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자가 살기 어두운 시대.
하지만 루스의 부모님은 루스에게 편견 없이 세상을 알려주었습니다.
가게 일을 돕고 받은 용돈으로 학교에서 병아리 판매 사업을 하거나 금광 사업을 시작한 아버지를 따라 직접 금광에서 사금 작업을 하는 등 루스는 남다른 경험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루스에게 큰 시련이 닥치게 되는데...
1963년 열일곱 번째 생일이 지난 그해 7월, 친구와 함께 댄스파티에서 성폭행을 당하게 되었고 임신까지 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임신한 소녀들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출산하게 한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아기를 입양 보내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쉬운 해결책이라 받아들여져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산모로부터 아기를 빼앗았기에
이때부터 루스의 삶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타를 가지게 됩니다.
내가 슬픔을 이겨내는 방식은 더 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더 많은 모험에 자신을 던지는 것이었다. 최악의 경우라 해보았자 죽는 것밖에 없으니 나는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다.
이제 내 일상은 항상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과거를 잊고 온전히 미래에 집중하여 계속 움직이는 것이야말로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 page 167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닐 수 없었던 그녀의 삶.
그런 그녀에게
"당신도 나처럼 양파를 먹었죠." 그가 답했다. "즐거움은 없고 눈물만 가득하죠." - page 189
자신의 두 번째 아이 조슈아의 죽음, 어머니의 죽음과 입양간 아들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자신이 떠나온 남편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수없이 많은 날 그저 눈물이 마르도록 울고만 싶었던 조슈.
그런 그녀가 드디어 정착하게 되는데...
40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첫사랑 랜스와 재회하며 루스는 자신의 삶에 엉켜있던 실타래들을 하나둘 풀어나가게 됩니다.
'자그마한 책방 둘'을 통해 자신의 삶이 가르쳐 준 지혜로 다른 이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고
마침내 입양을 보냈던 자신의 아들을 찾았고
둘째 아들 조슈아의 십자가도 이들과 함께 안식처를 찾게 되면서
인생은 나를 그저 스쳐 지나가진 않았다. 나는 매 순간을 충실히 살아왔다.
상처를 입었을까? 그래서 두렵고 무서웠을까? 그렇다. 숱하게 상처받고 또 매번 두렵고 무서웠다.
후회되는 일이 있을까? 아니다. 그 모든 사건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단호하고,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같이 살기 힘들고, 감정이 깊고, 진정으로 충직하고, 사랑하기 쉽지 않은 사람을 빚어냈다고 믿는다. - page 342
책은 한 인간으로, 여자로, 그리고 엄마이자 배우자로 치열하게 살아온 삶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책방으로 들어온, 책과 연결된 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때론 가슴 저미도록 아팠었고 때론 도전과 용기에 응원을 건네기도 하였고 역시나 '책'이란 매개체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에 가야 할 이유가 생겨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