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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ㅣ 쓸모있는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평점 :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을 통솔하는 기관 '뇌'.
복잡한 시스템이 가득한 '뇌'는 연구를 하면할수록 더 놀랍기만 합니다.
특히나 상대성 이론의 창시자인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말,
"나는 아직 나의 뇌의 10%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 '뇌'의 숨은 매력이 더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언어 습득의 뇌과학'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 같은 경우 아이를 키우고 입을 떼기 시작한 아이에게 언어를 하나씩 일러주고 있기에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했습니다.
"생후 7개월 아기의 언어 인식 실험부터
80세 치매 노인들의 뇌 활용 실태까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언어와 뇌과학" 지식 콘서트
『언어의 뇌과학』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02/pimg_7523781182659540.jpg)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도 '이중언어'에 해당될 것입니다.
나아가 다중언어의 능력을 지닌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의 모국어와 세계 공용어인 영어는 필수가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에서도 '이중언어 사용'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
단순히 단어와 문법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소리(즉, 음운론적 특징들)와 의사소통 시 맥락에 맞게 그것을 적절히 사용하는 법(화용론)을 습득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니까 단어만 안다고 언어를 배우는 게 아니다. 언어의 소리를 익히고 그것의 조합 방법을 알며, 어떤 구문 구조가 맞고 틀린지 대화 상태자에게 어떤 표현을 하고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 page 21
'언어'를 배운다는 것을 막연하게 어휘, 문법, 듣기, 읽기, 쓰기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심오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가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울 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어릴 때 배웠으면 금방 배웠을텐데......"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기들도 말의 신호 안의 규칙성, 예를 들어, 한 언어에서 나타나는 소리의 조합 가능성(이것은 '음소 배열 규칙'이라고 한다)과 억양과 강세의 특징, 소리 목록 등에 매우 민감함을 알게 되었다. 비록 나이에 따라 이런 특징에 반응하는 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단서를 이용해 단어를 골라내고 어휘 또는 심성 사전도 만들 수 있다. - page 28
그렇기에 아이가 어릴 때 다중 언어에 노출되면 보다 쉽게 언어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음을, 엄마인 저에겐 아주 중요한 사실이었습니다.
이중언어를 쓰는 사람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을 사용하여 뇌 표상을 살펴보았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02/pimg_7523781182659538.jpg)
이중언어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의 뇌는 덜 능숙하게 하는 사람보다 더 넓은 뇌 활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기에......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제2언어의 숙련도가 떨어지는 집단에서 좌측 상측두회의 활성화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숙련도가 낮은 제2언어 처리 과정이 훨씬 더 힘들고, 제2언어 처리에는 더 넓은 뇌 신경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는 의미였습니다.
결국 제2언어를 어릴 때부터 배우면 두 언어의 의미 또는 개념 처리 과정이 덜 힘들다는 것을 또다시 보여주었습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곤 합니다.
'이중언어를 어릴 때부터 꼭 배워야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결국 이중언어 사용은 우리의 언어 발달과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중언어 경험이 주는 혜택이나 문제에 대해 쓴 글이나 말을 접할 때 신중해야 한다. 적어도, 과학을 그런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연구 결과물이 말하는 내용은 그들이 말하는 내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반복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꼭 다시 강조하고 싶은 말이었다. - page 141
책에선 한 가지 결론으로 단정짓기 보다는 여러 실험을 통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으로 열린 결말을 짓고 있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 측면에서 실험과 결과를 바라보며 나름의 생각도 할 수 있어 조금은 어렵거나 따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밌게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뇌'는 복잡미묘했습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분야가 '뇌과학'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