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테마로 읽는 역사 6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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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라고 하면 '괴짜' '천재'가 떠오릅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들.

자연현상을 하나의 '법칙'으로 만들어내는 그들.

정말 우러러 볼 그들이었습니다.

 

하! 지! 만!!

그들에게도 흑역사가 있다는 사실!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진짜?

설마...

어.......?

진짠가 본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래서 오히려 그들의 흑역사는 숨기기 마련일 테지만 이 책에서는 낱낱이 파헤쳐 졌습니다.

 

천재 과학자들의 바보 같은 실수들이 빚어낸 유쾌한 과학의 역사

"과학은 진보하지만, 이간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다"

 

과학자의 흑역사

 

 

원래 '과학'은 가설을 토대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론에 도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실패'들이 있을 수 있을지언정 이를 '흑역사'까지 비하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왜냐....?!

 

과학 이론을 성립하는 데에는 실험 결과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과학자들의 심리나 평소 지닌 철학, 특히나 놀라웠던 건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리석은 선택도 서슴없었다는 사실이 우리가 존경하던 그 과학자들이 맞는지 의문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럼! 에! 도!!

그런 그들의 공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할까...

이 역시도 '과학'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기에 이러한 '흑역사'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던 이 책.

과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은 읽고 다양한 시각을 가져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책 속엔 천문학자, 생물학자, 수학자, 화학자, 물리학자 등 26명의 과학자가 과학 연구에서 겪었던 실수를 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갈릴레이, 뉴턴, 아인슈타인 같은 존경받는 과학자들의 흑역사는 그들의 업적을 잘 알기에 더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고 조금은 낯선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새로웠기에 호기심으로 다가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통해 '과학자'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진정으로 위대한 발견은 '오만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해내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감히 자연을 대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여 놀라운 과학적 발견을 이룬다. 그러나 과학 발전에 더 새로운 공헌을 하려면 자연을 대하는 겸허한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영국 수상 처칠이 반대 진영인 노동당의 영수 에드윈이 겸손하다는 평가를 받자 질투하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확실히 겸손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 말은 과학자들에게 들려주면 딱 좋을 말이다. 자연 앞에서 모든 과학자는 겸손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그가 과거에 어떤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도 말이다. - page 76 ~ 77

 

'겸손'

이는 과학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이기에 순간 '풋'하고 헛웃음이 나곤 하였습니다.

그동안 과학자는 마치 '신'처럼 생각했던 저에게 그들 역시도 우리와 같은 '인간'처럼 느껴져서...

 

무엇보다 '과학'의 양면의 칼날 앞에 놓였던 멸시받은 '독가스 화학자'인 '하버'.

분명 암모니아는 중요한 화학 비료였고 공기 중 질소를 분리해 암모니아로 합성한 것은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는 과학적 성과였음에도 맹목적인 애국심과 황제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 데 대한 고마움으로 열정을 쏟아 독가스 개발에 힘썼던 그.

그에 대한 평가가 참 씁쓸하였습니다.

 

하버의 일생은 공로도 크지만 과실도 작지 않았다. 그는 천재 화학자였지만 맹목적인 애국자였다. 자신이 독일에 충성을 다하면 그 공로로 유태인이라는 출신을 씻어내고 "진정하고 훌륭한 독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친구였던 아인슈타인은 여러 차례 그를 비판했다. 하버의 행동은 아무런 이익도 없을 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모욕하는 짓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하버는 아인슈타인의 비판이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반대로 아인슈타인 같은 행동이 유태인에 대한 평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다. 결국 죽음에 이르렀을 때야 하버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일찍이 아인슈타인이 충고했던 말이 옳았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그의 삶이 마지막 지점에 다다라 있었다.

과학자는 매우 똑똑하고 예민한 감각을 보이지만, 사회적인 지식은 보통 사람보다 떨어질 때가 있다. 이런 사례는 세상 어느 나라에서든 쉽게 볼 수 있고, 하버는 그중에서 가장 확실한 사례다. - page 323

 

과학자가 지녀야 할 것 중 우선은 아무래도 문제에 대한 '의심'에서부터 시작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의심이란 과학자들에게 무척 훌륭한 자질이다. 그들은 의심을 통해 우매함, 잘못된 지식, 편견을 깨부순다. 그러나 의심 그 자체가 편견에 가려져 있다면, 이 강력한 무기는 수많은 천재를 목 졸라 죽일 수도 있다. - page 107

 

객관적인 시선, 중립적인 태도, 그렇지만 날카로운 분석.

내가 과학자라면 계속 흑역사만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흑역사가 있음에도 그들이 만들어낸 업적에 존경할 수밖에 없음에 경의를 표하며 책장을 덮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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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9-2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버아내의 선택, 마지막엔 결국 하버도 버려지고 그런 모습들이 참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나요 ~ 표지며 내용이 재미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