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짓말
라일리 세이거 지음, 남명성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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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에서 괴담이나 전설이 현실에서 유사한 사건처럼 벌어지면 그 파급력이란...

그래서 이 소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설이 허구가 아닌 현재진행형이 된다...!

그 결말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사람들은 진실보다 극적인 거짓말에 혹하는 법이거든."

거짓말만이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모두를 다 속인 거짓말이 당신을 놀라게 한다.

마지막 거짓말



시작은 이렇다. - page 7

여기는 '나이팅게일 캠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완벽하게 고요한 이곳.

당신은 생각한다. 제발 안전하게 거기에 있어 줘. 제발 내가 너희들을 찾아낼 수 있게 해줘.

아이들이 거기에 있을 이유는 없다. 마치 악몽을 꾸는 느낌이다. 밤마다 당신이 눈 감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꿈. 하지만 꿈은 현실이 되었다. - page 11

떠오르는 신예 화가로 주목받고 있는 '에미 데이비스'.

"긴장할 필요 없어. 당신은 충분히 노력했고, 자랑스러워해도 돼. 화가들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 경험에서 영감을 얻잖아. 창작이란 원래 경험에다가 상상력을 덧붙인 결과물이야." - page 19

그녀는 원래 인물이 등장하는 그림을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미술대학 시절 지도교수가 그녀에게 아는 사람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지 않은 인물을 그려오라는 과제물을 내주어 처음으로 인물이 있는 그림 '사라진 소녀들'을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15년 전 부촌의 아이들이 모이는 나이팅게일 여름캠프에 참여했다가 함께 방을 같이 쓰던 아이들의 실종사건...

아직도 잊지 못하는 세 소녀...

가장 먼저 비비언, 그다음은 내털리, 마지막은 앨리슨 순으로 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게 그린 뒤 캔버스에 여백이 남지 않을 때까지, 소녀들의 모습이 숲에 완전히 뒤덮일 때까지, 그들이 풀과 나뭇잎에 파묻혀 거의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물감을 칠합니다.

그렇게 그림이 완성되면 캔버스 아래에 이름을 적고...

사라진 소녀들을 주제로 연작 그림을 그려 크게 주목을 받게 된 에마는 이를 가지고 첫 전시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15년 전, 캠프 사람들이 다들 '프래니'라 부르던 그녀를 만나게 되고 프래니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됩니다.

"15년은 제법 긴 시간이지만 나이팅게일 캠프에는 아직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캠프를 다시 열어야만 과거의 망령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대신 이번에는 캠프 참가 비용을 전혀 받지 않을 생각이야. 다만 캠프가 위치한 주변 세 개 주 여학생들에게만 캠프 참가 자격을 주려고 해."

"매우 파격적인 계획이네요."

"난 사실 돈보다는 나이팅게일 캠프와 미드나이트 호수가 있는 대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맘껏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래서 말인데 너도 이번 캠프에 참여해 주었으면 해." - page 34

15년 전 실종 사건으로 폐쇄되었던 나이팅게일 여름캠프 재개장에 미술교사로 참석해달라는 프래니.

에마는 과거의 기억을 극복하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15년 만에 열린 나이팅게일 여름캠프.

에마는 실종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 '층층나무 오두막'에 다시 배정을 받게 되었고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는 느낌에 시달리다 캠프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발견하는 등 석연치 않은 일을 겪게 되는데...

'이건 현실이 아니야. 15년 전과 똑같은 일이 반복될 리 없잖아.'

과연 에마는 15년 전 실종 사건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5년 전 실종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15년 시차를 두고 전개되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보시는 건 어떨지요...!

'이건 현실이 아니야. 난 절대로 미치지 않을 거야.'

소설은 아이들의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해 여자애들 사이에서의 기싸움과 우정 그리고 사랑으로 흐르다가 정신병원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묘한 분위기의 미스터리가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개인의 복수심으로 인한 살인사건으로 쉼 없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은 사건보다 '전설'에 더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어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이 했던 '두 진실, 한 거짓말'이라는 게임.

"이제부터 게임을 하려고. '두 진실, 한 거짓말'이라는 게임이야.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해 세 가지를 말하는 거야. 세 가지 말 중에서 둘은 반드시 진실이어야 해. 하나는 거짓말이어야 하겠지. 그럼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말이 거짓인지 맞히는 거야." - page 114

상대의 비밀을 폭로하고, 치부를 드러내고, 복수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이 게임.

이 게임을 하던 그들의 모습에서 이익을 위해서라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법과 규칙을 위반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런 사회를 비추고 있어서 씁쓸하였었습니다.

순수하고 선한 아이들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어둡고 음습한 욕망...

그리고

"팔찌를 찾아줘서 고마워요. 하지만 이제 이 팔찌를 차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 팔찌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알아요." - page 443

그럼에도 나아가는 에마를 통해 수많은 난관과 고통을 극복하고 나야만 비로소 가야 할 길이 보인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눈앞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스스로 극복해 내야 한다는 점.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다시금 되새기며 짜릿했던 『마지막 거짓말』 대미를 장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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