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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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뭐 할까...

모두가 인정하고 사랑하는 이 고전.

하지만...

역시나 저는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진 관심이 없었지만 드라마 남자 주인공의 손에 이 고전이 들려있었기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아... 이러면 안 되는데...) 많은 출판사들 중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건


국내 최초, 월든 풍경사진 66장과 「시민 불복종」포함 완역본


이라는 점에서, 이왕 읽을 거 제대로 읽어보고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법정스님이


"소로는 학생으로서 월든에 갔지만, 그곳을 떠나올 때는 스승이 되어 있었다"


라고 평가했던 이 책.

나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뭔가 달라져있지 않을까...?


'조용한 절망'의 삶을 깨뜨리며

인생에 '독립기념일'을 만들어주는 도끼와 같은 책


월든·시민 불복종



솔직히 예전의 내가 이 책을 만났었더라면 크게 공감하면서 읽진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바쁘게 살아도 모자랄 판에... 하면서 배부른 소리 아닌가! 하며 읽었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참으로 와닿았다고 할까...

그래서 책을 읽게 되는 것도 다 때가 있다는 것을 이 고전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1845년 봄, 소로는 스승 에머슨의 만류에도 친지에게서 도끼 한 자루를 빌려 월든 호수 옆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손수 잣나무를 벌목해 호반에서 30미터 떨어진 곳에 집을 짓고 1845년 7월 4일부터 1847년 9월 6일까지 2년 2개월을 혼자 살며 경험한 "정신적 전환의 시간"을 시적인 언어로 적어 내려간 것이 바로 이 『월든』이었습니다.


그는 인간이 주된 목적이 무엇이고, 인생에서 진정 필요한 것과 수단이 과연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면 우린 가장 흔한 삶의 방식을 선택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하였습니다.

다른 방식보다 그게 더 좋아서라지만 실은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대부분은 조용한 절망의 삶을 살아간다. 체념은 확인된 절망이다. 절망의 도시에서 절망의 농촌으로 옮겨갔다면, 당신은 족제비와 사향쥐가 도망칠 때 내는 용기로 자신을 위로해야 한다. 의식되지 않지만 전형적인 절망은 소위 인간이 즐기는 게임과 오락이라는 표피 밑에도 감춰져 있다. 게임과 오락이 즐겁지 않은 이유는 즐거움은 노동한 후에나 오기 때문이다. 지혜의 특징 중 하나는 이런 절망적인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 page 17


그래서 그는 우리가 자기 삶에서 자유를 획득해야 함을 월든 호숫가에서 묵상적인 삶을 통해 직접 증명하였습니다.


나는 의도적인 삶을 살고 싶었으므로 숲속으로 들어갔다. 삶의 본질적인 사실을 직면하고, 삶이 내게 가르쳐주는 것을 배울 수 있을지를 살폈다. 죽을 때가 되어서야 내가 온전한 삶을 살지 못했음을 자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에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불가피하지 않는 한, 이런 목표를 단념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깊이 있게 살면서 인생의 골수를 모두 빨아먹고 싶었고, 삶이 아닌 것은 모두 쫓아내버릴 정도로 강건하게 스파르타인처럼 살고 싶었다. 삶을 넓게 바싹 베어내면서 구석으로 몰아붙여 삶의 가장 밑바닥 조건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 page 121


글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그의 문장이 쓰인 단어가 일반적인 의미보다는 '시적 의미'가 동원되어 있기에 의미가 문맥이 아닌 책 전체로 확장해야 비로소 확실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초반에 읽는 속도가 안나더라도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읽어나간다면 점점 그의 문장에 매료되어 몰입하며 읽어나갈 수 있음을, 저도 읽었기에 혹시나 주저하는 이가 있다면 용기를 내어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전한 울림은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였습니다.


