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페인 미술관의 도슨트입니다 - 반항, 분노, 사랑, 열정을 품은 스페인의 화가와 작품들
이안(iAn)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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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알고 있는 화가들은 대개 이탈리아, 프랑스 화가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스페인'이라는 곳이

마드리드, 바로셀로나, 세비야 등 도시마다 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해 건축물이 가득하고,

그림의 거장 피카소, 호안 미로가 있으며,

건축의 대가 가우디도 있고,

세계 최초의 근대 소설로 평가받는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가 살아 숨 쉬는

그야말로 어느 곳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유명 그림과 건축물이 넘쳐나는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이 매력적인 나라가 소장하고 있는 그림과 화가들.

그리고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놓칠 수 없겠죠?!

바로 만나보았습니다.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고, 낭만적 사랑을 꿈꾸며,

자기실현을 해나간

스페인 미술관에서 발견한 돈키호테형 예술가들

나는 스페인 미술관의 도슨트입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돈키호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세상에 알려진 17세기 초만 해도 많은 독자들이 그저 코믹한 소설 정도로 가볍게 여긴 돈키호테.

그런데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낭만주의 예술가들에 의해 재평가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성 중심의 계몽주의에 반대하며 개인의 영웅적인 꿈과 이상 그리고 사회적 관습에 대한 도전을 표현한 문학이라며!

그러고는...

스페인 하면 낭만과 자유가 살아 있는 나라, 문화와 예술이 춤을 추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민족의 지배와 내전을 겪으며 억압을 받은 나라이기도 하죠. 낭만과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억압과 지배에 도전하며 실패를 거듭한 나라가 곧 스페인입니다. 스페인과 돈키호테는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예술가는 돈키호테다.

스페인 미술관에는 돈키호테가 있다."

- page 10

그리하여 시작된 스페인의 예술문화 중 프라도 미술관,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소로야 미술관, 카탈루냐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등 스페인 미술관에 소장된 그림과 화가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고 있었습니다.

역사화가인 티치아노, 고야, 벨라스케스뿐 아니라 카라바조, 반 고흐, 고갱, 에드가 드가 등 이름을 알 만한 화가들, 그리고 현대 화가로 피카소, 호안 미로, 에드워드 호퍼까지.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내가 있는 곳은 미술관이요, 도슨트의 설명으로 미술관이 아닌 그 시대 그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이 책이 좋았던 건 '스페인'이라 하면 '안토니 가우디'만 떠올렸던 저에게 이 나라의 미술관들을 알게 되었고 왜 '돈키호테'라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또 계기가 되어 내년엔 『돈키호테』 소설을 완독하겠다는...!!

저도 스페인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큰 감동을 받았던 것이 가우디의 건축물들과 '엘 그레코' 화가를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본래 그리스의 크레타섬 출신의 화가이지만 더 큰 성공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주했던 그.

하지만 왕실의 선택을 받지 못해 큰 좌절을 느끼고 톨레도에 자리 잡게 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특유의 길게 늘어진 인체와 극적인 빛 그리고 자극적인 색채 등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색채를 가진 화가로 진화하게 된 '엘 그레코'.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에서,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에서 엿볼 수 있는데...



유럽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던 톨레도에서 현대 미술의 향기가 나는 엘 그레코의 그림이 받아들여진 점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시대를 앞섰던 톨레도 사람들의 안목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 page 319

그런 그도 매너리즘 시대의 많은 화가들이 평가절하된 것처럼 어느 순간 역사적으로 묻힌 화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저도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 충격을 받곤 하였었습니다.

지금은 재평가가 일어나며 매너리즘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칭송받게 된 엘 그레코.

꼭 직접 감상해 보시길 제 개인적으로도 추천해 봅니다.

스페인 미술관 전문 도슨트 '이안'이 안내한 가장 스페인다운 그림과 화가들!

그중에서도 그가 스페인에서 꼭 봐야 할 그림으로 추천한 작품이 있었는데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된 페데리코 마드라소의 <아말리아, 빌체스 백작부인> 과 카탈루냐 국립미술관에 소장된 체코 브라보의 <이브의 유혹>

<아밀리아, 빌체스 백작부인>은 SNS에서 '프라도의 이영애'라고 불리는데 이 작품은 유명한 화가들의 동선에서 소외된 방에 위치해 단체 관람을 한다면 감상하기 쉽지 않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직접 보게 된다면!

여행의 피로를 날려버릴 정도로 힐링이 되는 그림이라고 하니 꼭 찾아보는 걸로!


<이브의 유혹>은 시대를 앞서는 현대적인 느낌 때문에 눈을 사로잡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19세기 말 어느 상징주의 화가의 작품인가 생각했는데,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화가라는 것.

그리고 대중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고전 화가라는 점은 마치 재능 있는 화가를 발굴한 것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기에 이 작품도 꼭 확인할 것을!

책을 덮고 나서 귓가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가리어졌었던 이들의 이야기.

이제는 기타 선율과 함께 우리에게 울려 오랫동안 감동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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