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 개정판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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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50개국 출간, 누적 판매 1200만 부를 기록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유명하다는 건 너무 당연한 사실이고 2012년 이를 환상적인 영상미로 그려내기까지 했으니 말해 뭐할까!


하지만...

그만큼 명성이 있는데...

벌써 읽어봤어야 하는 건데...

너무 유명해서였을까...

라며 왜 안 읽었을까? 머리를 굴려보지만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이제라도 읽으면 되지!


One boy, One boat, One tiger......

끝없이 펼쳐진 바다 한가운데 작은 구명보트 위,

거대한 벵골 호랑이와 함께 남겨진

열여섯 살 소년 파이

놀랍고 감동적인 227일간의 인도 소년 표류기


파이 이야기



인도 폰디체리, 동물원을 운영하는 부모님 아래서 태어나 사랑과 종교, 세상의 이야기들을 열렬히 탐구하던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

하지만 이 본명이 오줌을 싼다는 '피싱'과 비슷한 발음으로 놀림을 받게 되자 칠판으로 나가


내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입니다.


이름의 철자 밑에 두 줄을 그었다.


간단히 부르면

파이 파텔


인심 쓰는 셈 치고, 이렇게 덧붙였다.


π = 3.14 - page 44


그렇게 그는 파이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사건만 없었다면...


파이가 열여섯이 되던 해, 캐나다로 이주하기 위해 파나마 선적의 일본 화물선 '침춤 호'에 오릅니다.

동물들과 함께 말입니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일을 우리가 어쩔 수 있을까? 다가오는 삶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 수밖에 없는것을. - page 143


마닐라를 떠나 태평양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나흘째 되던 날, 미드웨이 제도로 가던 중 배가 흔들리고 괴물 같은 금속성 트림 소리가 났습니다.


무슨 소리일까? 다가오는 죽음에 저항하여 인간과 동물들이 입을 맞춰 내지르는 비명일까? 배가 유령 노릇을 포기하는 소리일까? - page 159


배는 가라앉고 한 척의 구명보트에 오르게 된 파이.

그리고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과 오랑우탄, 하이에나, 커다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 뿐이었습니다.


리처드 파커가 나타난다 해도, 노에서 떨어지는 것보다는 나을 터였다. 하지만 공포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호랑이보다 태평양이 더 두려웠다. - page 163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살아남은 건 파이와 리처드 파커뿐이었습니다.


"난 죽지 않아. 죽음을 거부할 거야. 이 악몽을 헤쳐나갈 거야. 아무리 큰 난관이라도 물리칠 거야. 지금까지 기적처럼 살아났어. 이제 기적을 당연한 일로 만들 테야. 매일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필요하다면 뭐든 하라 테야. 그래. 신이 나와 함께하는 한 난 죽지 않아. 아멘." - page 219


처음에는 리처드 파커를 없애고 구명보트를 혼자 독차지할 계획도 세워보지만 오히려 리처드 파커의 존재로 힘을 얻게 된 파이.

그렇게 파이는 호랑이를 길들이는 일, 정체불명의 해초와 미어캣이 사는 식인 섬, 바다 한가운데서 우연히 만난 눈먼 조난자 등 227일간의 표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사랑한다!"

터져 나온 그 말은 순수하고, 자유롭고, 무한했다. 내 가슴에서 감정이 넘쳐났다.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난 어째야 좋을지 모를 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 돼. 내가 육지에 데려다줄게. 약속할게. 약속한다구!" - page 339 ~ 340


마침내 육지에 도착하고 그의 구조 소식을 듣고 배의 침몰 원인을 조사하러 나온 선박회사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두 분께, 그사이 227일 동안 일어난 일을 두 가지로 이야기해드렸어요."

"그랬지요."

"두 이야기 다 침춤 호의 침몰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어요."

"그렇죠."

"두 분은 어떤 이야기가 사실이고, 어떤 이야기가 사실이 아닌지 증명할 수 없어요. 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지요."

"그렇죠."

"두 이야기가 다 배가 가라앉고, 내 가족 전부가 죽고, 나는 고생하지요."

"그럼 말해보세요. 어느 이야기가 사실이든 여러분으로선 상관없고, 또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 증명할 수도 없지요. 그래서 묻는데요,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요, 동물이 안 나오는 이야기요?" - page 455 ~ 456


이 물음이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묻는 것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이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거입니다.


절망의 순간에서 희망을 찾은 한 소년의 이야기.

무엇보다 그가 삶의 의지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존재를 통해서였습니다.

혼자보단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그 '함께'의 의미가 참 와닿았습니다.


소설도 이렇게 진한 감동을 주는데 영화는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다가오는 주말엔 세계적 거장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원작 소설과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던데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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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0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뇨네트호?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난파선에서 잡아먹힌 고아소년이름이 리처드 파커라고 들었어요 ~ 전 섬이 참 충격적이었던 ㅎㅎ 표지가 더 예뻐진거같아요 페넬로페님 ~ 영화도 즐겝게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