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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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서적이라 함은 조금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연과학을 전공으로 한 저에게도 과학서적은 왠지 재미없고 딱딱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소한 것들의 과학』 

사소한 것?

그것이 무엇인지 일단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문구.

사물의 이면에는 깊숙이 감춰진 무언가가 있다! - 아인슈타인

그 이면을 찾아 이 책을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10가지 재료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모두 작가의 일상을 찍은 사진의 재료들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다음 이야기가 펼쳐질 때 작가의 사진 중 어떤 재료가 나올지 궁금증을 더하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재료는 <04. 맛있는 : 초콜릿>이었습니다.

초콜릿이 한창 인기였을 때 카카오의 함량에 따른 초콜릿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된 초콜릿의 성분인 카카오.

카카오의 함량이 높을수록 그동안 알고 있던 단맛은 없어지고 마치 크레파스를 먹는 것 마냥 아무 맛도 안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선 알려주었습니다.

초콜릿이 입 속에서 녹는 것도 과학이 숨어 있었고 그 향을 담당하는 에스테르라는 성분도 제시해 주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한때 잘 결합해 단단한 고체 코코아 버터 덩어리를 이뤘던 초콜릿 성분이 이제 녹아서 혀 속 미뢰로 흐를 수 있게 됐다.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고체 코코아 버터 안에 갇혀 있던 코코넛 알갱이가 풀려난다. - page 126

또한 저자의 경우 초콜릿을 먹는 게 키스를 하는 것보다 좋다며 그에 대한 연구 결과도 제시되어 있어서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그리고 <06. 상상력이 풍부한 : 플라스틱> 역시도 일상 생활에 너무나도 밀접해 있기에 그 내용이 더욱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에 대해선 마치 영화장면처럼 글들이 설명이 되어 있어서 머릿 속으로 상상하는 재미까지 더해 주었습니다.

19세기 말, 화학공학의 황금기로 인해 모든 이들이 마치 과학자처럼 집에서 연구를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서 오늘날 뗄레야 뗄 수 없는 플라스틱, 나일론 등의 등장을 초래하게 해 주었다는 점은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해도 부족할 뿐이었습니다.


책은 과학서적이라고는 하지만 때론 영화처럼, 때론 에세이처럼 작가의 일상에서 비롯되어서 친숙하게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려울 것만 같은 용어들 역시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대체 설명도 해 주었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오히려 10가지 재료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저자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어떤 재료가 하나의 재료로 된 것처럼 보이거나 만져지거나 전체적으로 균질해 보이더라도, 그건 환상이라는 것이다. 재료는 여러 서로 다른 존재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이 모두 한데 모여 전체를 이룬다. 그리고 이 각기 다른 존재들은 각기 다른 크기대로 관찰할 수 있다. 구조를 놓고 보면 모든 재료는 마치 포개어 쌓는 러시아 인형 같다. 재료는 여러 겹으로 겹쳐진 구조로 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눈으로 볼 수 없으며, 작은 구조는 그보다 큰 구조 안에 쏙 들어간다. 재료가 복잡한 정체성을 갖는 것은 이런 계층적 구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이러한 재료의 계층적 구조 때문에 우리만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 page 306

각각의 구조들이 무언가를 하기에 전체적인 큰 그림을 완성하고 그만의 특성을 갖게 된다는 점.

이는 마치 우리네 삶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알게된 소소하지만 거대한 비밀을 간직했던 사소한 것들.

책을 덮으면서 마치 제 주변의 물건들이 다르게 느껴지고 그동안 왜 몰랐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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