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쓸모 -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인생 그림
윤지원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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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올 한 해를 되짚어보게 되었습니다.

매일매일은 열심히 보낸 것 같지만 어느 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는......

공허함만이 남겨졌는데...

그래서 더 '그림'을 찾아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워낙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말입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인문학자 '윤지원'이 22점의 그림들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고 하였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펼쳐든 이 책.

어떤 울림으로 남을지 기대되었습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별을 보며 희망을 찾아 본 적 있나요?

뒤러의 <기도하는 손>처럼 간절해 본 적이 있나요?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속 농부처럼 삶에 씨앗을 뿌리고 있나요?

인문학자가 만난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22점의 명화

그림의 쓸모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가장 어두운 밤도 언젠간 끝나고 해는 떠오를 것이다."

생전에 그림을 딱 1점밖에 팔지 못해 평생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고, 내내 자신을 후원해 주는 동생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동료와의 갈등이나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우울증에도 시달렸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지만

그럼에도 고흐는 내내 자신의 삶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음에...

고스란히 작품에 스며들어 오늘날 전 세계는 그의 그림을 보며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실린 22점의 그림들은 각각 다른 시대, 다른 문화권에서 탄생했지만, 그 안에는 보편적인 인간의 고뇌와 기쁨,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들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 경험의 본질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림을 지식의 대상으로만 보기보다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삶에 깊이를 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림은 때로는 거울이 되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비추고, 때로는 창문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의 나'를 더욱 선명하게 인식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age 8 ~ 9

네 개의 파트로 나누어 절망 속에서 삶의 희망을 찾는 법, 때로는 삶에 필요한 고독이나 허무에 관하여,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삶을 행복과 기쁨으로 채우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여느 책과는 달리 각 그림마다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그저 저자의 이야기만 듣고 끝낼 수 있었을 것을 독자를 붙잡아놓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주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답을 찾을 시간을 갖도록 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그림의 쓸모'를 깨달을 수 있었던 이 책.

이번에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를 보아서 더 눈길이 갔었던 이 작품

카라바조,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나는 상상해서 그리는 능력은 없고 직접 본 것만 그릴 수 있다."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했고 많은 미술사학자가 골리앗의 얼굴이 카라바조 자신의 자화상이라 해석합니다.

골리앗의 머리는 단순한 악의 상징을 넘어 카라바조 자신이 처한 어두운 운명과 도망자의 삶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골리앗의 머리에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을 넣음으로써 자신의 삶과 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내면의 투쟁을 작품에 반영했습니다. 어둠과 끊임없이 싸우는 존재로 다윗을 묘사함으로써 카라바조 자신도 끊임없이 과거의 죄와 싸우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age 65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자기 성찰과 성장의 깊은 지혜'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안의 골리앗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인식하고 연민으로 대하며 그 영향력을 잘라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통합되고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이것이야말로 내면의 빛과 어둠을 인정하는 진정한 자아실현의 길이며, 우리 자신과 화해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임을.

또다시 이 그림이 가슴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 넋을 잃게 만드는 작품

모네, <수련>



아름다웠던 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보이는 대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화폭에 담았던 모네의 <수련> 연작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각자의 삶에서 우리만의 아름다운 걸작을 발견할 수 있기를...

또다시 <수련>을 감상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어봅니다.

예술은 우리 각자가 자신만의 의미 있는 서사를 만들어 나아가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화가들이 평생을 바쳐 던진 질문과 응답의 결과물이자, 우리에게 주는 귀한 메시지인 그림을 감상하는 건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나아가 예술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로운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변화하며 '나'라는 작품을 완성하는 것.

우리가 삶을 대해야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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