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 사과와 장미부터 크리스마스트리까지 인류와 역사를 함께 만든 식물 이야기
사이먼 반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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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우리의 일상에 식물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커피 한 잔부터 시작해 밥 한 끼부터 종이와 옷, 심지어 숨 쉬는 공기까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쭉 우리는 매일매일을 식물의 도움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인류에게 무수한 도움을 주었던 식물들을 세계사의 주인공으로 초대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30년 경력의 베테랑 기자다운 폭넓은 지식과 생생한 현장감으로 100가지 식물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웠다는 점에 더해 총 160컷의 식물 세밀화와 고전 명화, 고화질 컬러 사진이 책을 집필하면서 열정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물론이요,

당연 소장해야 함을!!

그럼 이제부터 어떤 식물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인간은 식물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우리의 과거는 모두 식물과 관련이 있다.

우리의 현재도 모두 식물과 관련이 있다.

식물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

그 100가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과와 장미부터 크리스마스트리까지

인류와 역사를 함께 만든 식물 이야기

100가지 식물로 읽는 세계사



포문을 열어준 식물은 아프리카의 '교살무화과나무'였습니다.

이 나무의 그늘은 엄청나게 넓다. 다 큰 교살무화과나무의 줄기에서 뻗어난 나뭇가지들이 드리우는 그늘의 반지름은 20미터나 된다. 이 나뭇가지들 밑에서 수십 명이 쉴 수 있다. 가족이나 다른 집단들이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서 그늘 밑에 모여 쉴 수 있다. 나무 그늘 밑에서 몇 시간씩 꾸벅꾸벅 졸고,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성과 시시덕거리고, 대화하거나 계획을 세우면서 느긋하게 지낼 수 있다. 인류 문명은 나무 그늘에서 시작되었고, 특히 교살무화과나무 그늘을 좋아했다. - page 16

그늘을 찾는 인류의 조상들에게 쉼터와 함께 먹을거리를 제공해 준 교살무화과나무.

그렇게 인류의 역사의 시작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인류에게 불을 선사한 '키겔리아나무'

키겔리아 나무판 위에 감자 덤불 막대기를 올려놓고, 기도할 때처럼 두 손의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감싸 앞뒤로 돌린다. 이렇게 막대기를 계속 돌리면 작은 구멍이 생긴다. 새로운 나무판으로 시작할 때보다 쓰던 나무판에 돌리면 더 빨리 구멍이 생긴다. 손을 아래로 내려 누르면서 계속 돌리면 단단한 감자 덤불 가지가 회전하면서 아래로 누르는 압력이 부드러운 키겔리아 나무판에 마찰을 일으키고, 그렇게 모든 일이 일어난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키겔리아 나무판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냄새도 난다. 키겔리아 나무판에 생긴 구멍 안에서 회전하는 막대기 때문에 키겔리아나무의 부서진 조각들이 작고 뜨거운 석탄 조각처럼 부스러진다. 이것들을 코끼리 똥에 올려놓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는다. 그러면 마치 신이 도와준 것처럼 불꽃이 생겨난다. 우리에게 불이 생긴 것이다. 이는 곧 힘이 생기고, 지배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지구 전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 page 149

이뿐 아니라 키켈리아나무의 추출물은 상처, 궤양, 매독으로 인한 종기, 건선이나 습진 같은 피부 질환과 피부암 치료에 활용해왔고 화장품, 이른바 노화 방지 크림에도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키켈리아나무는 중요성이 거의 잊힌 우리 역사의 숨겨진 부분이라는 점에서 이제라도 이 나무를 기억하는 것이 어떨지!

마지막을 장식한 나무는 전형적인 열대우림 나무 '딥테로파크나무' 였습니다.

주변 숲의 키 큰 나무들보다 더 큰 키로 우뚝 서 있는 이 나무는 지구에서 가장 큰 생명 공동체의 중심인 열대우림에 사는 다른 많은 종에게 거대한 자원이 됩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다른 모든 나무보다 위에 있는 딥테로카프나무는 그저 열대우림의 상징일 뿐 아니라 모든 생물 다양성과 인간의 모든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존재다. 우뚝 솟은 살아 있는 딥테로카프나무의 부벽 같은 뿌리들 사이에 서서 나는 영광스러움을 느끼는 동시에 겸손해졌다. 또 한때 딥테로카프나무가 서 있었던 곳들을 걸어가면서 어찌할 바 모를 슬픔을 느꼈다. 오늘날까지 산림 개간을 계속하고 있는 보르네오섬에서 후탄이라는 자연보호 단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무 심기에 참여해달라는 초대를 받았고, 아주 어설프게나마 그에 응했다. 이 책을 쓴 손으로 딥테로카프나무도 심었다. 나는 이 책을 쓴 일과 그곳에서 나무를 심은 일 가운데 무엇이 이 지구에 사는 인류와 모든 생명체의 미래에 더 큰 공헌을 했는지 안다. - page 595

다른 어느 곳보다 많은 종이 서식하고 있는 열대우림을 우리는 무서운 속도로 없애고 있기에.

열대우림 파괴는 그저 안타까운 일로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함을.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 책은

식물은 움직이지 않고, 너무나 당연하고 조용하게 존재해서 그 중요성을 알아차리기 힘들기에

하나하나 관심을 기울여 들여다보면 우리가 딛고 선 땅 위에

얼마나 많은 식물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존재하며,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그래서 식물은 인류의 역사 그 자체임을,

우리에게 '인간' 중심적인 역사 인식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저자는 <나가며>에서

오랫동안 힘들게 산을 올랐던 그날, 풍요로움과 아름다움, 생물의 다양성과 풍부도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다. 찬란한 세계가 그곳에 있었다. 이 식물들을 보라. 이 식물들의 왕국을 보라. 이 지구와 그 위에 사는 무수히 많은 식물을 보라. 우리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다. - page 598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서로 공존하며 나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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