 스타일이 묻어있기에 읽으면서 저 역시도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8인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이 이야기를 하고자 다들 다양한 시각에서의 이야기를 펼쳐 주었습니다.


3강에 나온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읽으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품이 전개되면서 불멸의 명성이니 명예니 하는 치열한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의 마지막 구절은 '죽음'입니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그 치열했던, 너무도 격렬했던 분노의 끝은 그래봤자 '죽음'이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호메로스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지를 질문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애증, 분노, 이런 극단적인 감정의 종말이 결국은 죽음이라는 것이 이 위대한 시인이 남긴 위대한 작품의 전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숙고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 page 120

'죽음'

이 단어 자체만으로도 왠지 모를 감정들이 뒤죽박죽 섞입니다.

그래서 그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이 사실은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에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에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열심히라는 것......

그로 인해 나의 존재의 이유와 행복이 결정되는 건 아닌가라는 씁쓸한 생각도 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과 더불어 읽게 된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

두 책을 읽으며 깊은 사색에 잠기었습니다.


그리고 여운처럼 남은 문장이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회한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능력을 갖는 인간으로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늘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지 않습니까?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눈앞에 펼쳐져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 page 308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에게 조금은 여유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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