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카페 - 손님은 고양이입니다
다카하시 유타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심쿵하게 하는 고양이 세수.

찡긋거리는 눈웃음.

저 역시도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1인이기에 고양이와 관련된 책이나 사진을 그냥 못 지나치곤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 역시도 '고양이'가 주인공인 듯 하였습니다.

그것도 섹시한 매력을 가진 '검은 고양이'.

그런데 이 고양이......

뭔가 심상치않았습니다.


손님이 고양이라는 이 카페.

그 속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검은 고양이 카페


지갑을 탈탈 털어보니 천 엔짜리 두 자아과 동전 몇 개가 떨어졌다. 짤랑, 짤랑 공허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 page 8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 출판사에 계약직 직원으로 일을 했던 '구루미'.

5년 동안 일했던 출판사가 어느 기업과 경영 통합을 하면서 '경영 합리화'라는 명분으로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백수가 된 구루미.

오늘도 고용지원센터에도 가보고 인터넷 구인 광고도 샅샅이 살펴보는, 심지어는 구인 잡지까지 사서 꼼꼼히 들여다보닌 구직자입니다.


힘겨운 지금 이 순간.

구루미는 신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에 신사에 들어갑니다.

"일자리를 구하게 해주세요." - page 17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을 치고 두 번 또 절을 합니다.


냉혹한 현실에서 도피해 신가시가와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 때.

그곳과 어울리지 않는 물체가 구루미의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동물 울음소리.

"야옹."

검은 고양이가 택배 상자 안에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강물에 휩쓸려가면서......


구해야겠다고 다짐한 구루미.

하필 후드득후드득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비가 거세게 내리기 시작하면서 온몸이 젖어버린 그녀.

자신도 고양이를 구해줄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몸은 고양이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구해주고나니 어느새 비도 약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히카와 신사에 검은 고양이를 풀어놓아 평화롭게 지내길 빌어보려는 그때 등 뒤에서 상냥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머나 이런." - page 32


노부인은 <커피 구로키>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대신해 카페에 살면서 운영해줄 사람을 구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구직 중이던 구루미.

드디어 운명의 일을 만나게 됩니다.

더불어 검은 고양이, 아니 자신이 '구로키 포'라며 잘생긴 남자가 점장인 카페에서 말입니다.


"용건이라기보다 부탁이 있어."

"부탁이요?"

구루미가 되묻자 구로키가 대답했다.

"나의 집사가 되어줘."

"......네?" - page 63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는 구루미.

그리고 사람으로 둔갑하는 검은 고양이 구로키.

그들이 운영하는 <커피 구로키>에 오는 손님들은 모두 고양이였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와 그들의 이야기가 소설 속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결국 서로를 믿게 된 이들이 모습은 가슴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정리해고를 당해도 인생은 계속된다. 살아 있는 한 계속 도망칠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행복한 내일을 믿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믿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고양이 카페와 동료들을 미ㅣㄷ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이거. 포한테 줄게."

빨간색 고양이 목걸이를 검은 고양이 앞에 내밀었다. 시간을 들여서 고르고 지갑 안에 들어 있는 돈을 고려해서 구입한 고양이 목걸이다.

하지만 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빨간색 고양이 목걸이를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 있었다.

"왜 그래? 목걸이 안해?"

"구루미는 바보냥." - page 310


간만에 가슴 찡하면서도 따뜻한 소설을 읽었습니다.

구로키가 내려주는 커피 한 잔이 그리웠습니다.

나에겐 어떤 커피가 어울릴까......

커피향과 그들이 전하는 위로가 진하게 남는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