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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 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 ㅣ 사계절 1318 문고 101
고명섭 지음 / 사계절 / 2015년 9월
평점 :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다보면 '미궁'에 관련된 일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 때 읽었던 짧은 지식.
괴물이라 일컫는 '미노타우로스'와 그를 무찌른 '테세우스', 그를 도와준 '아리아드네'
이 일화가 한 권의 소설로 재탄생되었다고 해서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던 저에겐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겼었습니다.
이 책을 펼치면 다름과 같은 문장들이 있습니다.
우리 안에 미궁이 있다.
지혜의 실을 붙들고 그곳으로 들어가 보자.
과연 괴물을 가두고자 했던 미궁이 우리에겐 어떤 의미를 선사해 줄지 기대를 하며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아는 내용이지만 신화의 내용으로만 끝나지 않고 그 안에 철학적 의미를 새겨 넣었습니다.
가령 읽다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들로 하여금 우리에게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란 참 이상한 것이다. 순간이 영원 같고, 영원이 순간처럼 지나가기도 해. - page 86
나를 알면 알수록, 자기의식이 커지면 커질수록 죽음의 공포도 커진다. 내가 사라진다는 것, 나라는 존재가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터져버린다는 것, 나를 나로 의식하는 이 의식이 무로, 진공으로 꺼져 버린다는 것, 불꽃이 사라지듯 사라져 버린다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기 때문에, 죽음이 눈앞에 다가올 때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 page 117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가 마지막을 장식하였습니다.
그 유명한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부자의 모습.
여기서 우리는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였습니다.
이카로스는 진짜 자유는 오히려 한계 안에, 제약 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절도가 자유의 조건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의 규범이 들을 지어 주므로 시민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법률과 규칙의 제약이 있으므로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카로스는 아직 알지 못했다.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내면의 규율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어디서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 page 150
이 책을 읽으면서 무심코 신화 속의 일화에서 숨은 뜻이 있었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였기에 신화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기에 왜 사람들이 신화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몰랐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죽음'이라는 것과 '자유'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테세우스와 이카로스처럼 안일한 태도로만 살아왔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어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다시금 재정비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