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아이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지복의 성자까지..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그쪽으로 자꾸 치우치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읽는 내내 한밤의 아이들을 떠올리게 한다. 고수가 얇게 회 뜨듯이 끔찍한 현실을 가볍게 농담으로 바꿔버리는 능력.
틸로가 무사를 만나러 여행하는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들어 카슈미르의 이미지를 검색했다. 내 바램과 달리 아름다운 장면을 담은 사진 한 장 찾기가 어려웠다. 목숨을 걸고 그곳을 여행하는 이도 한가하게 풍경 사진 찍는 현지인도 없겠지 싶다.
이승과 저승의 문 사이에서 버티고 있는 그들이 승리하기를, 아름다운 사진으로 꽉찬 갤러리를 갖게 되기를..
만신창이가 된 묘지의 선사들이 만신창이가 된 피수호자들을 보살피며, 두 세계 사이의 문을 (불법적으로, 아주 조금만) 열어두어 이승의 영혼들과 이승을 떠난 영혼들이 같은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처럼 어울릴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삶은 덜 확정적인 것이 되고 죽음 또한 덜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왠지 모든 게 조금은 견디기가 쉬워졌다. - P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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