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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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직접 목격한 것처럼 표현하는, 역사소설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가 _ <뉴욕 타임스>'

이렇게 극찬을 받은 작가.

그리고 실제로 미육군사관학교에서 6개월간 복무했던 추리소설의 대가 에드거 앨런 포를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재탄생시킨 이 소설의 작가.

'루이스 베이어드'.

드디어 그의 작품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올해 초 넷플릭스에 <페일 블루 아이> 영화가 나와서 궁금했던 찰나.

먼저 소설로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1830년 웨스트포인트를 배경으로 벌어진 살인과 복수가 전개되는 미스터리.

그 짜릿함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역작.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어진다."

커커스 리뷰

에드거상 · 대거상 노미네이트작

"나는 누구나 내면에는 가장 추악한 귀퉁이일망정 남들에게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페일 블루 아이



1830년 10월 26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신생 육군사관학교에 '오거스터스 랜도'는 고용됩니다.

그 이유는...

"선생님의 능력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걱정하는 부분은 수사입니다. 상당히 복잡한 데다 덧붙이자면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서요. 그래서 이 자리에서 오간 대화가 이 학교 밖으로 절대 유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대위님, 내가 어떻게 사는지 아시잖습니까. 내 대화 상대는 호스뿐이고, 녀석은 분별력의 상징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는 이걸 엄숙한 확언으로 받아들였는지 다시 자리에 앉았고, 자기 무릎을 쳐다보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들고는 말했다.

"저희 학교 생도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그건 저도 집작한 바입니다."

"켄터키 출신의 2학년생이고 이름은 프라이입니다."

"리로이 프라이요." - page 39

밧줄에 매달린 채 발견된 리로이 프라이.

그런데 그날 밤 새벽 프라이 생도의 시신을 누군가가 옮겼는데 누가 됐든 유례없이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데...

"누가 프라이 생도의 심장을 시신에서 도려냈지 뭡니까." - page 44

그리하여 뉴욕에서 명성을 떨쳤던 은퇴 경찰 랜도가 특별히 소환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숙련가는 학교 측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탈과 궤변을 즐겼지만 순탄히 조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령님 그리고 대위님. 두 분은 계속 제 손을 묶고 계십니다. 생도들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들지도 못하고, 두 분 허락 없이는 말도 섞지 못하고, 이것도 하지 말라, 저것도 하지 말라. 이런 것들이 허용이 된다 한들..."

나는 손을 들어 세시어의 반론을 사전에 차단했다.

"자, 이런 것들이 허용이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젊은 친구들은 다른 건 몰라도 비밀 하나는 잘 지킵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세이어 대령님, 이곳 시스템은 비밀을 강요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생도들 간 비밀은 같은 생도에게만 공유될 겁니다." - page 126

기만한 관찰력을 지닌 1학년 생도 '에드거 앨런 포'를 조수로 임명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수수께끼 같은 단서, 암호들 가운데 그들의 우정과 비밀, 살인과 복수가 서로 직조하며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는데...

시간은 우리 생각과 다르게 단단하게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말랑말랑하고 쭈글쭈글하며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면 접혀서... 몇 세대를 건너뛴 사람들이 한데 뭉뚱그려져 같은 땅에 서고 같은 공기를 마시게 되니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논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어느 누구도 완전히 살았다고 또는 완전히 죽었다고 할 수 없으니 말이다. - page 657

와!

그야말로 페이지터너였고 눈을 깜빡일 찰나조차도 아쉬울 만큼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의 배경인 1830년 웨스트포인트는 에드거 앨런 포가 당시 실제로 복무했던 미육군사관학교이고 작품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오거스터스 랜도는 포의 작품 『랜도의 오두막』의 주인공 '랜도'와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속 캐릭터 '오귀스탱' 뒤팽에서 이름과 성격을 가져와 보다 더 설득력 있고 절묘한 디테일에 짜릿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한 문장을 꼽자면

Tout le monde a raison

모두에게 이유가 있다

왠지 이번 주말엔 영화를 봐야겠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그려낼 랜더의 모습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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