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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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 켠이 시려옵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저 잎이 다 떨어지면 저 나무는 외롭겠지라는... 괜스레 깊어 만 가는 가을에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려봅니다.


이맘때면 찾아읽는 장르가 있습니다.

핑크핑크~ 두근두근~ 로! 맨! 스!!

비록 나는 아니지만 책 속의 인물에 몰입하여 한 편의 로맨스를 찍고 나면 그 여운이 내 몸을 감싼 느낌이란...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이번에 읽게 된 로맨스는 이미


중국 110만 부 이상 판매!

중국 최대의 서점 당당망 6개월 연속 베스트셀러 1위


라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많은 호평과 열풍을 일으켰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믿고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녀 화불기 1, 2

 


중국 소설을 읽을 때 저만의 노하우라면 노하우가 있습니다.

워낙에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초반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중국 소설 속엔 등장인물에 대해 간략한 소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설을 읽기 전 <등장인물>을 찍어놓고 읽으면서 점차 인물들을 파악하는 편입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은 '화불기'란 소녀였습니다.

그녀는 약령진의 거지 화구가 주워온 버려진 아이였습니다.

신기하게도 불기는 한 살이 되자마자 바로 <연화락(구걸할 때 부르는 민요. 각설이 타령에 해당-옮긴이)> 한 자락을 노래 부를 수 있었고, 두 살 땐 싱긋 웃으며 손을 내밀어 돈을 구할 줄도 알았습니다.

이 아이를 보면서 화구는 거지의 싹을 타고났다며 온 힘을 쏟아 아홉 대째 내려오는 거지의 절기를 가르치고는 같이 생활하게 됩니다.

불기가 다섯 살 되던 해.

보기 드문 큰 눈이 내려 화구가 얼어 죽게 됩니다.

너덜너덜한 대나무 발로 화구의 얼굴을 덮고 화구가 평생 밥을 빌어먹던 사발을 품에 안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개구멍을 통해 '아황'이란 누런 털을 가진 어미 개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좋은 운명이라고 치자. 어쨌거나 나는 두 번의 생을 살고 있는 거니까. 화구 아저씨는 내게 불기라는 이름을 붙였단 말이야. 이제는 나도 거지 계집애라는 출신이나 너 같은 개 어미를 둔 것이 그리 싫지 않다고. 가자, 자야지!" - page 16

하지만 그녀의 곁에 있던 이들은 왜 그리도 빨리 이별을 하게 되는 것인지...

아황 마저도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아무 의지할 데 없는 이번 생의 서글픔...

화불기는 ​약력장을 떠나려는데 이때부터 운명의 장난(?)이 시작되게 됩니다.


'막약비'와의 만남.

그는 왠지 모르게 자꾸만 화불기에게 마음이 가게 되고 화불기 역시도 그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왜......


한편 칠왕야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고상하고 우아하며 조용한 여인이었던, 고결한 꽃들만 사랑했기에 살고 있는 곳에는 모두 매화와 난초, 대나무와 국화를 심었고, 정원 가운데 호수에는 여름마다 흰 연꽃이 우뚝하니 피어나게 한 그녀, 설비.

알고 보니 그녀에겐 아이가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칠왕야는 그 아이를 찾으려 하는데...


칠왕야가 찾는 아이와 너무나도 닮은 불기를 막약비는 칠왕야 앞에 데려가고...

하지만 칠왕야의 외동아들이자 적출 세자인 '진욱'은 불기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칠왕야는 불기를 보자마자 자신이 찾던 아이임을 인정하게 되지만 그녀의 안전을 위해 막약비에게 의동생으로 맺으라고 합니다.

 

 


불기에게 이젠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고 싶지만 역시나 그녀의 행보엔 무수한 걸림돌들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를 묵묵히 지켜주는 협객 연의객, 그녀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절세미남 전략가 막약비, 처음에는 그녀의 존재가 싫었지만 자꾸만 마음이 가는 세자 진욱 등 누가 불기의 진정한 인연이 될지...

그리고 어린 화구를 돌보아주었던 화구의 정체도 밝혀지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자꾸만 드라마 <다모>가 떠올랐습니다.

설정은 다르겠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명대사의 모습이 오버랩되는지...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남겨지는 것보단 떠나는 편이 낫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네 잘못이 아니다.

널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다시 태어나면 다시는... 다시는 만나지 말자, 다시는..."


"모진 인연이구나.

다시 만날 때는 부디 칼끝을 겨누지 않는 세상에서 보자." - 드라마 <다모> 명대사 중

 


'화불기'를 보면서 몇 번이고 쓰러져도 다시 꿋꿋이 일어서는 모습에 잠시나마 주춤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억겁의 세월 끝에 인연이 된다는데...

그래서 이들의 만남이 더 의미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애틋한 로맨스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이들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지만 우리 역시도 인연이 되었기에 언젠간 다시 꺼내 읽을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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