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서메리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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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가 아마도 이것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그 문장이 내게

나답게 살고 있냐고 물었다"

흔들리는 나날, 나를 다독이고 일으켜준 말들


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그 모든 순간에는 언제나 알게 모르게 나를 이끌어준 책들이 있었다. 변화의 열쇠는 문자아이라는 모습으로 표지 사이에 가만히 숨어 있다가, 어느 날 무심코 펼쳐든 페이지를 뚫고 튀어나와 꽁꽁 잠겨 있던 마음의 자물쇠를 열어젖혔다. 어떤 열쇠는 만나자마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인생을 뒤바꿀 결심을 가져왔고, 어떤 열쇠는 정작 마주쳤을 때는 별 느낌 없이 지나쳤지만 어느 힘든 순간에 갑자기 떠올라 무너지던 나를 붙잡아주었다. - page 6 ~ 7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산후우울증으로 힘겨웠을 때.

육아로 지쳤을 때.

나를 붙잡아 준 것은 다름아닌 '책'이었습니다.

무심코 책장에서 꺼내 든 책 속의 문장이 나를 감싸안으면서 쓰러져가던 날 일으켜주었음에...

지금도 그렇게 책을 읽고 공감되는 문장을 기록하곤 합니다.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건 바로 한 권으로 많은 책들이 전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심코 넘겨버릴 수 있었던 문장을 저자가 잡아서 우리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밀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 만날 때마다 힘이 되어주었고 '나다움운 길'이 무엇인지 그 이정표를 찾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헤르만 헤세 《데미안》에서 저자는 이 문장을 뽑았습니다.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요즘의 출판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독자는 줄어드는데 작가가 많아지는 현상...

이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1인 출판물의 주인공들은 우연히 낮아진 문턱을 쉬운 걸음으로 성큼 넘은 이들이 아니라 작은 꿈으로 한 칸씩 쌓은 계단을 올라 높다란 벽을 정복한 이들이다. 혼자만 알기 아까운 좌충우돌 히말라야 여행기, 지금은 떠나고 없는 반려묘와 보냈던 소중한 시간의 기록, 작은 동네서점을 운영하는 책방 주인의 소소한 이야기, 20대 나이에 청소 노동자의 길을 택한 어느 청년의 당찬 목소리. 이런 재료를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엮어낸 정겨운 책들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고, 나는 꽤 확신하고 있다. - page 57


다시 데미안을 읽게 된다면 이 문장을 저 역시도 수집해야겠습니다.


저는 이 문장이 유독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선택지였습니다.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나아가다보면 가끔은 이 길은 내 길이 아님을 깨닫곤 합니다.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에 그저 주저앉은 저에게 이 문장이 참으로 와닿았습니다.

저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공감했던 문장.


 

그 누구도 당신을 대체할 수 없음에.

그래서 '당신'이란 존재자체가 소중하다는 것을.

이 문장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곤 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금 곱씹게 되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흥분이 되었습니다.

저자가 건네준 문장을 책을 읽으면서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위로를 받을까...

그리고 내가 뽑는 문장은 어떤 문장일지...

천천히 책들을 살피며 내 마음의 문 열쇠를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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