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 역시도 '책 읽기'의 매력에 빠진지는 불과 몇 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했지만...

빈 껍데기같은 내 자신에게, 공허감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내 손을 잡아준 것은 다름아닌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책과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나름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가 읽은 책을 다른 사람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프로그램에서도 한 권의 책을 패널마다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사고의 확장을 보았기에 가끔 내가 읽은 책을 검색해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어보곤 하였습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이 딱! 그랬습니다.


나누고, 이해하고,

위로하는

책 읽기에 대하여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자들은 아내, 엄마, 며느리, 아줌마이지 일하는 여자가 되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게 현실이었습니다.

모성이라는 굴레에 매여 조직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가다보면 점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여자들에게 '함께 책 읽기'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여자들이 독서 토론을 하면 인생에서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는 시기에 자아를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고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 토론 모임에서는 토론할 책을 같이 의논해서 정하기 때문에 문학, 철학, 사회, 역사, 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자신의 고정 관념을 깨고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 page 9


이 책은 27권에서 생각과 감정을 불러오는 문장을 모으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저자의 '독서 일기'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소개된 책을 읽고 난 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야말로 서로에게 영감과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단 둘만의 독서 토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저도 읽었던 책이 등장했을 때 더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자기 앞의 생》의 모모가 전해준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페스트》를 통해 지금 우리의 상황을 비교하면서 전쟁이나 질병 같은 재앙에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를 생각한다든지,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을 바라보면서 단순히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의 이야기임에 공감을 하며 이 세상의 모든 김지영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연대하고 행동해야함을,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읽어본 책보단 아직 안 읽어본 책들이 많았기에 위시리스트에 차곡히 쌓아두었습니다.

특히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이란 책은 꼭 읽어야했습니다.

 


그가 일러준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 간다.'는 말.

어른인 제가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이 보다 나은 미래에 살아갈 수 있게 가슴에 새겨야할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강의 《소년이 온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함을, 그러기 위해서는 군중 심리나 상황 따위에 내몰리지 않고 끊임없이 깨어있는 인간이 되어야함을 전한 이 소설.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다시 이 책을 펼쳐 저자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그리고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에서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부분을 짚었던 대목에선

'아! 이런 이야기도 있었구나!'

라며 다시 책을 들춰보게 해 주었고 나 혼자만 읽고 정리했던 것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서 보다 책이 전하고자 했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