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보통의 존재』였습니다.

노란색 표지를 하고 있는 그 책에서 저자는 솔직담백하게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문체에 반하여 그의 산문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정말이지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을 이번에는 어떻게 이야기할지......


첫 장을 펼쳤을 때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습니다.

지나온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굳이 복습하지 않고

다가올 빛나는 순간들을 애써 점치지 않으며

그저 오늘을 삽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한 편으로는 무미건조해 보이는,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나 봅니다.


<4. 홑꺼풀>에서는 인연을 찾기 위한 그의 태도를 보면서 저 역시도 공감하였습니다.

"알겠는데, 그래도 특별히 끌리는 부분은 있을 거 아냐."

물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맥락이다. 주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거나 내 상처와 관련된 것들. - page 22

아마 이성을 좋아하거나 사랑하기 전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도 이렇게 분노하였나 봅니다.

'내가 너를 왜 좋아했는데!!!'


<8. 선생님께>에서 그의 무덤덤하게 써 내려간 필체와 함께 선생님의 메세지가 저 역시도 즐거웠습니다.

인생은 단순해요. 우리 머릿속이 복잡할 뿐이지. - page 50


3부에서의 첫 페이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세계와 세계가 만나는 일.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세계가 넓길 바란다.

내가 들여다볼 곳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끔은 세계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더라.


그러니 상대의 입장에서 내가 품은 세계는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도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한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아이러니한 일인 것 같습니다.

때론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또 한편으론 서로의 입장이 너무나도 다르기에 불화를 일으키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남을 판단하기에 급급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기준으로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 타인에게 대한다는 것은 반성해야 할 점이며 그 전에 나에 대해서도 내 가슴이 하는 말을 잘 들어야 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의 책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다른 에세이처럼 짧은 문구나 포토에세이에서 주는 감동보다 쭉 써내려간 글이 오히려 저자의 심정을 더 공감하게 되었고 저 역시도 이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치 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기분......

다시 그의 첫 번째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읽게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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