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축일기 - 어쩌다 내가 회사의 가축이 됐을까
강백수 지음 / 꼼지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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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어쩐지 조금도 의욕이 나지 않는 직장인을 위한 불건전한 책

제목도 왜 '사축일기'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채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자 한 것은 추천사 중에 '이병철(시인, 문학평론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워낙 이병철 씨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는데 그의 추천사 중의 이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축일기》는 회사의 가축이 되어버린 이 시대 모든 미생들을 초대하는 단체톡방이다. 사축들이여, 여기서 마음껏 웃고 울고 씹고 뜯으라.

이제야 이해하게 된 제목.

『사축일기』 

왠지 씁씁해진 기분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첫 장에는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기도 전에 이 책을 사서 제 주변에 회사생활로 힘들어 하는 이에게 선물을 하였습니다.

선물을 받은 지인 역시도 제목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나 봅니다.

그리고는 나중에 전해진 메시지.

덕분에 울고 웃을 수 있게 되었어.

현대의 직장인들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나 역시도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고자 해.

그의 메시지는 제 마음을 한번 더 울렸습니다.


책의 내용은 간략한 글과 그림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책 속의 소제목들은 더욱이 현실감있게 와 닿았습니다.

9호선

카톡 지옥

필수 스펙

워킹맘

저와도 관련이 있었기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저 역시도 궁금했던 <우리 회사의 7대 불가사의>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1. 월급이 적을수록 업무량이 많다.

2. 일을 빨리하면 퇴근이 늦어진다.

3. 일을 못하면 회사 생활이 편하다.

4. 일을 너무 잘하면 욕을 먹는다.

5.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쟤가 입사를 했다.

6. 저 인간이 팀장이고

7. 저 인간이 부장이다.

아마 모든 직장인들, 특히나 직급이 낮은 사람일수록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었습니다.


또한 큰 공감이 있었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는 제 경험담을 쓴것마냥 찔렸습니다.

마지막의 문구.

부장님이 페이스북을 시작하셨다.

이건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9회말 2아웃>은 '야근'의 또다른 말이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마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5시 50분, 퇴근 10분 전

김 대리가 일을 줬다.

한 순간이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따끔한 충고.


'사축일기'는 직장인들의 일기였습니다.

그의 말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사축이 되었다. 때로는 사축(社畜)같고 때로는 사축(社祝) 같은 지금의 내 모습이 잘된 건지 잘되지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지낼 만하니 앞으로 당분간은 긍정과 부정의 판단은 접어두련다.

어느새 사축이 되어버린 미생들의 모습.

때로는 안스러웠지만 그래도 그들이 있기에 오늘도 잘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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