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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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느 기사를 보고 공감을 하였습니다.

싱글인 사람들도 외로움을 느끼지만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행복할 듯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엔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주부가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보람도 있지만 가끔은 외롭다고 이야기를 하였고 그에 대한 결론으론 우린 누구나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기에 그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외로움을 다르게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그 말에 공감을 하였었습니다.

결혼도 하였고 아이도 잘 자라나고 가정도 별 탈 없이 지내고 있지만 밤이 되면 왠지 모르게 찾아오는 외로움.

차마 누구에게 말을 할 수 없기에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 저자들과 대화를 하고 공감을 하며 서로에게 위로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 역시도 제목에서부터 눈길이 갔습니다.

아마도 '외로움'이라는 단어가 있기에 그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사를 하기 위해 방을 정리하다가 어린 시절 동거동락하였던 시를 다시금 읽게 되면서 그 시절의 추억과 함께 책을 썼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청춘'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살아갈 우리들에 대해서 충고와 위로도 있었습니다.

시와 사진, 에세이의 절묘한 만남.

이 책을 통해서 이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로 함축된 의미를 이해하다가 '사진'으로 그 감성을 표면적으로 나타내고 '에세이'로 공감을 형성하는 것.

이 책의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엄마 걱정'이라는 기형도 시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엄마만 있으면 돼, 엄마만>이라는 에세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대궐 같은 집이나 비싼 장난감이 아니다. 그냥 엄마만 있으면 된다. 동구 밖 언덕에 서서 서울에서 엄마가 타고 올 버스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엄마만 있으면 돼. 엄마만 옆에 있으면 육성회비 좀 못 내도 괜찮아.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page 18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느끼게된 '엄마'의 존재.

그래서 '엄마'라는 단어만으로도 울컥하게끔 하는데 시와 함께 에세이를 읽게 되니 저 역시도 '엄마만 있으면 돼.'라며 소리죽여 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절대 고독'.

<인간은 고독할 수 밖에 없다>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어나고 죽는다는 절대 명제는 변하지 않는데, 사는 내내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영원히 살 듯 착각하며, 오만하게 굴거나, 지나치게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 어떤 고통도, 절망도 혼자 견뎌야 한다. 최후의 죽음까지도 혼자 감내해야 한다. 어릴 적에는 절대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사람을 만나면 고독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그래서 완전한 사랑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가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는 없다. 피를 나눈 부모 자식 간에도 완벽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는 없다. 그러니 인간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 - page 149

'절대 고독'.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러곤 삶이 힘들다고 좌절해 버리고 주저앉곤 하였습니다.

다시금 상기시키게 된 인간이라는 본연적인 의미.

잊혀지려고 하면 이 시를 생각하려 합니다.

 

책은 그리 두껍지 않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저자와의 대화도 많았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자 덕분에 알게 된 '시'.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이 책에서 어느 페이지든 다시금 읽고 가슴에 새겨둘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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