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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우주 ㅣ 반올림 51
오시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평점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우리는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아픔을 가늠하지 못한다. 그 슬픔을 얼마나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을까. 그 누구의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이별을 받아들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이별은 받아들이기 더 힘들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언젠가 이별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별의 슬픔은 크기가 작아지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 누구와도 이별을 생각하지 못했다. 점심에는 아빠가 만들어준 비빔국수를 먹고 친구 기철이가 돌아간 뒤로 이종격투기 방송을 봤다. 구름 한 점 없었던 하늘이 문제였을까. 겨우 두 숟갈 먹었는데 아빠는 구름이 없다는 이유로 먼저 밖으로 나갔다. 천문학자인 아빠는 우주를 좋아해 아들 이름을 '우주인'으로 지었다. 주인이는 그날을 후회한다. 하늘에 구름이 있었더라면, 아빠를 따라 같이 갔더라면 지금 혼자 남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빠가 나간 뒤 한 시간 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자신의 옆에 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아빠는 이제 없다 아빠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오기 싫었던 섬이지만 아빠를 두고 그냥 떠날 수 없다. 함께 가자던 고모에게 아빠 곁에 잠시 더 머물겠다고 말을 한다. 고모는 걱정이 되었지만 친구 기철이네 있겠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사실, 기철이네 집에 머무르는 것이 불편하다. 얼마 전 말다툼을 하고 서로 말을 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가 떠난 후의 슬픔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그 슬픔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우연히 낯선 사람을 만나면서 주인이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조금은 어수룩한 사람의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자 '삼촌'이라 말하며 함께 생활한다. 그 사람은 경찰에서 찾고 있는 범죄자일까. 아니면 다른 존재일까. 삼촌의 진짜 존재를 알게 된 주인이는 비밀로 하고 그와의 시간을 행복하게 보낸다.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아빠처럼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직 어린 주인이는 아빠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친구 기철이에게도 사과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그럴 때 만난 사람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차분한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가 어떤 존재이고 이름이 '스론'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아빠와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스론과는 행복한 이별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목구멍이 뻣뻣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간신히, 정말 간신히 말을 했다. 아빠에게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이었다.
"잘 가요." - p.207
스론을 만나면서 아빠와의 이별도 받아들이게 된다. 아빠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아빠와 보냈던 행복한 시간들이 앞으로 살아나갈 힘을 준다. 늘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겠지만 이제는 작별의 인사를 씩씩하게 할 수 있는 '우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