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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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선생님의 2019년부터 2022년 1월까지 돌아가시기 한달 전까지 노트에 손수 쓰신 마지막글을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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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시를 만났다....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수녀님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몇 년 전인가?
말하는대로라는 노래가 유행?인적이
있었다.
긍정의 마인드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현재를 살아가자~~~~
이건 내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스태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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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쉴새없이 오간 게 내 인생이다.

강변이 아니다. 나는 지금 도시에 산다.
숲과 강변의 나무와 모래가 죽은 곳에서.
2019. 10. 24. 새벽

모든 의미는 여백을 살해할 때 출현한다.
 여백을 죽인 죄는 크다.
짜고 매운 음식을 만든 죄는 크다. 죄의 대가는 죽음이다.

생각은 언제나 문명의 속도보다 늦게 온다

먼 달을 보듯 내가 나를 본다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하얀 종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흰 바탕이 있어야 검은 글씨가 돋아난다.

글을 짓기 전에 마음을 씻어라.

노숙자의 눈물은 눈물이
아닌 게다.
이슬인 게다.
2019. 11. 10.

니체는 아이를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라고 불렀다.

나는 박수 소리가 좋다.
그것은 물방울 하나하나가모여 작은 도랑물로 흐르다어느 마을 냇가로 흐르다벌판으로 흐르는 큰 강물,

밤이 두려운 까닭은 검은 눈동자만 있고 얼굴이 없기때문이다.

늑대하고는 춤을 출 수 있어도나무와는 춤출 수 없다.

모래시계


모래가 다 흐르면
뒤집어 놓는다
새로운 시간 이
시작된다. 모래가
다 차멘 뒤집어
놓는다. 다시 시
간이 계속된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라고 하면서도 책을 주문한다.
읽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런 힘도 이제 남아 있지 않다.
몇 구절 서평 속에 나와 있는 것이 궁금해서, 호기심을참지 못해서다.

늙은이가 젊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단 한마디.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늙어서 죽음을 알게 되면 비극이지만 젊어서 그것을알면 축복인 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에 갇힌 사람이딸기의 씨를 온종일 세어보았다는 이야기.

죽음은 열매처럼 익어간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깃털은 흔들린다.
날고 싶어서.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공깃돌은 흔들린다.
구르고 싶어서.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도
내 마음은 흔들린다.
살고 싶어서.

수식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덜 절박하다는 것이다.

수식어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하나의 명사 하나의 동사남는다. 죽음, 그리고 죽다.

하나님, 이런 것이 바로 사람들이랍니다. 휴지통에 휴지를던진 것이 빗나가지 않고) 들어갔다고 그 사소한 일에도큰 벼슬 한 것처럼 우쭐하고 기뻐하는 것이 바로 당신께서만드신 사람들이랍니다.

북악والله هه산의 능선이 보인다파도 처럼 움직인다2020. 7. 19.

그만 쓰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어린 시절의 그 기억들도 다 사라졌다.

손가락으로 구멍 난 숫자를 찾아다이얼을 돌리던 옛날 전화.

탯줄처럼 코드 선이 감긴검은색 전화.

‘거의‘라는 말이 좋다.
목적지에 도달하면 기쁨도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

용의 눈을 찍지 마라

박을 쪼개면 박아지, 바가지가 된다.
그것은 쪼개진 우주다.
그것이 그릇이다.

70에서 60으로 60에서 50으로 역순으로 내려가는숫자의 끝은 어디인가?

또 하루 간다.
눈물 한 방울
아침밥 먹고 점심밥 먹고
저녁밥 먹고

내가 삼식이가 되었다. 세 끼 밥 먹는 일이 하루를 사는 내의무요 노동인 게다.

코로나만이 아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한다.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세상으로

마스크로 가린 너의 얼굴눈물 한 방울우주의 별보다 더 많은 분자가 있다는 너의 눈동자를발견하고.

광장이 골목이 되었다. 골방이 되었다. 베개가 되었다.
최인훈의 광장은 바다가 되었지만………….

5분이면 깨끗이 끝난다.
이빨 사이에 낀 하루의찌꺼기들이틀니는 플라스틱통 안에서 잔다.

이불을 개키듯 일상의풍경으로 내려다보이는 도시

외기러기 울음소리에
눈물 한 방울
잠잠해진 들판의
까마귀 소리.

서재에 있는 책들은 힘이 없어 지하에 내려가기 어렵고, 손이닿지 않는 높은 서가에 있어 그냥 훑어보는 것도 힘이 듭니다.

많이 아프다. 아프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신호다.
이 신호가 멈추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은 것이 우리가 그처럼두려워하는 죽음인 게다.

아무도 내 아픔을 모른다. 혼자 아프다.

별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해가 떠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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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숲을 잠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기중에서 갑자기 습기가 느껴졌다.

"더스트 안개일까? 하지만 나무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갑자기......"

"공중 운행은 기술이 필요해.

더스트가 휩쓸고 간 숲은 죽음 같은 적막으로 덮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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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우리한텐 자식이 넷이나 있어."

가족, 그 징글징글한 시작과 끝에 대한처절한 애증의 이야기

찹쌀떡이 목에 걸린 채 죽어가는 어머니칼에 찔린 채 피 흘리는 아버지누가 그들을 죽였나

"우리가 살아봤자 기껏해야 10년, 그럼 이 집값을 10으로나눠도 연봉 2억이 넘어. 하루도 안 쉬고 밤에 잠 안자고 일해도 너 그 돈 못 번다. 그런데 힘들긴 뭐가 힘들다고 동네방네 떠들어대? 병든 부모 놔두고 얼어 죽을놈의 무슨 연애질이야! 그런 건 우리 죽고 나면 해!"
- 본문 중에서

"뭐? 그래서 지금 엄마 탓이라는 거야? 갈 때 1박 2일이라고 분명히 너도 약속했어. 근데 이제와서……….

"그만큼 맏이 노릇 했으면 됐잖아요. 이제 날 좀 놔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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