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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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떡볶이'란 '힐링'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나 기분이 나쁠 때나, 때론 달콤한 맛에 때론 매콤한 맛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그렇게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음식.

그래서 일주일에도 몇 번, 의무 아닌 의무처럼 먹곤 합니다.


떡볶이를 좋아하기에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는 소식에 덥석 손을 뻗게 되었습니다.


개성 넘치는 10명의 작가가 준비한 100% 수제 떡볶이 소설집.


어떤 맛일지 기대되었습니다.

과연 소문난 맛집일지......


"다채롭고 맛깔나는 떡볶이 파티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책을 읽기 전.

왜 벌써부터 군침이 도는건지......

침 한 번 삼키고!

책장을 펼쳤습니다.


첫 이야기 <컵떡볶이의 비밀>은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는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동안 일부러 나만 여섯 개를 담아줬다고?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왜 아줌마는 나에게만 떡볶이를 여섯 개 줬지? 다른 애들은 다 일곱 개 주면서 왜 나만? - page 8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의 컵떡볶이의 일곱 개 떡볶이 사수하기!

이 소설을 읽고나니 무심코 사먹었던 컵떡볶이의 떡 개수가 너무 궁금하였습니다.

아이 하원할 때 한 번 사 먹어봐야겠습니다.

'과연 나에겐 몇 개의 떡볶이가 들어있을까?'

'혹시 내가 학생이 아니라 적게 담아주는 건 아니겠지?'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갈수록 떡볶이의 맛이 점점 매워지더니 어떤 떡볶이에선 쓴 맛이, 어떤 떡볶이에선 아린 맛이 더해져 눈물이 찡, 코끝이 아려오면서 마지막엔 심장마저 아려오곤 하였습니다.


떡볶이에서는요, 골목 냄새가 나요.

골목 냄새가 뭐냐면, 담이 낮은 집들이 쭉 늘어섰고 고무줄놀이도 겨우 할 만큼 좁은 골못들이 막 엉켜 있는데요, 초입에 붉은 포장을 친 떡볶이집이 있거든요. 합판을 몇 장 겹쳐 만든 긴 의자에 올라 앉아 다리를 대롱거리며 백 원짜리 동전 몇 닢을 아줌마에게 건네면 비닐을 씌운 멜라민 접시에 빨간 떡볶이를 가득 담아줘요. 이쑤시개로 밀떡 하나 집어 입에 넣으면 참 달콤도 하지. 종이컵에 부어주는 어묵 국물 후후 불어 마시면 등 뒤로 저녁 바람이 스쳐요. - page 47


달큼한 냄새의 떡볶이에게서 낯선 맛이 느껴질 때......

그래서 더 익숙한 떡볶이가 그립곤 하였습니다.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란 작품에선 제 지난 날의 모습이 엿보였기에 이 소설의 떡볶이엔 추억의 맛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 음미하게 되었었습니다.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 대제앙을 일으킨다면?!

좀비가 언제 공격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세상.

떡볶이란 음식이 과연 존재했을지 모를, 할아버지로 통해 전해 들은 음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새로운 부족이 탄생되는 과정의 이 이야기는 그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맛이기에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떡볶이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일러준 소설도 있었습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떡볶이>.


"사랑. 이 떡볶이는 내가 이 사람 먹으라고 만든 겁니다. 그래서 맛있는 거죠."

사랑이라.

해환은 남자의 말에 그만 실소하고 말았다. 반쯤 농담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그럼 사랑이 없으면 맛이 없어지나요?"

"당연하죠."

이번엔 여자 사장이 정색을 하고 답을 해왔다.

"모든 음식은 먹는 사람을 생각하고 만드는 겁니다. 교과서적인 답이지만, 손님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며 만들고 있답니다. 사랑." - page 274


사랑이라......

그 맛은 그 어떤 떡볶이보다 뜨겁고 달콤 매콤할 듯 합니다.


각각의 레시피로 만들어진 10개의 떡볶이를 먹다보니 어느새 배가 불러왔습니다.

하나의 음식으로도 이토록 다양한 레시피가 등장하다니!

실로 놀라웠습니다.


책의 뒷표지에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의 떡볶이는 어떤 맛인가요?"


오늘 저녁엔 가족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어야겠습니다.

바램이 있다면 우리의 떡볶이엔 함께 만들어갈 추억과 행복,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입 베어물면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는 그런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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