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COVID-19가 바꿔놓은 일상 중 하나가 '방구석'에서의 문화생활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방구석 1열 랜선을 통해 콘서트 뿐만아니라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6월을 맞이하면서 '호국보훈의 달'에 기억해야할 기념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일상을 즐길 수 있게 피, 땀, 눈물을 흘린 이들.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며 '역사'에 대해 찾아보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가볼 데가 이렇게 많았어?"

방구석에서 즐기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방방곡곡 숨어 있는 역사를 찾아 떠나다


방구석 역사여행

 


솔직히 여행이라 하면 '해외'여행을 떠올리곤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


특히 우리에게 낯설고 가기 더 어려운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이 더 잘 잊히곤 한다. 그래서일까? 국내에는 볼 것이 많지 않다고 투덜대는 사람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대한민국은 어디를 가도 거기서 거기다."라는 대답을 듣는다. 그들은 해외는 다양하고 웅장한 볼거리가 많은 반면, 한국은 볼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어 식상하다고 말한다. 이 말에 반박하기라도 하면 해외를 많이 나가보지 않은 '우물 안 개구리'취급을 받기 일쑤다. - page 6 ~ 7


부끄럽지만 제 모습이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 갈 만한 장소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에 대해 저자는 명쾌한 대답을 제시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모르기 때문!

순간 입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허를 찔린 느낌이랄까......

그리고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지역마다 고유의 역사와 삶이 담겨 있어, 역사를 알고 다가가면 우리가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지역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모습, 경쟁하고 시기 질투하는 모습, 상처 입으면서도 때론 보듬어주는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게 된다. 마치 우리 모두가 비슷하면서도 모두 다른 존재인 것처럼 말이다. - page 7


이제라도 제대로 우리나라를 즐겨볼까 합니다.

우리의 역사가 담긴 여행지 이야기.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첫 목적지는 '서울'이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에 너무나 친숙하지만 그래서 더 모르는 곳.

백제와 조선 그리고 대한민국의 수도로 늘 역사의 한복판에서 아픔과 슬픔이 서려있는 이곳, 서울.

그중 5대 법궁 중 가장 많은 상처를 간직한 '경희궁'이 아련히 다가왔습니다.

일제에 의해 많은 것들이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화조차 받지 못한 현실.

그리고 잘못 틀어진 과거를 바로잡을 기회를 없애버린 친일파와 그 후손들에 의해 왜곡되고 농락당한 역사가 저 역시도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경희궁의 얼굴이라 할 수 있었던 홍화문은 일제가 경성중학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남쪽으로 옮겨지고 1988년에야 비로소 경희궁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이마저도 원래 위치가 아닌 남향에 놓이므로써 예전 위치를 알려주는 비석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언젠가 저도 그곳에 가게 된다면 그 작은 비석 앞에 잠시 눈을 감고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강북삼성병원 내에 존재하는 '경고장'.

일제강점기에 금광을 개발하면서 막대한 부를 거머쥐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최창학의 집이었지만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권력을 잡게 된다면 자신의 안위가 걱정되어 김구 선생에게 임시정부로 제공한 이곳.

이곳을 독립 이후 국내로 돌아오는 독립운동가들이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였지만 어의없게도 광복 이후 일제보다 더욱 강력한 세력에 의해 이곳에서 암살을 당한 김구 선생의 마지막으로 입었던 두루마기가 애처로이 걸려 있었습니다.

한국인이 가자아 존경하는 위인인 김구 선생이 피살된 장소라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임시청사라는 큰 가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외면했다는 사실이 이 나라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써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서울을 비롯하여 경기도, 강원도, 충천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대한민국 8도 구석구석 우리의 역사가 담겨있는 곳으로의 역사여행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강원도 평창의 '이승복 기념관'은 6.25를 맞이하는 지금에 다시금 분단의 비극을 비추어주었습니다.

9살이었던 이승복 어린이는 총을 들고 일가족을 위협하며 먹을 것을 뺏어가는 무장공비에게 그저 학교에서 배운 대로 공산당이 싫다는 대답으로 인해 무참히도 살해되었던 이 소년.

저자의 이 이야기가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되새기며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승복 어린이 피살사건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묻고 싶다. 이승복 어린이의 죽음은 북한을 개돼지로 표현하며 죽여 마땅한 대상으로 가르치던 남한의 잘못일까? 아니면 무력 통일을 위해 민간인 사살도 서슴지 않았던 북한의 잘못일까? 나는 6.25 전쟁 당시 남북한 모두가 서로를 죽이며 씻지 못할 앙금을 남겨놓고 분단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소년이던 이승복이 신고 다니던 검정 고무신이 더 이상 흙길을 달리지 못한 채 기념관에 보관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나는 기념관에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눈을 질끈 감아야 했다. 9살짜리 이승복 어린이와 4살짜리 동생도 서슴지 않고 죽여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공산당이 무섭고 싫었다. 좀 더 솔직하자면 공산당이 싫은 마음보다는 무서움이 더 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역사의 비극이 65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고 착잡했다. - page 163 ~ 164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으로 뽑히는 '용머리해안'에 얽힌 전설도 몰랐기에 더 놀라웠습니다.

파도, 바람, 태양 등 자연이 만들어낸 멋진 절경 뒤에 숨겨진 제주도민의 애환이......

그래서 용머리해안은 우리에게 쉬이 길을 내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무지했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해 준 이들의 발자취를 곱씹으며 따라가보고자 합니다.

조금씩 천천히.

느리지만 가슴에 새기며......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익명) 2020-06-2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있는 책 인가요?
역사책 사고 싶어서
찾아보는 중이에요

페넬로페 2020-06-2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어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유정호 2020-11-19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방구석 역사여행 저자 유정호입니다.
너무나 좋은 평을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방구석 역사여행이 완판되어 2쇄에 들어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