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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ㅣ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두달전쯤이었다.
집앞 천변을 뛰려다 심심해서 팟캐스트 방송을 청취하려고 우연히 들어간 곳이
지대넓얕이라는 방송 이었다.
주역의 리뷰를 쓸때도 언급했지만 채사장, 깡선생, 김도인, 독실이 이 4명의 진행자의
인문학적인 깊음과 재치있는 유머,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들에 흠뻑 빠져들어,
근 두달째 무료함과 심심함이 느껴질때면 애용하곤 한다.
그러다가 채사장님에 대한 개인적인 믿음과 팬심으로 책을 구매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이다.
1권은 현실세계 편으로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이다.
저자는 경제라는 뿌리위에 역사의 흐름이 변하게 되고 그에따라 정치, 사회, 윤리가
결정된다는 논리로 서두에 순서대로 읽기를 종용한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통시적이며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속에 사건의 파편들을 나열한 역사관이
아니라, 원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라는 5개로 구분되는 역사의 분류속에서, 원시공산사회,
고대 노예제, 중세 봉건주의, 근대 자본주의, 현대 신자유주의까지로 분류하고,
그 중 우리에게 유의미한 자본주의를 공급과잉에 의한 제국주의로 인한 1차세계대전의 발발,
그리고 경제 대공황으로 인한 2차 세계대전의 발발 등의 고도로 추상한 구조로 설명한다.
그리고 자본가의 승자독식이 유리한 경제체제인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보수와
세금을 통한 복지와 재분배를 주장하는 진보의 개념,
개인의 자연권을 주장하는 보수의 목소리와, 집단의 행복을 추구하는 진보의 집단주의 속에서,
민주주의라는 1인 1표제의 제도가 어떻게 약자를 대변할 수 없는지에 대해,
6.25라는 역사적인 사건, 미디어의 보수화, 노동자의 비합리성 등을 토대로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윤리편에서는 칸트의 정언명령에 의한 의무론적 윤리관과 벤덤과 밀의 공리주의에
의한 목적론적 윤리관에 대한 서로의 논리를 대입하여 사례를 들어가며 판단을 유보한다.
현실세계를 고도로 추상화 하여 2분법적인 세계로 나누는데 이처럼 명쾌할 수 가 없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너는 누구이다 라고 규정해 준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 하는 문제로 종교 또는 철학에 귀의하여
나름의 해답을 갖으려 노력한다는 생각을 했었으나, 현실세계의 나를 규정함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집단 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지 또는 살아가야하는지를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로 규정해보자면
나 = 노동자, 프롤레타리아
경제정책 = 수정민주주의
정치 = 진보
사회 = 집단주의
윤리 = 목적론적 윤리관
<- 이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김춘수의 꽃이 생각이 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즉! 구체적인 단어로 명사화 하여 어떻게 규정해야할 지 못했던 나의 성향과 성질들을
체계화하여 이름 지을 수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는 시각의 토대를
마련해준 책이라는 점에 감사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거시적 세계관을 형성해 주기에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깔끔한 책이다.
전쟁과 유행은 자본주의라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라 할 수 있다 / 지대넓얕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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