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와 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권희민.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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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독특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이 일었는가 봅니다.


이 책은 물리학자 남편과 소설가 아내가 쓴 '과학 이야기'였습니다.

서로 다른 듯한 인문과 과학의 만남.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 봅니다.


일상에서 과학적 진실을 발견하다


아! 와 어?

 


그들이 이 책을 쓴 의도...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우연히, 혹은 필요에 의해서였지만, 숙고해보니 삶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염원에서 출발했던 것 같다. 과학적 상상력의 힘을 빌려 지루해 보이는 일상의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 page 10


그래서 첫 이야기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생일날이면 먹는 미역국!

별 의문 없이 받아들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먹었던 그 미역국이!!


그러나 이 밋밋해 보이는 미역국은 알게 모르게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 - page 19


그리고는 미역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45억 년의 지구 역사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지구에 나타난 최초의 미역으로부터 오늘날까지 생존해온 '미역'과 지구에 있는 물이 어디서 왔는지 밝혀지지 않은, 그래서 물 분자는 지구 밖의 우주의 어딘가와의 연결점을 긋게 되고...

'소고기'는 태양빛과 땅의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난 풀을 먹으며 조상 소들의 무수한 교미로 인해 생존을 이어온 이들을, 이 '미역국'을 먹게 된 '인간' 역시도 조상들이 이어준 DNA 지도를 따라 복잡다단한 지구여행을 하며 '무한한 변형의 한 형태로' 여기까지 와서 먹기에 이 어마어마한 진실 앞에 절로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을 바라보면 결국 하나의 연결점이 있었습니다.

'우주'와의 연결성.

정말이지 '와~!'라 놀라면서 읽었습니다.


<풀의 혁명>에서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의 인문과 과학의 교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김수영의 「풀」이란 시에서 보았던 '풀'.

비록 약자로 비춰졌지만 결국 그들은 꿋꿋이 다시 일어선다는 것을...

실제 '풀'역시도 세상을 바꿀 힘을 지니고 있음을...


1만 2천 년 전에는 풀들로 인해 세상을 영원히 바꿀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어떤 특정한 풀에서 시작되었다. 즉 우리가 빵을 만들어 먹는 '밀'이라는 풀이다. 그 밀이란 풀로 인해 인간은 유목생활에서 농경생활로 전환했고, 이어서 문명이란 것도 탄생하게 되었다.

식물은 본래 스스로 애써서 씨를 퍼트려야 되지만 인간이 밀을 경작하게 되면서부터는 엉뚱하게도 풀과 인류의 주종관계는 모호해졌다. 밀과 인간은 서로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풀들이 스스로를 불태우는 전략은 그야말로 혁명 중의 혁명이었다! 결과적으로 인류의 운명까지 바꾸어놓게 되었으니. - page 133


'수'에 대한 이야기 중 '7'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수와도 다른, 기하학 모형으로 작도되지 않는 수 '7'.

특히나 '7'은 음악에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7음계.


7음계 구조는 절대 신성으로부터 시작하여 천체의 일곱 계단을 내려와 다시 돌아가는 순환이다. 그런 가운데, 화음으로 결합되거나, 불협화음으로 분열되거나, 하면서 조화와 부조화를 일으키는 양극단 사이에의 떨림이 바로 음악인 것이다. 그것은 또한 우리 삶이기도 하고. - page 228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이렇게도 바라볼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엔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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