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 2 -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원작소설!
이병주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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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과 비> 1권에 이어 2권을 만났다. 10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언제 읽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1권을 읽는 순간부터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대하소설이다 보니 등장인물들이 많고 사건들이 얽혀있어 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서도 1권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았다. 그 인물들의 관계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관계이며 그 안에서 무슨 사건들이 펼쳐질지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것이 작가의 힘이 아닐까 한다. 늘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팽팽한 긴장감으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2권은 연치성, 여로유정, 계수동영이라는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제목만으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가늠이 안된다.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더 흥미를 가지게 되는지 모르겠다. 한자어가 많이 등장하여 읽기의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스토리에 빠져들면 그것은 읽기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2권의 첫 등장은 연치성이다. 최천중의 포부는 천하의 인재를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 1권에서 정씨녀, 고한근, 최팔용, 만돌(유만석), 구철용 등의 조력자들이 있었는데 무술에 뛰어난 연치성까지 합류를 하게 된다. 만돌이라는 캐릭터가 웃음을 준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그는 주인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거짓말을 멈추지 않는다. 그것도 재주라 여기며 최천중이 데리고 왔다. 양치기 소년처럼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그가 앞으로 어떤 거짓말로 최천중을 도울지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2권에서 능청스러운 그의 거짓말이 시작된다. 최천중에게 해가 가지 않는 것을 고려한 만돌의 이야기를 눈앞에서 본다면 우리들도 넘어갈 것 같다.

 

난세를 살려면 자기 능력을 다해야 하는 거여. 인륜이니 도덕이니 하는 것은 양반들이 자기들 편하려고 만들어 놓은 방편인 거여. 그 방편을 부수고 우리는 일어나야 하는 거여. - p.232

 

최천중 일행은 한양을 떠나 자신이 꿈꾸는 것을 위해 하나씩 기반을 만들어 간다. 그가 마주하는 사건들을 보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힘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어떤 이익을 누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디서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최천중이 살아가는 시대에는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부를 누리고 그것을 악용하는 일이 많다. 그가 만드는 세상에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며 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궁금해진다.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는 고시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한자를 몰라도 이야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사건이나 인물들의 특징과 맞물려서 볼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시들은 이야기 안에 풀어가고 있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인물이나 사건과 어울리는 시나 문장들로 표현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야기 속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이 마주하는 바람이 아직은 세차게 느껴지지 않는데 앞으로는 폭풍같은 여러 위기가 찾아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더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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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과 비 1 - TV조선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의 원작소설!
이병주 지음 / 그림같은세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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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과 비>의 드라마 제작 소식을 듣고 발 빠르게 움직여 만났다. 책을 먼저 읽으려 했는데 드라마가 시작하였다. 10권이라는 구성의 방대한 양 때문에 책을 먼저 읽기는 어려움이 있어 드라마 시청과 병행하며 읽어야 하지 않을까. 원작이 있는 드라마는 서로 다른 점을 찾는 재미도 있다. 똑같이 만들지 않고 인물의 구성도 조금씩 다르다. 책이 주는 느낌과 다르겠지만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 속의 인물들이 주는 상상을 하는 재미를 갖고 싶다면 드라마 시청은 잠시 미뤄두어야 하지 않을까.

 

 

 

1권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인물들이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사건들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것을 살짝 맛볼 수 있다. 여러 인물의 중심에는 최천중이 있다. 점술사이며 관상가인 그는 점술을 통해 망조를 보았다. 점술사들은 자신의 운명은 보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최천중은 자신의 점을 쳐서 운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살짝 부러웠다,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다면 나쁜 일은 피해 가고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자신이 왕이 될 수는 없지만 왕의 아버지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왕의 아버지가 되기 위한 행동이 노력인지는 잠시 고민이 된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이 과연 정의로운 일인지 의문이 든다.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당시 상황이나 허구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어느 정도 감안하고 볼 내용들이다.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보다 조력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천중은 사람 보는 혜안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각자 어떤 능력을 가졌으며 그 능력을 자신에게 어떻게 활용할지 알고 있다. 관계 맺기를 잘 하고 있다. 상대의 약점을 노리기보다는 그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며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 그들과 함께 자신의 꿈을 이루어갈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게 보게 된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없을까를 나는 생각하지 않소. 꼭 이뤄야 할 일이라고 믿고 있는 거요. 사람에겐 단 한 가지만이라도 믿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소? 믿는 게 없다면, 이 험악한 세상을 뭣 때문에 살겠소? - p.219

 

1권에서는 구체적인 상황들을 만날 수 없지만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궁금하게 만든다. 10권이라는 방대한 양의 이야기 중에 이제 1권을 만났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인물둘과 사건들이 전개되고 있다. 첫 장면에서 혼자 등장한 최천중이었는데 1권이 끝나갈 무렵에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생긴다. 흔들리는 역사 앞에서 이들은 어떤 나라를 꿈꾸며 원하는 지도자를 만들어 갈까. 읽기 힘든 시간이 아니라 2권을 기디리게 만드는 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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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거의없다(백재욱)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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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알게 된 것은 <방구석 1열>을 통해서였다.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지만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영화 관련 프로그램이나 영상들을 자주 보고 있다. 영화에 관심이 있음에도 작가에 대해 알지 못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영화에 대한 소개의 전달력이 좋아 작가를 검색하여 관련 내용들을 보게 되었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갑다.

