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철학자 - 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인생을 발견한 순간들
케이트 콜린스 지음, 이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써 10월이라니...

그렇지 않아도 올해 앞자리가 4로 바뀌면서 굉장히 뒤숭숭한 나날을 보냈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매일 단단한 호박씨에서 인내의 가치를,

향긋한 무화과에서 인생의 기쁨을 발견한다!"

이 문구에 이끌렸습니다.

생명력 넘치는 정원으로부터의 깨달음.

저도 가만히 거닐어보고자 합니다.

"정원을 돌본다는 건 일상 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나의 철학을 만드는 일이다!"

삶을 풍요롭게 가꾸고 싶은 당신에게 정원이 건네는 말

정원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니체, 루소, 노자, 붓다, 볼테르, 헤르만 헤세, 버지니아 울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 문학가들의 위대한 생각은 갑갑한 서재나 대형 강의실이 아닌 열린 공간인 텃밭과 정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하였습니다.

정원은 작은 생각이 건강한 뿌리를 내려 그 의미를 꽃피우는 곳이며 그 인생 철학이 수세기에 걸쳐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이다. 우리 삶을 더 아름답게 가꿔줄 가장 생명력 넘치는 여러 생각들이 그 안에서 자라나고 있다. 식물과 작물을 가꾸다 보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고,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 page 12 ~ 13

그러므로 정원을 가꾸는 것은 결국 인생을 가꾸는 것이었습니다.

저자 역시도 찬란한 햇빛을 받은 한 뙤기의 흙에서 새싹이 자라나, 잡초와 병충해를 견뎌 꽃과 열매를 맺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텃밭의 순환 과정 속에 우리 인생에 적용할 단단한 삶의 태도와 생생한 철학이 있음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고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내면을 가꾸는 가장 생명력 넘치는 방법을 전해주었습니다.

책은

모든 것의 시작인 것처럼, 모든 것의 밑바탕이 되는 주제를 다루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자신을 발견해야 함을 전한 '봄'

쑥쑥 자라는 식물처럼 성장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태도를 전한 '여름'

숙고의 시간을 거쳐 열매를 맺는 것처럼,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 법을 일깨워준 '가을'

꽃 피고 열매 맺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처럼 모든 삶이 계속 흘러간다는 것을 알려준 '겨울'

로 정원으로부터 인생의 지혜를 건네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다','불리하다',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는 데 익숙하지만, 그건 모두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기인한 아주 협소한 결론일 뿐이다. 귀찮고 성가신 일들, 주변 사람들과의 사소한 갈등,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잘한 불편을 겪을 때 우리는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며 좋은 대우를 받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그 생각을 버리고 숙고해 보면, 세상사에 절대적이고 올바른 답은 없다. 삶은 훨씬 더 상대적이고 미묘하다.

아, 드디어 비가 그쳤다. 아늑한 헛간과 보온병에 든 따뜻한 차를 뒤로하고 상추를 살펴볼 시간이다. 아마도 나는 내 상추를 지키기 위해 주변에서 민달팽이와 달팽이들을 골라내 다른 곳으로 옮겨줄 것이다. 물론 또 정원에 찾아오겠지만, 그때는 다시 옮겨주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정원을 가꾸는 기쁨이라는 걸 이제 나는 안다. - page 42 ~ 43



어떤 글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씨앗처럼 제 가슴속에 뿌리내렸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의 정원이 가꿔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책보다 오랫동안 곱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정원과 그 생명들.

이들을 통해 분명히 배울 수 있는 건

정원도 우리 삶도 언제나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단편적인 지식에 함몰되고 근시안적으로만 관찰할 경우 우리는 삶이 주는 미스터리를 풀어낼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플라톤이 말하는 동굴 속 그림자에 불과할지 모른다.

분명 잘 알고 있고 자신 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도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한편으로는 그 미지의 영역이 우리의 삶을 놀라움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니 다 알고 있다는 편협한 생각을 내려놓고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유지하며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한 번 뿐인 인생을 만끽하는 방법이 아닐까? - page 300 ~ 301



'정원'이 저에게 알려준 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였습니다.

자연의 섭리처럼 흘러가는 삶 속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세상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나름의 균형을 맞추며 유지된다. 그래서 반복되는 현상을 관찰하면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이번 여름은 지난여름과 또 내년 여름과 다를 것이다. 경험하는 여름마다 우리는 여름의 실재가 어떤 모습인지 조금씩 더 알게 된다.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변화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 page 1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