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제인 로고이스카.패트릭 베이드 지음, 오승희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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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관능적인 여성 이미지

찬란한 황금빛

화려한 색채

를 특징으로 하고

성(性)과 사랑, 죽음에 대한 알레고리

로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킨, 황금빛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올 11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레오폴트 미술관 특별전을 앞두고 이와 관련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바로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스승과 제자 사이이자,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두 천재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저는 클림트를 만나보려 합니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대표작 <키스>부터 <베토벤 프리즈>, <다나에>...

빈 모더니즘 시대를 연

거장의 삶과 예술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아름답고, 감각적이고, 무엇보다 에로틱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그가 현실 세계는 거의 다루지 않고 우화, 초상화, 풍경, 에로틱한 인물들에 관심을 가졌는데 무엇보다 아름다움이 가장 우위에 있는 세상을 창조하고자 한 그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포스트모던의 삭막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풍족하고 여유로운 어떤 세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

특히 여성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는 기존의 둥근 몸과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전통적인 19세기 아카데미 스타일과는 다르게

긴 머리를 풀고

가늘고 유연하며

매혹적이고 노골적이어서 위협적으로 보이기까지 한,

이는 은폐되고 억압된 당시 사회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그의 성에 대한 집착과 자유를 보여주게 됩니다.

그의 채색화에서는 나체나 섹슈얼리티가 장식과 옷감에 묻히고 갇히는 바람에 부분적으로만 보이지만, 그의 드로잉에서는 에로티시즘이 만개해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드로잉에는 시간적 또는 공간적 맥락 없이 옷을 벗은 채 스튜디오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여성들이 그러져 있는데 입체감이나 명암 처리 없이 오직 윤곽선만으로 그렸으며 거의 언제나 투시, 단축, 왜곡 등의 기법을 사용해 그들의 성기나 가슴에 초점을 뒀습니다.

클림트 작품의 특이한 점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찬양하면서도 남성과 여성을 함께 보여줄 때는 일종의 거리감, 즉 남녀 사이의 메울 수 없는 간극을 분명하게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클림트의 <키스>에서 남자는 간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닿기 어려워 보인다. 남자는 여자를 꽉 움켜잡고 다가가지만, 결국 절망적인 태도로 그녀 위에 기대어 있을 뿐이다. 이 장면에서 남성은 필사적으로 여성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한편 여성은 겉으로는 포옹을 허용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남성이 접근할 수 없는 조용하고 독립적인 세계를 갖고 있다는, 클림트의 남녀관을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 - page 59



1918년 1월 11일 갑작스런 뇌출혈이 있은 후 한 달 후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나이 56세...

사망 이후에도 예술가로서의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나뉘어 있다고 하는데 그의 친구이자 맨 처음으로 그에 관한 논문을 쓴 한스 티체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클림트는 빈의 회화를 시들어가는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넓은 세계로 나가도록 이끌었다. 세기의 전환기에 그는 누구보다도 빈의 예술적 개성을 보장하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대담한 비전과 예술적 개성이 뚜렷했던 클림트.

그가 없었다면 빈은 20세기로 들어설 수 없었다고 할 만큼 그가 창조한 작품들은 지금도 그 어떤 작품들보다 강렬하게 빛나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았던 작품, <아담과 이브>.

아담의 무력한 표정과 달리 이브의 도도한 표정이 두드러지는데...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키스의 또 다른 버전과도 비슷한, 포즈도 그렇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두드러진...

무엇보다 이 작품은 사망 당시 미완성으로 남겨진 그림이라는 점에서 더 애틋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림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술에 대해 단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특별하지 않다. 나는 그저 아침부터 밤까지 매일 그림을 그리는 화가일 뿐이다. 나는 특히 나 자신이나 내 작품에 대해 표현해야 할 때 말도 글쓰기도 잘하지 못한다. 간단한 편지를 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괴로워진다. 초상화건 글이건 나를 표현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 매우 두렵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나를 더 잘 알고자 하는 사람, 아마 나에 대해 유일하게 알 만한 가치가 있는 부분은 예술가로서의 측면일 텐데, 아무튼 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내 그림을 연구하고 그것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림 속의 그의 모습.

이번엔 글 대신 찬찬히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바라보며 클림트를 이해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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