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어 필 무렵 - 드라마 속 언어생활
명로진 지음 / 참새책방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2019년.

이 드라마를 안 본 사람이 있을까...

<동백꽃 필 무렵>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는 '동백'.

그런 동백이에게 순수하게 다가가 사랑을 하는 '용식'.

이 둘의 사랑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은 고난과 역경, 좌절 속에서 그럼에도 사랑을 지켰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추운 겨울을 꿋꿋이 지키고 비로소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꽃처럼 말입니다.


<동백꽃 필 무렵>을 토대로 드라마 속 언어를 통해 인간성을 되짚어보았다는 이 책.

드라마 속 '그들의 언어'가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되었습니다.


동백어 필 무렵

 


25편의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을 다시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각 드라마마다 명대사도 떠오르고...

역시나 드라마 제목으로부터 명대사가 떠오르는 것을 보니 대사 한 줄이 그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첫 등장은 <동백꽃 필 무렵>이었습니다.

동백이의 말투.

그냥 무심코 들었었는데 이런 뜻이 담겨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꿋꿋하고 당당히 나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백어'.

자존감이 낮은 제가 배워야 할 말이었습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도 있었습니다.

역시나 유명한 대사,

"밥 먹을래? 나랑 살래?"

무혁이의 말끝마다 "밥 먹을래?"가 있었는데 이 역시도 사연이 있기에 더 가슴 아리게 들려오는 말이었다는 사실...


호주에서 어렵게 살아온 그에게 배고픔은 인생 최대의 상처였다. 배를 곯는다는 것은 가자아 큰 아픔이어서 밥은 무혁에게 결핍의 상징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한 끼를 때우는 일이요, 배불리 먹는 일이었다. - page 80 ~ 81


마치 우리가 안부 인사로 "밥은 먹었어?"라고 묻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었음에 무혁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또다시 들려오는 듯하였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미제 사건을 해결해가던 드라마 <시그널>.

돈 있고 빽 있으면 온갖 더러운 짓을 해도 떵떵거리며 사는 이들에게 죗값을 받게 하지 못하는 세상을 한탄하며 무전 너머로 전하던 이재한 형사의 외침.


 


박해영의 이 대사가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란 것이 있음을 선사해주곤 하였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절대 처벌할 수 없을 것 같던 권력을 무너뜨리는 일도, 16년 동안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을 만나는 일도 가능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다." - page 135


개인적으로 인생 드라마로 손꼽는 작품 중 하나인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와 함께 울고 웃고 했기에 여전히 그리운 '김삼순'.

주눅 들지 않고 진헌에게 찾아가 5천만 원을 대출하고 정말 욕이라도 한바탕해주고 싶을 때 시원하게 욕을 퍼붓는 당당함이 있었지만 그녀에게도 이름 앞에선 무너지곤 하였습니다.

삼순이라는 이름...

'희진'이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개명을 하고자 하지만 결국은 삼순이로 남으면서 마지막 회에 버스 정류장 게시판에서 읊조리던 시.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자의 시처럼 춤추고 사랑하고 일했다. 직진성을 삶의 무기로 삼는 이에게 오늘은 늘 생의 마지막 날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름은 희진이 아니라 삼순이어야 한다. - page 236


그래서 제 기억 속에서도 삼순이로 영원했습니다.


잠시 기억 저편에 있던 드라마들이 다시 표면으로 올라왔었습니다.

반가웠고 다시 만나 새로웠고 그리웠습니다.

아마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바는 이 이야기였습니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인간성은 말로 드러난다. 사랑도 말로 하고 미움도 말로 한다. - page 18


당신의 말...

당신을 드러내는 또 하나임을 명심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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