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 인류의 역사를 이끈 50가지 식물 이야기
스티븐 해리스 지음, 장진영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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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우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도 우리는 정작 식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생명의 양식에서 유전학 실험 연구 모델까지,

식물이 피워낸 인류의 문명


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역시나......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가 이야기하였습니다.


식물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의 근본이다. 우리가 숨쉬는 이 공기도 식물에서 얻는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식물을 연극의 주인공이 아닌 보조 출연자로 취급한다. - page 9


녹색 식물은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그 존재의 의미를 이제부터라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활용하고 있는 식물 종수는 대략 5만 가지에 달한다고 하였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가 아닐까!

그 중에서도 이 책에선 50가지 식물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이 선택의 기준은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였다는 점... 하지만 그는 서구 문명에서 식물의 중요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식물 50종을 고르라고 직장동료 10명에게 물었을 때 그 결과가 자신의 선택과 60퍼센트 일치했다는...)


첫 등장은 '보리'였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성장한 보리.

보리를 재배하면서 신에게 감사하는 종교 의식이 발달하게 되고 곡물을 무게와 화폐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등 보리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흔히 사람들은 식재료로서 밀보다 보리의 질이 낫다고 여기곤 합니다.


그러나 보리는 없어서는 안 될 곡물이다. 2012년, 보리는 전 세계적으로 1억 3천만 톤 이상 생산되면서 세계 4대 곡물 중 하나가 됐다. 생산량의 대부분이 주류와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며, 여섯 줄 보리가 두 줄 보리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당분 함량이 낮아 사료로 만들기에 더 적합하다. 보리는 건조하고 영양분이 빈약하고 염도가 맞지 않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란다는 주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밀은 보리에 비해 이런 환경을 잘 견디지 못한다. - page 25 ~ 26


분명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보리는 우리와 수천 년 동안 서구 문명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음을, 우리에게 빵, 맥주와 가축 사료로 서구 문명에 큰 기여를 했고 사람들이 화학 반응을 이해하고 효모를 재배하는 토대가 되었음에 그들의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존재감을 이루고 있는 보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책에서는 보리와 빵밀, 사과, 후추와 같은 우리의 식량을 책임지는 식물을 비롯해 소나무, 참나무, 튤립, 장미와 같은 친밀한 식물에서 왕포아플, 선옹초, 애기장대와 같은 생소한 식물이지만 알고보면 잠재된 가치를 지닌 식물까지 방대하게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만병통치약에서 만병의 근원으로 자리잡게 된 '담배' 이야기.

과거엔 정신병부터 매독까지 그야말로 모든 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으나, 사실 이 원리는 시간을 오래 끌면서 천천히 죽음으로 향하게 하는 유해성을 지닌 담배.


하지만 담배는 나쁜 식물만은 아니다. 니코티아나는 19세기에 식물 교배의 이해와, 20세기와 기본적인 식물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담배는 1982년에 인공적으로 유전 조작된 최초의 식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21세기 초의 유전 조작 작물의 혁신을 가져왔다. 건강을 위협하는 성분에도 한 줄기 빛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흡연의 유독성에 관한 논쟁은 사람들이 역학과 증거에 근거한 의약품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page 192


참으로 아이러니함에 그들이 태우고 남은 연기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스쳐지나갈 뻔한 잡초 '선옹초'.

이 식물은 수확된 곡물에서 종종 선옹초 씨가 발견된다고 하였습니다.


'곡물에 섞인 선옹초 씨 때문에 빵의 색과 맛이 변하고 건강이 상하는 일' - page 342


예쁘지만 성가신 풀이라고 여겼던 선옹초는 20세기 말 유럽 전역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식량 생산과 이윤 창출에 관심 있는 농부에게는 이런 경지잡포의 소명이 반가운 일이지만 환경 운동가에게는 '생물다양성'에 타격을, 나아가 환경의 파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식물이라도 가치의 경중을 따져서는 안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인류가 직면한 환경적인 위협과 인류가 환경에 주는 위협의 규모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환경 안건에 대한 논의는 거부할지언정 환경 걱정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보존은 여전히 정치와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근시안적인 정치와 환경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려는 꿈이 종의 보존에 관한 논의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서양인들은 인류가 세입자이며 환경의 집사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숙명론과 신의 심판을 논하거나 아득히 떨어진 별과 외계 식민지에 대한 허망한 꿈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미래에 책임을 져야 한다. - page 345


 


식물이 자연의 순리대로 번식하도록 내버려뒀다면 우리는 식물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들을 관찰, 연구함으로써 식물이란 영역이 탄생하게 되고 나아가 다양한 분야와 접목시킴으로써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켜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식물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서로 '공생'하며 이토록 매력적인 식물을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보다 다양하고 풍성하게 무한히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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