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 산 자를 위로하는 죽은 자의 마지막 한마디
신동기 지음 / M31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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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백범일지의 김구 선생님의 말이 아직도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느님이 물으시면,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삶을 통해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전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 자를 위로하는 죽은 자의 마지막 한마디

울림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작가는 우리에게 '혼자' 그리고 한 잔의 '뜨거운 커피'를 준비하라고 일러둡니다.

방해할 이가 없는 공간에, 그들의 이야기와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

눈만이 아닌 온몸으로 느끼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말입니다. - page 6

더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길 바라는 저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책 속엔

감동적인 삶의 향기를 발하는 37인의 은은한 울림

이 담겨있었습니다.

37인의 37가지 메시지는 저마다의 자신의 언어로 전하였지만 결국 그 의미는 하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로'의 의미...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 읽어내려가면서 자꾸만 멈추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가슴에 새겨두기 위해서 말입니다...

첫 문을 연 이는 '이중섭'이었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 '비운의 천재 화가'로 남아있는 이.

그가 처한 상황과는 달리 그의 작품 세계는 언제나 밝았고 그 궁극겐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가족은 '기억', '희망', '의지'로 표현되었다는 점이 더 애잔히 다가왔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를 그리면서 전한 아내 남덕에게 보낸 편지의 이 한 문장이 그림만큼이나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중섭은 아내 남덕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소처럼 무거운 걸음을 옮기면서 안간힘을 다해 제작을 계속하고 있소'라고 쓴다. 뚜벅뚜벅 길을 가는 소처럼 환경에 굴하지 않고 쉼 없이 그림을 그려 단란한 완전체 가족을 다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이중섭의 굳센 '의지'였다. - page 16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인 '천상병'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가난 속에서 살았던 그.

그러나 가난을 불행으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직업으로 생각했던 그.

특히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 연루로 6개월간의 고문과 옥고를 치른 후 그가 전한 <귀천>은 더없이 우리가 그를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마흔이 되어, '죽음'은 이슬처럼 또는 노을처럼 흔적없이 어느 순간 다시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삶'은 봄날의 소풍처럼 자마시 놀러온 것, 그래서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죽음의 의미와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천상병의 '귀천'이다. - page 73

요즘같은 날씨에 유독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인 윤동주.

스물여덟의 짧은 생을 산 그가 식민지 나라 시인된 자로서의 고뇌가 느껴지는 그의 작품들이 가을바람과 함께,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제 가슴에 조용히, 하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의 유작이 된 <쉽게 쓰여진 시>.

일제강점기 암울한 우리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던 꽃다운 청년 그의 모습이 아련히 떠올라 자꾸만 시를 읊조리게 되었습니다.


집착과 소유에 대한 깨달음을 전하신 '법정 스님'.

세상을 떠나신 지 10주기가 된 요즘 다시 그의 이야기가 그리워져 『무소유』를 꺼내읽곤 합니다.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내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습니다.



단숨에 읽을 책은 아니었습니다.

순간 순간 울컥하게 되는건 그들이 간직했던 삶의 향기, 고뇌 또는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신념들이 고스란히 저에게 '울림'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깊어만 가는 가을.

그들이 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다독여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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