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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안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9월
평점 :
깔끔한 표지와 함께 적혀있는 문구.
지적인 여행이 필요한 순간,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 든. 곳.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사색하기에 좋은 도시란 곳은 어디일까요?
그곳에 갈 수 없는 저를 대신해서 다녀온 그녀를 통해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띄었던 글
앞으로 20년 뒤에는
자신이 한 일보다는
하지 못한 일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어버려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라.
돛을 가득 무역풍을 받으라.
모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 마크 트웨인
그의 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구절인 '모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는 저에게 지금의 모습에서 불만을 갖지말고 도전하라며 귓가에 부축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라는 참으로 많았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도시에 대해 각각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슬로베니아 북쪽의 율리안 알프스 산자락. 블레드에서 저 역시도 종을 세 번 울리며 소원을 빌고 싶었고 아르헨티나 페리토모레노에서 황금빛 위스키에 빙하 한 조각을 넣어 '온 더 락'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뉴욕 전망대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삐쭉삐쭉 솟아 있는 빌딩들의 불을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고 싶었고 티베트 라싸에 가서 순례자들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습니다.
홍콩에 가면 왠지 등려군의 노래 '첨밀밀'이 흘러 나올 것 같았습니다.
팍팍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그들의 사랑.
각 나라의 도시에 대해서 길지 않은 글이었기에 더욱 여운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에필로그에서도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제 글에는 번지 없이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향기가 배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이 향기를 따라 길을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를 통해서 떠나게 된 길 위에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론 여행자처럼, 때론 현지인처럼.
이 나라들의 도시에서 애정을 느끼게 된 것은 결국 가 보지 못하였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길에서도 나름의 향기가 배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지나칠 향기.
그 향기를 한 번 맡아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