 

유튜버로 잘 알려진 '거의없다'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는 누구나 가질 만한 의문이다. 영화를 전달하는 것과 무관할 수 있는 내용임에도 그전부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부분이다. 닉네임을 만들진 과정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르나 스토리가 다를 것이다. 그런 것들을 떠나 인기 있는 작품들이 있다. 작품성이 뛰어나 안 보면 안 될것 같은 영화도 있지만 가끔은 남들이 다 보니 궁금해서 찾게 되는 영화도 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영화보다는 망한 영화를 다루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만으로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다. 망한 영화들은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았기에 관심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걸작선>을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매력을 보는 경우도 있다. 그가 다루는 콘텐츠의 특별함 때문인지 책을 보는 재미도 크다.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라이, 나는 전설이다, 범죄도시, 청년경찰,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 등의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각 장의 이야기속에 만나는 영화들은 여러 편이다. 이렇게 많은 영화가 있어나하는 생각과 함께 못 본 영화가 더 많고 봐야 할 영화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다. 작가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톡톡 튀고 흥미롭다.

 

 

가끔 평론가들의 영화평을 보면 영화가 더 어렵게 다가올 때가 있다. 영화가 전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만 가끔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안에 담긴 모든 내용들을 다 알아야 할 의무는 없는 거라 생각한다.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사람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을 만나는 느낌은 편안함이다. 어려운 용어나 표현들로 거리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과 다른 영화들과의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풀어가고 있다.

 

책을 읽는 분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들지도 않을 거다. 나는 당신에게 뭔가를 가르칠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냥 경험을 공유하는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p.16

 

작가가 시작하면서 말하는 이 부분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독자도 뭔가 알아내고 배우려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어도 되지 않을까. 영화를 영상이 아닌 글로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그 시간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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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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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내기 위해 원고를 고치면서 그 두가지의 나와 맞닥뜨려야 했다. 2007년 이 책의 작가와 2020년 이 책의 독자. 우리는 둘 다 변했고, 또 변하지 않은 것 같다. - 새로 쓴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말을 보면서 독자로서 2007년에 이 책을 만난 나와 2020년에 만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대로라고 생각하지만 분명 달라진 것이 있다. 그래서일까. 같은 책을 보면서 처음 만났을 때와 다시 만났을 때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있다. 공감은 경험에 바탕을 둔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많은 경험을 가졌기에 같은 내용을 보더라도 공감하는 부분이 달라진다. 변화가 두려운 것인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도 상황에 때라 다를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만나는 독자뿐만 아니라 다시 만나는 독자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생각의 시간을 주는 책이다.

 

 

 

표제작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포함하여 여섯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건강에 관심이 많다. 건강과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모습까지 생각하여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에 집중한다. 다이어트의 목적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언뜻 보면 다이어트를 강박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성인이 될 때까지 늘 뚱뚱한 몸으로 살아간 화자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보내는 일상은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좋은 변화를 위해 애쓰는 일임에도 주변 사람들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가 어려워진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들이 먹는 음식들은 화자의 다이어트에는 적이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식사를 하고 그 과정을 혼자서 맞서고 있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다수가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어떤 사람들이다. - p.18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 축복받지 못한 출생이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그의 모습은 냉소적이다. 오랜 시간 비만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던 그에게 변화가 생긴다. 그가 이야기처럼 집단적 가치에 의해 떠밀려 가는 것이 싫다고 우리는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묻혀 가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다른 일들도 내가 정말 원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아버지 앞에서 그가 먹던 국밥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이어트를 위해 탄수화물은 가까이하지 않았던 그가 무너진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일까.

 

 

은희경 작가의 작품은 삶의 정답은 주지 않는다. 읽으면서 각자의 방법으로 길을 찾아가게 한다. 이번에 만난 여섯 편의 이야기들도 읽는 동안뿐만 아니라 책을 덮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제의 어려움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각자의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 과정의 시간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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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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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일주일에 몇 번은 택배를 받는다. 요즘은 택배를 더 많이 이용한다. 이 책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책을 읽고 나면 택배 배송을 하는 분들의 노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다. 시기적으로 비대면 택배가 많아졌지만 대면을 할 경우에도 별다른 이야기를 주고받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택배를 주고받는 짧은 시간 동안 상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종종 다양한 이유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말이 따듯함으로 다가와 힘을 주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귀한 시간을 뺏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한다. 택배기사분들의 관점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문득, 나는 어떤 모습과 마음으로 배송된 물건을 받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일상이 사막이라는 사람이 있다. 숙소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보고 택배 일을 시작한다. 그가 맡은 지역이 행운동이라 주위 사람들은 행운이라 부르며 그도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소개를 한다. 말이 없어 과묵한 것인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말을 줄이는 것인지 처음에는 궁금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어느 정도 나의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있다. 최소한 이름이나 나이, 사는 곳에 대한 정보 등은 공유한다. 하지만 행운이는 그런 과정들을 싫어한다. 자신의 삶 속에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 싫다고 해서 들어오는 누군가를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행운이가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은 다소 엉뚱하지만 조금은 부러운 부분도 있다. 철저히 자신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다.

 

주위 풍경이나 사람에 관심이 없는 인간이니까. - p.27

 

행운이는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지만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그런 것이 싫음에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해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힘이 난다. 행운이에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힘들고 지칠 때 마지막으로 잡고 싶은 희망의 끈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고민을 들으면 위로를 해주려고 한다. 행운이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내뱉듯이 던지는 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들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행운이의 삶 속으로 침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처음에는 그의 정체가 궁금했다. 결국 나도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라는 핑계로 그에 대한 삶이 궁금했다. 어떤 사연으로 행운동에 오게 되었으며 이전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현재 사람들과 어떤 모습을 살아가는 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는 다양한 영화와 책, 음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책이나 영화 속 문장으로 대신하고 있다. 그 책이나 영화 등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는 뒤표지의 문구처럼 우리의 현실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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