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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 전국 오일장에서 찾은 사계절의 맛 ㅣ 김진영의 장날 시리즈
김진영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솔직히 예전에는 '시장'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마트'가 편하고 '시장'은 뭔가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의 상태의 채소와 물고기들이 '낯섦'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시장'에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딱히 큰 변화가 난 건 아니었고 단순히 시장에서 유명 '맛집'을 찾아 먹다가 자연스레 눈길이 가게 되었고 장을 보면서 '인심'이란 것도 느끼게 되면서 눈이 뜨였다고 할까.
그래서 이 책에 눈길이 갔는가 봅니다.
비록 지금은 직접 찾아가서 느끼기엔 한계가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나마 시장의 정겨움에 마음을 기대볼까 합니다.
"당신의 여행이 한 뼘 더 즐거워진다!"
눈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즐기는 오일장의 맛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겨울에는 남쪽, 여름에는 북쪽.
그렇게 3년 가까이 한반도 식재료를 따라 다니게 된 시장들.
시장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소개된 건 딱 절반 정도라는 사실.
아직 못 가본 곳이 다닌 곳만큼이나 남아있다고 하니 다음에도 다시 저자가 전할 장날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이 마지막 장의 아쉬움보단 설레임으로 남게 해 주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철의 맛과 사람 냄새.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람간의 거리마저 두게 만들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어서 여느 책과는 달리 한 템포 느리게 읽곤 하였습니다.
아마도 저자 역시도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자 한 바가 바로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정'이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오일장을 다니면서 터득한 지혜(?)도 일러줍니다.
흔히 방송에서 재래시장의 재미를 이야기하며 깎는 맛에 대해 말하는데 요새는 그런 거 없다. 정찰제처럼 같은 상품의 가격은 엇비슷하다. 더 싼 거 찾아 시장을 다녀봤자 다리만 아프다. 오일장을 다닌 지 2년 차, 이제는 깎아 달라는 말 안 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고 아무 말 없이 돈을 건넨다. 그래야 덤이라도 받는다. 방송처럼 깎아 달라는 말을 했다가는 지청구를 듣거나 덤도 없다. 방송은 방송일 뿐이다. - page 184
아하!
어설픈 사투리로 애교를 부리며 값을 깎아달라고 해야 시장을 제대로 좀 다녔다고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을!
서로 낯부끄럽게 '깎아주세요~' 대신 '감사합니다'라는 미덕을 남겨보는 걸로!
아무래도 오일장의 매력은 제철 재료들을 신선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과 먹거리.
캬악!
사진으로도 군침이 도는데 직접 먹으면 그 맛이... (꿀꺽~)
먹을 것으로 가득한 시장을 걷다 보니 문득 '4달러'를 외치던 햄버거 광고가 생각났다. 홍성장에서는 4달러도 많다. 3달러면 된다. 3천원이면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칼국수, 짜장면, 보리밥이다. 홍성 오일장의 매력이다. 다른 오일장과 달리 상설 시장 곳곳에 식당들이 있다. 그중 한곳에 들어가 "혼자요" 하고 자리에 앉으니 이내 밥이 나온다. 메뉴가 보리밥 한 가지다. 보리밥 위에 몇 가지 나물이 가득 올려진 모양새다. 찬이라고 해봐야 열무김치와 우거지 된장국이 전부지만 무채 볶은 것, 무채 무친 것, 고춧잎 무친 나물에 고추장과 참기름 넣고 쓱쓱 비비면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 잘 익은 열무김치까지 올리면 전국 최고의 보리 비빔밥이 내 입속으로 들어온다. - page 1996
커피 한 잔도 3천원이 넘어가는데...
칼국수, 짜장면, 보리밥이 '3달러'라니...
언젠간 꼭 먹어보고 말 것입니다! 꼭!
우리의 주변에 쉽게 보이는 대형마트들.
이 책을 읽고 나니 저 마트들에게서 '삭막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제 주변의 '시장'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오일장까지는 꽤 멀 것 같아...)
앗! 근처에 시장이 있었네?!
이런 무지함에 부끄러워지는 건....
다가오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근처 시장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구경도 하며 가족 나들이를 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