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엘리스'.
대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고, 동식물에 대한 연구를 하며 살아가고 싶었지만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일찍 결혼해 집에서 살림을 하며 아이들을 양육하는 전업주부의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남편 조나가 근무하는 로펌을 찾아가 점심 식사를 하거나 잠시 얼굴을 보기도 했던 엘리스.
그날도 쌍둥이 두 아들을 차에 태우고 로펌을 찾아갔었는데...
봐서는 안 될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남편 조나가 주차장 안에서 테니스 선수 출신 여성과 키스하는걸...
아이들이 그 모습을 볼까 가까스로 주의를 돌린 다음 그 자리를 빠져나온 엘리스.
자신이 심란한 일이 있을 때마다 즐겨 찾아가던 숲에 가 아이들에게 올챙이를 잡자고 했고 그녀는 남편의 외도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차에서 올챙이가 든 병을 엎질렀고, 두 아이가 소리를 질러댔고, 올챙이를 찾으려고 차 바닥을 뒤지느라 생후 2개월 된 비올라가 앉은 카시트를 떼어내 주차장 바닥에 내려놓게 됩니다.
겨우 올챙이를 찾아내 아이들을 달래주고 나서 차를 출발하고 2킬로미터쯤 갔을 때
"엄마?" 재스퍼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비올라를 두고 왔어요." - page 21 ~ 22
황급히 차를 돌려 주차장으로 돌아왔지만
아기가 사라졌다. 누군가 비올라를 데려갔다. - page 23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끝내 비올라의 행방을 찾지 못해 깊은 절망감과 자책감을 느끼며 술과 약에 의존해 살아가던 엘리스.
끝내 집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고는 대자연 속 캠핑 생활을 하는데...
숲은 평화와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혼자 캠핑을 하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엘리스는 플로리다에 정착하며 농장을 가꾸며 생활하는데...
한편 11만 평이나 되는 숲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아가는 여자아이 '레이븐'이 있었습니다.
땅의 정령이 보내준 딸이라는 엄마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숲속 생활을 즐기던 레이븐.
자연과 교감하는 생활, 아기 새를 데리고 숲에서 먹이를 구해주며 살아갔던 중 숲속 개울물로 물놀이를 하러 온 이웃집 아이들 재키, 헉, 리스를 만나게 됩니다.
재키, 헉, 리스와 그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면서
레이븐은 지금껏 사람들보다는 친족인 땅과 새들을 더 가까이 해왔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새가 된 기분이었다. 사람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레이븐은 어리둥절하게 했고, 레이븐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다가 여차하면 날아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마마가 화를 낼 때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 page 183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레이븐은 숲속에서 보내는 일상과 엄마에 대해 조금씩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 점점 몸이 쇠약해지는 마마는 레이븐의 손을 잡고 이 이야기를 건네는데...
마마는 레이븐에게 눈을 돌렸지만 그 눈은 그녀를 보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다. "그들이 나를 벌줄지도 몰라. 잘 모르겠어. 내가 한 일이 기억나지 않아. 내가 어떻게 널 갖게 되었는지. 그들이 내가 한 짓에 화를 낼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아픈 것인지도."
"무슨 말이에요? 땅의 정령들이 엄마에게 나를 보내주었잖아요."
"그래, 정령들이 내게 널 보내주었지. 완벽한 아기. 기적." 마마는 레이븐의 손을 아플 정도로 꽉 잡았다. "절대로 그자가 널 자기 핏줄이라고 주장하게 해서는 안 돼. 그자는 악당이야. 그자가 땅의 정령들을 죽였어. 기업을 운영하면서 화학 성분으로 땅을 오염시킨 우리 아버지랑 똑같아. 넌 절대 그의 핏줄이 될 운명이 아니었어."
"누구요? 그자가 누군데요?"
"그 의원, 바우해머!" - page 369 ~ 370
엘리스는 딸을 잃은 아픔을 치유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레이븐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결국 엘리스와 레이븐이 찾아낸 인생의 행복은 무엇일까?
"어떤 진실은 때로 모르고 지나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그 아픔까지도 받아 안을 수 있어야지." - page 578
책의 두께감만큼 긴 여정이었습니다.
솔직히 이 상황을 머리로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굳이 파고들지 않고 가슴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비극.
결국 화해와 용서만이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읽을 동안엔 몰랐는데 책을 덮고 나니 마치 나 혼자 숲 한가운데 황홀한 밤의 경치에서 별빛을 마주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함께 있을 수 있어. 각자의 가슴속에서." - page 56
그렇게들 살아감에...
또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으며 다음 작품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