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 명왕성을 처음으로 탐사한 사람들의 이야기
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 김승욱 옮김, 황정아 해제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가 '태양계 행성'을 배울 땐 9개의 행성이 존재하였습니다.

수성 - 금성 - 지구 - 화성 - 목성 - 토성- 천왕성 - 해왕성 - 명왕성

그런데 2006년 행성을 정의하는 기준을 수정하면서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분류하게 되고 태양계에서 빠지게 됩니다.


조금은 서운하였습니다.

그동안 태양계 행성으로 같이 불리던 행성이 퇴출(?) 되었기에 앞으론 그다지 인연이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주과학의 역사는

명왕성 탐사 전과 후로 나뉜다!"


14년 동안 2500명 과학자가 이루어낸 기적의 우주 드라마!

명왕성 탐사의 모든 것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

 


모든 행성 중 가장 멀어서 닿기도 가장 힘든 '명왕성'.

여전히 가장 많은 비밀에 싸여 있으며 연구하기도 가장 힘들기에 행성학자들이 좋아하는 도전과 수수께끼가 아주 많은 곳.

그렇기에 과학자들 사이에 단호한 의지로 명왕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명왕성 탐사를 위한 준비가 시작됩니다.


태양계 외곽을 향해 전진!

하지만 그들의 꿈과 우주선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기엔 위험지대들이 곳곳에 존재하였습니다.

각각의 탐사계획에 대해 그 계획이 해당 분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명왕성 탐사계획이 아직 실행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며, 오랫동안 추진된 다른 아이디어들과 동일선상에 놓고 고려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판단으로 그들의 명왕성 탐사계획은 좌절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그 순간!

예순여덟 살의 대기 물리학자인 헨텐이 SSES 회의에서 토론 중 중요한 순간에 앞으로 나서 명왕성에 탐사선을 보내야 하는 모든 과학적 이유들을 요약해서 발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젠장! 탐사선이 명왕성에 도착할 때쯤 나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설사 살아 있다 해도 그런 상황을 의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거예요. 그래도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맞습니다. 과학이 중요해요. 그러니 그냥 합시다." - page 115


과학자의 소신 있는 발언.

저에게도 큰 울림으로,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수많은 외압으로 거듭 좌절을 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명왕성을 사랑하는 이들은 또다시 일어서게 되고 결국 프로젝트는 실행하게 됩니다.

제안서와 탐사선의 이름을 정하는 일.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중 앨런의 머릿속을 스친 이름.


바로 그 자리에서 나는 매우 긍정적인 단어인 '뉴new'가 반드시 이름에 들어가야 한다고 결정했다. 우리가 아주 많은 의미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젠장, '뉴프런티어'가 저어엉말 좋은데,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니. 도중에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우연히 서쪽 지평선horizon의 로키산맥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뉴호라이즌스'. 우리는 명왕성과 카론과 카이퍼대를 탐사하기 위해 새로운 지평선을 찾고 있었고, PI가 주도하는 최초의 외행성 탐사계획을 추진하는 것 역시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 작업이었다. 뉴호라이즌스처럼 밝은 이름에서 검은 의미를 찾아내기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뉴호라이즌스는 부르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웠다. 우리 탐사계획이 두 가지 중요한 의미에서 새로운 일을 하게 될 것임을 상징하는 이름이기도 했다. - page 186 ~ 187


그렇게 뉴호라이즌스 팀은 2500명이 한 '탐험단'이 되어 2005년 늦여름에 뉴호라이즌스 호를 완성하게 됩니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그 오랜 세월 동안 애쓴 끝에 명왕성을 탐사할 우주선이 마침내 발사장에 도착했다. 이제 곧 정말로 태양계를 종단해서 역사상 가장 먼 천체들을 탐사하게 된다. 척에게 그 말을 들은 순간, 발사가 임박했고 그 뒤로 10년에 걸친 비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현실이 실감나게 느껴졌다. 문자 그대로 등골이 오싹했다. - page 281

 


우주선은 그토록 갈망했던 명왕성의 모습을 데이터로 송신해주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만 같았지만...

뉴호라이즌스 팀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뉴호라이즌스 호 발사로부터 겨우 7개월이 지난 2006년 8월에 IAU라는 국제천문연맹 천문학자 모임의 회의.

'행성'이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왜행성은 행성이 아니다." - page 345


이 조항으로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됩니다.

프라하에서 천문학자들이 시행한 표결의 결과를 들은 뉴호라이즌스 팀은 무심함, 당혹, 짜증, 진짜 분노 등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랜의 이 말이 그들의 마음과 더해져 진한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왜소한 사람도 사람이다. 왜행성도 행성이다. 논증 끝." - page 345


뉴호라이즌스 호가 찍은 선명한 사진들을 통해 명왕성의 아름다움이 공개되고, 극적인 지형과 기묘한 표면은 물론 밝게 빛나는 하트까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자 관심은 몇 배로 증폭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우리는 도전과 용기, 그리고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놀라운 탐사계획을 처음부터 만들어낸 사람들은 자신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심히 좇으면서 단 한 번도 꿈을 놓아버리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여기에 쏟아 마침내 하고자 했던 일을 성취했다. 우주선이 명왕성 뒤편까지 나아간 뒤 푸르스름한 태양빛을 받은 명왕성을 뒤돌아보며 찍은 사진은 우리에게 명왕성 탐사의 성취를 상징한다.

다시 그 사진을 본다. 우리는 해냈다. 정말로 해냈다. 거기에 도달했다. - page 510


뉴호라이즌스 호는 2021년 4월에 명왕성 궤도의 끝에 도착한 뒤,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질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가 보여준 신비와 명왕성과 그 위성들에 대한 탐사 가능성은 또다시 과학자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대장정의 명왕성 탐사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는 저 역시도 마치 '탐험단'으로 살짝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하였습니다.

과학자이기에, 자신의 신념을 다해 집념과 끈기로 쌓아올린 그들의 열정은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명왕성'을 알게 되었고 저에겐 진정한 '행성'임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