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담아낸 인문학 - 상식의 지평을 넓혀 주는 맛있는 이야기
남기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쿡방'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집밥'에 대한 그리움이 있기에 사람들은 점차 바깥음식을 선호하기 보다는 집밥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난 뒤 임신이라는 큰 대서사를 이루고나니 집밥의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음식의 인문학'이라는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한국인이 아닌지라 서양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조금은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우리의 음식, 우리의 인문학이 담긴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음식에 담아낸 인문학』


이 책은 총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각각의 PART에서는 한 음식에 대해 짧막하게 설명하고 있기에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매년 초에 접할 수 있는 '떡국'.

떡국이라함은 조선 시대 한양 풍속을 담은 《열양세시기》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온다고 합니다.

'흰떡을 조금씩 떼어 손으로 비벼 둥글고 문어발 같이 늘리는데 이를 권모라 한다. 제석에 이 권모를 엽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은 뒤 한 그릇씩 먹으니 이것을 떡국이라 한다.' - page 24

제석, 즉 섣달그믐날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의미하기에 한 해 마지막 날 기다란 가래떡을 엽전 모양으로 썰어 놓고 새해 아침에 떡국을 만들어 나눠 먹던 풍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런 가래떡은 재물 복, 즉 풍요를 바라는 마음을 담기 위한 것으로 새해 첫날, 식구들에게 무병장수와 풍요가 깃들길 바라는 마음이 떡국 한 그릇에 담겨 있다고 하니 선조들의 가족 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초밥'을 좋아해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깊었습니다.

초밥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밥은 단단한 듯 부드러워야 합니다. 밥을 쥘 때, 그 손의 힘도 단단한 듯 부드러워야 합니다. 밖에 있을 땐 형태를 갖추고 있되 입에 들어가선 부드럽게 풀어져야 하죠." - page 95

결국 스시는 생선과 밥의 조화, 즉 음양의 조화로 이 둘의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어야만 진정한 초밥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초밥의 장인'이라는 분은 가히 어마하신 분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에 <별.그.대>가 유행이 되면서 따라서 유행이 되었던 '치맥'.

오늘날 치킨 요리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프라이드 치킨'은 남부 흑인 노예들의 배고픔을 달래던 '솔 푸드(soul food)'라는 점이 가슴을 찡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치맥이 그리 좋은 조합은 아니라고 합니다.

맥주는 기름기가 많은 치킨과 같이 먹으면 통풍이란 질병의 핵심 원인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아마도 소비자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음식 뿐만 아니라 서양의 음식, 식재료, 간단한 디저트로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도 짧은 인문학을 제시하여 좋았습니다.

깊게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넓은 인문학적 견해를 가지게 되어서 더욱 음식을 대할 때 보다 그 음식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노력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먹는다'는 의미의 식食 자를 써서 가족을 다른 말로 '식구食口'라 일컫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어사전에 '식구'란 단어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으로 정의돼 있다.

음식을 통해 그 가족의 습성, 더 나아가 문화까지 짐작할 수 있다. - page 5

그래서 먹는 것엔 큰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음식이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 지나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개인과 가족은 물론 그들이 속한 사회와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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