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한의원
배명은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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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 일본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한국엔 수상한 한의원

개인적으로 <코코>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기에.

이 문구를 보자마자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Yes24 크레마클럽 한국소설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는데...

더더욱 기대가 되는 이 작품.

과연 저 수상한 한의원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 저도 한 번 방문해 보았습니다.

"제 한을 풀어 주세요.

그럼 나아요."

수상한 한의원



부원장 자리를 빼앗겼다. - page 9

태어나 보니 집이 가난했고, 엄마는 자식보다 돈을 택하는 사람의, 그런 집의 아들이었던 '김승범'.

어린 시절 할머니를 따라 한의원을 따라 한의원에 자주 갔었는데 넓은 마당에 번듯한 한옥을 바라보며 이런 곳에 산다면 엄마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드는 반짝반짝 빛이 나던 장소.

아무튼 그 기억이 이어져 한의대를 지망했고 합격까지 했으며 한의사로 성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 대형 한방병원의 부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었고 병원장이 돈을 밝히니 성의를 보였건만!

승범의 돈만 먹고 다른 사람을 부원장으로 임명하게 됩니다.

"자네가 환자들에게 비싼 약을 팔아서 우리 한방병원의 수익을 일궈낸다는 건 사실일세. 그러나 그뿐이야. 자네는 환자를 대할 때 너무 사무적이야. 그에 대한 컴플레인도 만만치 않아서 한방병원의 이미지가 말이 아닌 건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한의사가 사람만 잘 치료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건 일회성이지. 환자와의 소통을 통한 공감대가 전혀 없으니 자네에게 치료받았던 그들은 서비스가 더 좋은 한의사를 찾지 않겠나? 여기 송기윤 선생을 보게. 김 선생과는 달리 환자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그들에게 얼마나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아픈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으니 병원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이달의 한의사'에도 뽑히고 그러는 거지. 그게, 마음에 없는 말이라도 말이야." - page 13 ~ 14

'내가 꼭 명의로 떠서 다시 인 서울 한다!'

그리하여 인적이 드문 '우화시'로 떠나게 됩니다.

지방 독점 한의원으로 대성하리라!

하지만 승범의 기대와 달리 환자가 전혀 찾아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서울 출신의 유명한 한의사라고 홍보해도, 마을 유지에게 힘써 달라 부탁해 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반면, 평범해 보이기만 한 맞은편 '수정 한약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대체 그곳에 어떤 비밀이 있는 건데?

수정 한약방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염탐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존재'와 마주치게 됩니다.

바로 '귀신'.

그리고 비법도 알게 되는데...

"고 선생이 귀신을 고쳐 주면 그 귀신이 사람 열 명을 데리고 오는 게 값을 치르는 방법이야."

"정말 귀신이 사람을 홀린단 말입니까?"

"그렇지. 봐, 벌써 내가 한의사 양반을 돕고 있잖아? 그러니 우리 심도 있게 얘기를 해 보자고. 그렇게 도망만 치지 말고." - page 70

대박 한의원을 꿈꾸는 승범의 좌충우돌 귀신 치료 대작전!

바로 시작하였습니다.

"자, 모두 줄을 서시오!!!"

우화시에 도착하자마자 걸레 빤 물을 자기에게 들이부은 수정이 마음에 안 든 승범과 돈만 외치면서 귀신 환자 치료법을 쉽게 얻어가려는 승범이 마음에 안 든 수정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떻게 된 게, 얘기를 하면 할수록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오른 승범.

그러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하는데...

한의사, 한약사 그리고 귀신이 만들어내는 유쾌하고 쌉싸름한 위로!

덕분에 마음이 훈훈해졌었습니다.

힐링 판타지.

어쩌면 조금은 뻔하게 흘러가겠지만 그럼에도 감동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큰 위로를 받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대 돈이 아닌 사람과 사람임에.

'한의원'이란 공간만이 줄 수 있는 위로.

그래서 수정이 건넨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같이 일가친척 하나 없는 사람은 이런 일이 있을 땐 이렇게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는 이들이 소중한 법이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자네도 모든 사람한테 인덕을 쌓아. 높이를 보지 말고 낮게 봐. 여기 낮은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여. 그 좋은 눈썰미로 그들의 속내를 읽어 내고 도와줘. 할 수 있는 만큼." - page 374

저도 이곳에서 마음의 치유를 얻고 싶었습니다.

<코코>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보다는 조금은 어른스러웠던, 그래서 이들보단 좀 더 현실적인 힐링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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