인간은 언제나 자기 영혼이 하는 진실한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것은 희미하지만 꾸준한 소리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처음에는 어떤 극단이나 광기 쪽으로 인도하지 않을까 우려할 수도 있으나 결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믿음으로 단호하게 대하면 오히려 그쪽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을 깨닫는다. 단 한 명의 건전한 인간이 듣는 작지만 확고한 반대 목소리가 마침내 인류의 주장과 관습을 이겨낼 수도 있다. 어떤 사람도 자기 영혼을 따라가다 길을 잃는 경우는 없다 그 길을 따라가다 신체적으로 허약해질 수도 있으나, 그 누구도 그런 결과가 개탄스럽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더 높은 원칙에 부응하면서 소신 있게 살아간 삶이기 때문이다. - page 286


왜 우리는 이처럼 성공하려고 절망적일 정도로 서두르고 또 그로 인해 절망적인 일들을 저지르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동료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가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에게 자신이 듣는 음악 소리에 따라 걷게 하라. 그 소리가 아무리 신중하고 또 멀리서 울려오더라도. 그가 사과나무나 참나물처럼 빨리 숙성하는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의 봄철을 억지로 여름으로 바꾸어놓아야 할까? 우리 천성에 부합하는 외부 조건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 대신에 다른 현실을 들이댄다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 우리는 헛된 현실을 따라가다가 난파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힘들게 푸른 색깔의 유리 하늘을 건설하기로 작정했다고 해보자. 유리 하늘 건설이 끝났을 때, 그 너머 아스라한 곳에서 진정한 푸른 하늘을 보게 되어, 그 유리 하늘은 진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텐데 그래도 우리는 유리 하늘을 건설하겠다고 할 것인가? - page 432 ~ 433


그리고 맺음말에서 만났던 인상적이었던 그의 이야기.


우리의 생명은 강물과 같다. 올해 강물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높이 솟아올라 메마른 고원 지대를 범람할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올해는 다사다난한 해가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사향쥐를 모두 익사시킬 테니까. 우리가 사는 땅은 언제나 메마른 땅은 아니다. 나는 저 멀리 내륙 안쪽에 있는 둑들을 본다. 과학이 그 둑의 민물 흐름을 기록하기 전, 둑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 발과 무릎을 씻어주었다. - page 441


 


누군가 나에게 그처럼 살아갈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YES'라 대답할 자신은 없었습니다.

생활을 간소화하며 자연 속에서 자연세계와 그 세계를 뛰어넘는 정신세계를 조화시킴으로써 초월세계로 나아가는 건...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두 눈을 어둡게 하는 빛은 우리에게 어둠이다. 우리가 깨어나는 날이야말로 비로소 새벽이 동트는 날이다. 앞으로 동터야 할 많은 날이 있다. 태양은 아침에 떠오르는 별일 뿐이다. - page 444


그 뒤에 이은 『시민 불복종』의 이야기는 앞서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달리 정치·사회사상가로서의 모습이 그려져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권에서 그의 색다른 모습을 엿보게 되니 그 재미 역시도 쏠쏠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는 정부 발전 형태에서 가장 나중의 것일까? 인간의 권리를 인정하고 조직하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는 없는가? 정부가 개인을 한층 더 높고 독립적인 힘으로 인정하고, 그 힘으로부터 정부의 권력과 권위가 나오며, 또 개인을 그런 위상에 걸맞게 대우해야만 비로소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명된 국가라 할 것이다. - page 477


그가 원하는 국가의 모습.

모든 국민을 공정하게 대하고, 이웃 사람처럼 다정하게 대하는 국가.

그때의 그가 바라던 국가는 아직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했다는 현실에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이 책은 한 번만 읽고 끝낼 수 있진 않았습니다.

세상에 살아가는 이상 조금씩 물들기 시작하게 되면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야 했습니다.


당신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 물음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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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윌든이 어려웠어요. 아는 분이 그럼 미국의 송어낚시를 읽어보라길래 ㅠㅠ 더 어렵고 뭔 소린지도 모르고 ㅠㅠ 페넬로페님의 글 읽으니 저도 제대로 읽어볼까 하는 맘이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