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많은 중동 국가가 파격적인 개혁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유명 프로 축구 구단과 선수를 사들이는 스포츠 워싱,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 선언,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 계획을 비롯해 아브라함 협정을 통한 이스라엘-아랍 국가의 전략적 연대 등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었던 변화입니다.
이처럼 '석유'와 '낙타', '사막'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정치 ·경제·문화적 흐름의 중심으로 잡아가지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여전히 과거의 인식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이제 필수 요소임이 분명하였습니다.
중동을 둘러싼 통념은 대체로 부정확할 뿐 아니라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아랍 국가는 역사적으로 원위주의의 경향을 보였다.
이슬람은 중동 민주주의의 핵심 걸림돌이다
여성 인권의 증진은 중동 민주화에 필수다
아랍의 친서구 자유주의자는 민주화의 핵심 세력이다
중동 민주주의는 이슬람 테러리즘의 치료제다
미국은 중동 민주주의를 원한다
이라크 전쟁은 중동 민주주의의 대의를 발전시켰다
등 저자는 이런 명제들을 논리적 접근법의 출발이자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써 이들 명제의 진의를 백분율 숫자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사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앎'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사실 이들에 대해 너무 큰 오해를 하고 있었기에 더 놀라웠던 2011년에 일어난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민주화 혁명이 일어났다고?!
2010년 12월 튀니지 중부의 작은 도시 시디부지드에서 청과 노점상을 하던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가 부패한 공무원의 단속 횡포에 항의해 분신하였고 이를 사촌이 SNS에 올리면서 항위 시위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들불처럼 번진 반독재 시위로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시리아의 독재 정권이 눈 깜짝할 사이 붕괴 직전에 몰렸고 시리아를 제외한 네 나라의 독재자가 연쇄적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평화 시위대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장기 절대 권력.
그렇게 아랍 장기 독재 정권을 순식간에 송두리째 흔든 아랍의 봄 혁명이 일어난 지 10년.
결과는 참담하였습니다.
혁명의 근원지 튀니지만 민주화 정권 창출에 성공했고 다른 아랍 국가는 군부 독재 정권이 재등장하거나 심각한 내전을 겪었습니다.
민주화의 실패뿐 아니라 이미 자리 잡은 민주주의마저 후퇴하는 현상이 뒤따른 이들.
그렇다면 아랍의 봄 혁명은 실패인 것일까...
아랍의 봄 혁명은 아직 미완이지만 걸프 산유국의 변화는 중동의 대내외적인 오랜 관성을 깨뜨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아랍의 봄 혁명이 가져온 간접적이지만 긍정적인 결과다. 물론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발전의 장기적 선순환은 왕정이 아닌 민주주의 체제에서 이뤄질 것임에는 분명하다. - page 217
앞으로의 이들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중동.
파격적인 개혁 개방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걸프 산유국은 제한적 민주주의국가인 이스라엘과 깜짝 놀랄 연대를 선언하고 위압적 권위주의 국가와는 치열한 눈치 싸움 속 해빙 무드를 주도하며 취약한 독재국가의 장기 내전에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미국과의 우방 관계에만 기대지 않고 구시대적 민족주의에서도 벗어나겠다는 이들.
그렇다고 마냥 긍정의 신호만은 아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불쑥 튀어나올지 모르는 위기에 대응하려면 한 나라의 결정이 내부의 복잡하고 격렬한 권력 경쟁을 뚫고 나온 손익계산의 역동적 결과라는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핵심 경협 파트너 국가가 밀집한 중동.
그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이웃 나라'처럼 친근하게 만들어 기회를 도모해 봄이 이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건넨 이야기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