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할머니와 나
야베 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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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고 너무 자극적인 소설에만 심취한 나머지......

공허해진 마음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지친 당신에게 전하는

조금 별난 집주인 할머니무명 개그맨

가슴 따뜻한 감동 에세이!


집주인 할머니와 나

 


저에게는 가슴 뭉클한 단어들이 있습니다.

'엄마'

'할머니'


'엄마'라는 단어는 누구나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순간, 입으로 내뱉는 순간 눈물이 흐를 것입니다.

잔소리에 매번 짜증과 투정을 부렸지만 어느새 저 역시도 엄마가 되자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희생을.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어릴 적 할머니댁에 가는 것이 제일 좋았던 그때.

맛있는 것도 많이 먹게 되고 혼나지도 않고......

하지만 그런 손녀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할머니댁에 가는 횟수가 줄기 시작하고 점점 약해진 모습이신 할머니를 뵈면 가슴이 그리도 찡합니다.

이제는 집이 아닌 요양병원에 계시지만......


그래서 유독 '할머니'와 관련된 만화책을 종종 구입해서 읽곤 합니다.

말 그대로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여느 만화책보다 자주 꺼내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이 책은 표지에서 그 훈훈함이 느껴졌습니다.

할머니와 맞잡은 두 손.

그 두 손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바램과 함께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TV 예능프로에만 나가면 말문이 막히는게 고민인 무명 개그맨 '야베 타로'씨.

그는 새롭게 월세를 구하게 됩니다.

그 집은 신주쿠의 변두리에 있는 목조 2층 단독주택.


이 집 1층엔 집주인 할머니가 혼자 살고 계십니다.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명란젓 하나를 사오시기도 하는 기품 있고 멋진 할머니.

그 분과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인사는 조금 생소합니다.


"강녕하십니까?"


왠지 이 말투......

조금씩 중독이 되곤하였습니다.


그가 늦게 귀가할 때면 인사를 건네주시기도 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빨래도 개어 방 안에 놓아주시는 등 처음엔 할머니의 친절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할머니에게 조금씩 '정'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할머니와 나'라는 새로운 관계가 탄생하게 됩니다.


야베 씨의 생일 하루 전날.

예상치 못하게 집주인 할머니가 그의 생일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여느 케이크와 달리 팥떡에 공양할 때 쓰는 양초.

그래서 더 정감가고 인상적이었던 대목이었습니다.​

일부러 하루 앞당겨 축하해주시곤 생일날엔 소중한 사람들과 파티를 하라는 할머니의 배려.

그 순간 저 역시도 눈물이 찡하였습니다.

정 많은 집주인 할머니.

하지만 이 할머니도 나이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물건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할머니.​


 


알고보니 자신이 죽고난 뒤 누구에게 전해줄지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세월 앞에 점점 작아지는 할머니의 모습이 제 할머니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참으로 씁쓸하였습니다.


결국 할머니에게도 뜻하지 않게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매번 전하시던 할머니의 인사가,

할머니의 모습이 그리워지면서 혹시나 집으로 안 돌아오시면 어쩌나 걱정을 하게 되지만......


다행히 할머니는 다시 그 앞에 나타납니다.


좋은 사람 찾았나요?


아뇨, 아직.


그럼 계속 우리 2층에 있어도 되겠네요.


네...

내년에도 이렇게 나란히 앉아 벚꽃을 보고 싶어요.


야베 씨.

벚꽃 아니고 매화꽃.


그들의 소소한 일상이 전한 진한 감동.

집주인 할머니로부터 '정'이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눈빛만 보아도 알아~♬


왠지 집주인 할머니는 우리에게도 인사를 전하는 것 같았습니다.


"강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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