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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영화 <노예 12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라 더 관심이 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 영화로는 만나지 못하고 이렇게 책으로 만나봅니다. 표지의 손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감히 그의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이해한다고 말할수는 없겠죠.
<노예 12년>은 평범한 삶을 살던 솔로몬 노섭이 12년의 노예 생활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1853년 '뉴욕 타임스' 1면에 소개되고 이후 3개월만에 책으로 출간 되었다고 합니다.
뉴욕 시민 솔로몬 노섭, 위싱턴시에서 1841년 납치되어 루이지애나의 레드 강 근처
한 목화농장에서 1853년 구출되기까지
표지에 있는 띠지의 이 한 문장으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수 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가 어느날 노예가 된 것입니다. 도움의 손길은 없고 그를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정말 처절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 것입니다. 누구를 원망할수 있을까요. 누구 탓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아버지를 도와 농장일을 하며 남은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솔로몬 노섭. 바이올린은 운명에 대한 고통스러운 상념들을 잊게 해준 까닭에 위안의 근원이 됩니다. 1829년 크리스마스에 흑인 처녀 앤 햄프턴과 결혼하여 엘리자베스, 마거릿, 알론조 세 자녀를 낳아 행복한 삶을 살아갑니다.
1841년 그에게 이해할수 없는 일이 일어납니다. 메릴 브라운과 에이브럼 해밀턴이라 소개하는 두 사람이 솔로몬을 찾아 옵니다. 서커스단과 연결되어 있어 뉴욕까지 간다면 매일 1달러를 주고 야간 공연 연주때는 3달러를 추가로 준다고 제안합니다. 달콤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따라 나섭니다. 누구보다 친절하고 항상 솔로몬을 챙겨주는 두 사람. 일을 하지 못할때도 돈을 챙겨주니 그들을 믿지 않을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것이 그들의 계략인 것입니다.
뭔가 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누구에게 해를 입힌 적도, 법을 어긴 적도 없는 뉴욕의 자유 시민이 이렇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본문 44쪽
이제 솔로몬 노섭은 없습니다. 이제는 노예 '플랫'만 있을 뿐입니다. 노예 상인 제임스 H.버치가 인수인에게 제출한 이름은 솔로몬이 아닌 플랫인 것입니다. 이제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정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여러 곳에 팔려가며 하루종일 일만 죽어라 합니다. 왜 맞는지 이유조차 알수 없을 정도로 채찍질에 익숙해집니다. 그에게 자유는 찾아올까요. 언제까지 이렇게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12년의 노예 생활은 정말 처절합니다. 목화밭에서 가지 하나만 부러뜨려도 25대나 맞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50대, 심지어는 500대까지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늘 도주를 생각하지만 그에게 그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자전적 이야기라는 것에 충격을 받지 않을수 없습니다. 영화나 책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 노예들의 삶이 어떠한지 우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마주하며 흥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분명 노예제도는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나 우리들 뒤에 숨어서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간혹 방송에서 나오는 그들은 솔로몬의 주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어딘가에서 솔로몬 아니 플랫처럼 자신의 권리를 잃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유라는 이름을 가져다 주어야하지 않을까요. 더이상 이런 비인간적인 일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