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 철학자의 삶에서 배우는 유쾌한 철학 이야기
김헌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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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대해선 아직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지만...

이 책은 유독 관심이 갔었습니다.

인문학자 김헌 교수가 썼고 제목도 독특했습니다.

전쟁터?

철학자?

이는 무슨 조화일지...

읽어보면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살았을까?

이제, 철학은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한 방법론이다

세상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는

철학자들의 흥미롭고 유쾌한 이야기!

전쟁터로 간 소크라테스



한때 인문학 열풍이 불곤 하였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불고 있지만...

정작 그 '인문학'이란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지금까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남겨 놓은 온갖 종류의 인문을 살피면서, '인간은 무엇이기에 이런 것들을 남겼을까?'라며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며 인간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타진하는 것, '그런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물으며 인간의 도덕적·윤리적 당위성을 모색하는 것이 인문학입니다. - page 9 ~ 10

인문, 사람들이 이 세상에 남겨 놓은 모든 흔적들을 바라보고 깊이 숙고하면서 '도대체 인간은 어떤 존재이기에 이런 흔적을 만들었을까?'를 물으며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것이 인문학이라 했습니다.

이런 인문학은 문(文)·사(史)·철(哲), 문학과 역사와 철학 세 분야가 있다고 하였고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당위성을 제안하는 가운데 인간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최종적인 결실을 맺는 '철학'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라고 우리가 물을 때, 우리는 철학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묻게 되면, 분명히 우리는 철학의 윗자리에, 즉 철학의 밖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우리 물음의 목표는 철학 안으로 들어가는 것, 철학 안에 머무는 것, 철학의 방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 즉 '철학하는 것(philosophieren)'이다.

책은 총 4부로 철학자의 삶을 통해서 그가 문제를 인식하고 질문을 던지고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경구로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를 학자 특유의 긴 옷을 입은 모습으로만 상상한다. 하지만 그들은 보통 사람들처럼 친구들과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법률』과 『정치학』을 쓰는 과정을 즐겼고, 그렇게 즐기기 위해 책을 썼다. 그것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덜 철학적이고 덜 심각한 일이었다. 가장 철학적인 일은 평온하고 단순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동안 '철학자'란 철학책을 읽고 철학 관련 글을 쓰거나 논문을 쓰는 학자들이 삶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무슨 소린지도 모르는 어려운 관념을 외치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는 오해라 하였습니다.

철학이 단순히 학문의 한 분야가 아니라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한 방법론, 삶의 양식이라는 점을 일러주면서 철학자의 삶 자체와 그 속에서 이루어진 철학적 사유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서양철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자 가장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의 이름이 '소'가 '몸 성히 안전한'이라는 뜻이고 '크라테스'는 '튼튼하고 힘이 세다'는 뜻으로 위대한 철학자이니 거창한 의미를 담고 있으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질박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름값 덕분인지 포티다이아전투에 맨발로 얼음 위를 걸으면서도, 양가죽에 담요로 몸을 감싸고 두꺼운 신발을 신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더 빨리 더 오래 걸어 다녔다고 하였고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세 번의 전투에 참전하면서 불굴의 정신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면 마치 영화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같은 근육질의 전사가 아닐까 상상할 수 있지만 작은 키에 배불뚝, 대머리에 들창코인 그의 외모.

그런 그는 오히려 거울을 보며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은 거울을 보면서 그 용모에 걸맞은 마음과 행동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외모가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은 배움과 덕행을 통해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라며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열심히 거울을 보았고 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역시!

그리고 그의 말로 알려진 "너 자신을 알라"는 사실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던 격언이었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소크라테스는 자기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삶을 살았기에 그가 한 말처럼 전해졌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흔히 '무지의 지'라고 하는 말로부터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열어두고, 그 어떤 편견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는 정신이 나옵니다. 그것이 철학의 근본정신이라 할 수 있고, 그것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이 바로 소크라테스였던 겁니다. - page 169 ~ 170

그의 삶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인 그가 고발당하고 재판정에 서서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이하는 최후의 장면.

제자들이 요구한 탈옥을 거부하고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또 죽음을 연습한 그.

소크라테스는 죽음이란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죽음이 영혼의 해방이었던 것이지요. 소크라테스는 죽음으로 몸을 빠져나간 영혼이 공중에 흩어져 없어지지 않고, 희멀건해서 생기라곤 하나 없는 허깨비처럼 하데스로 내려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혼은 단단하고 순수하며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자신을 닮은 순수한 존재들만 있는 이데아의 세계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 page 179

철학의 절정, 철학의 완성이 바로 죽음이라 한 그.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에 이어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듯, 잘 죽을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긴 것이겠지요. 어차피 영원히 살 수 없고 죽을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곧 죽어 가는 것이라면, 잘 사는 일은 곧 잘 죽는 일과 곧바로 연결됩니다. 그런 점에서 소크라테스의 생각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 page 181

어느 누구보다 진정한 '철학'을 일러주었던 소크라테스.

그가 전하고자 한 바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철학'하면 매우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생각하곤 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철학은 모든 삶의 문제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철학을 했던 사람도 하나의 생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구체적인 삶의 조건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사회 활동을 했다는 사실

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사랑하며 살 것인가?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끝없이 묻고 진지하게 답을 찾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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