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할빈 하르빈 - 박영희 여행 에세이 도시산책 1
박영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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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더 아름다운 여행지인 '하얼빈'.

가 보지 않았기에 그에 대한 그리움이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저를 담아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책의 두께는 그리 두껍지 않았습니다.

페이지도 207쪽이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가방 한 편에 자리를 잡고 들고다니며 마치 그 곳으로 향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하얼빈행 기차를 타고......

달리는 기차의 차창 밖엔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겨울이 아름답기에 자신의 미를 뽐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한창 전성기일 때 고구려와 발해의 땅이었던 만주와 함께 점차 기억 속에서 멀어진 그 곳.

그리곤 서로 다른 민족이 뒤엉켜 살고 있지만 상해와는 전혀 다른 느낌.

그래서일까요.

저는 읽으면서 괜스레 아쉬움과 그리움이 묻어났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선의 음악가 정율성과 비운의 독립투사 김산.

두 사람은 사랑은 하지만 그 시절 그 사랑을 이룰 수 없는.

그래서 서로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나는 불행하지만 너는 빛나야 한다"고 했던 당부마저 불길한 징조로 다가온, 그들의 짧고도 시린 사랑은 어느 소설보다도 더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모국어 여행>을 읽다보면 우리 민족의 이주민들의 애환과 민족애를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그들은 '조선족'이 되었고 우리의 '문화'를 없애고자 한글 옆에 한문도 집어넣으라는 압박을 가하는가하면 조선과 관련된 간판을 없애는 등의 수모는 읽는 저에게 가슴이 매이게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워진 안중근기념관과 《송화강》문예지.

인상깊었던 문구는 이 장을 넘어서도 계속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토요일 신문은 한국식 맞춤법을 기준합니다.' - page 100


하얼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에 개봉되었던 <암살>이라는 영화 덕분이었습니다.

책에서도 언급을 한 듯이 의병으로 활동한 남편이 사망하자 아들과 함께 만주로 망명한 남자현은 서로군정서의 유일한 여성 대원으로 그녀의 조국에 대한 애정은 우리들에게 다시금 애국심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향한 러시아 여성의 거친 목소리가 담긴 조도선 부부의 지하 감방.

이 모든 것을 하얼빈에 남겨두고 저자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우리 민족의 숨결이 담겨 있는, 타지에서 고생했을 그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그동안 여행이라하면 유럽에만 국한하면서 그 나라에 대한 동경으로 다녔을 뿐 진정한 여행의 의미는 잃어버렸던 것 같았습니다.

다시금 생각하게 된 그 곳, 하얼빈.

이 도시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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