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애쓰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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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애쓰지 마."

얼마 전 지인에게 들은 말이다. 내가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무심한듯 나에게 한마디 한다.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에서인지 내 능력밖의 일에도 애를 쓰는 편이다. 가끔은 나의 능력과 무관한 일들을 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도 많다. 그런 일들을 종종 보았기에 지인은 나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애쓰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라 그런지 이 책을 보며 또한번 마음이 먹먹해져 온다. 이 말을 하는 것은 나의 행동에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를 생각하며 해주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너무 애쓰지 말아요

너무 다정하고 너무 착해서 상처받는 당신

 

지나온 시간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학창시절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이 들은 말은 쑥스럽지만 '착하다'라는 말이다. 그 말과 함께 바보같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마지막엔 '바보같은 아이가'라는 말을 꼭 남겼다. 일기장을 봐도 나를 바보같은 아이라고 말했다. 착하게 살고 싶었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손해보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 어쩌다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그 마음이 나를 더 힘들게하니 결국 손해보며 살았던 시간이 많다. 나의 이런점을 좋게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런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절하지 못하고 내가 가진것을 주는 일이 허다하니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그건 착한게 아니라 바보같은 거라고 말한다.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가끔은 이런 일로 힘든 것이 사실이다.

 

더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남에게도 당신을 도울 기회를 주세요. - 본문 23쪽 

 

 

치과의사이자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3만 명 이상의 카운셀링 경험과 의학 전문상식으로 바탕으로 한 환자와의 세심한 대화를 중시하는 치료법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아니,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내 마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이해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는 크고작은 상처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글이 담겨있다. 우리들은 왜 이렇게 상처를 받으며 사는 것일까. 온통 상처받는 이들의 모습만 보인다. 그렇다면 누가 그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일까.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주는 상처들도 많을 것이다. 그만큼 열심히 산다는 것이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

 

내 안의 문제, 가족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등에서 생기는 마음의 상처들. 혼자 잘하려고 애쓰고 좋아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기는 힘겨운 시간들, 나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해서 생기는 마음의 상처 등 정말 많은 상처들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런 우리들에게 괜찮다며 토탁거린다. 너는 왜그러냐며 핀잔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다고 우리의 실수를 감싸준다. 사람이 완벽할 수 없기에 실수도 하고 나의 부족한 점은 누군가 채워주는 것이다. 마음에 난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이렇게 위로의 글을 보면서 조금씩 단단해져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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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서명 셜록 홈즈 전집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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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탄생시킨 '아서 코난 도일'. 의사인 그가 병원을 개업하고 환자가 적어 남은 시간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환자가 적은것에 감사해야하는 것일까. 그가 바쁜 의사로 살았다면 우리는 셜록 홈즈를 만날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1887년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인 <진홍색 연구>를 발표하고 2년 뒤에 두 번째 이야기인 <네 개의 서명을>을 출간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특별한 이유없이 책을 읽어야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에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그렇기에 <셜록 홈즈 전집>을 다시 읽고 있는지 모른다. 첫번째 이야기 <진홍색 연구>를 읽은 후 이제 두번째 이야기인 <네 개의 서명>을 읽고 있다. 표지를 보며 1권과 같구나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1권과 달라진 것이 있다. 아이들이 두 개의 그림을 놓고 틀린그림 찾기 놀이를 하듯 두 권의 책을 비교해 보았다. 역시 왓슨에게서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 전권과 달리 왓슨이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이야기는 왓슨에게 중점을 두고 봐야하는 것일까. 1권에서는 홈즈의 추리력에 놀라기만 하는 왓슨을 만났다. 이번에는 홈즈의 활약뿐만 아니라 왓슨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관심이 간다.

 

 

셜록 홈즈 전집 2 - 네 개의 서명

 

우리들은 추리소설을 읽으며 추리가 아닌 추측을 하는 경우가 있다. 증거를 근거로 한 추리가 아닌 우리 마음대로의 추측. 이런저런 추측으로 사건의 핵심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홈즈를 따라 가는 것은 힘든 일인가보다. 이 책을 읽는내내 추리가 아닌 추측을 했으니 말이다. 

                               

나는 추측은 하지 않아. 추측을 하는 나쁜 습관이 버릇이 되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거든. - 본문 19쪽

 

이번 사건의 의뢰인은 소박한 옷차림의 금발인 젊은 아가씨 모스턴 양이다. 인도에 주둔하던 연대의 사관이였던 아버지가 사라진지 10년이 되었다. 약 6년전부터는 진주가 담긴 똑같은 상자가 배달되었다. 바로 오늘 아침에는 날짜와 시간, 장소를 말하고 친구 두 명과 함께 나오라는 편지를 보냈다. 경찰에게는 알리지 말고 두 명의 친구와 나오라는 편지 내용을 보고 모스턴 양이 홈즈를 찾아 온 것이다. 이렇게 편지 한통으로 시작된 사건. 이 사건에서 홈즈는 어떤 활약을 하게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2권의 제목은 '네 개의 서명'이다. 제목이 없는 책은 없을 것이다. 작품을 처음 만나는 것은 제목부터이다. 그렇기에 제목은 이야기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번 이야기의 제목은 왜 '네 개의 서명'일까. 사건 의뢰인 모스턴 양의 아버지 가슴에 필기체로 '네 개의 서명'이라는 쪽지가 꽂혀 있는 것이 발견된다. 다시 만나게 된 아버지는 시체로 발견되고 그의 가슴속에 쪽지 하나가 꽂혀 있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설프게 홈즈의 추리를 따라하는 일은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에게는 우리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이 분명 있는듯 하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의 뛰어난 관찰과 추리력에 놀라고 왓슨의 핑크빛 사랑도 만나게 된다.

 

끊임없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홈즈의 이야기. 그만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많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올해 '셜록 3'가 TV에서 방영되어 챙겨보기도 했다. 이처럼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늘 찾게 되고 사건을 해결해가는 그의 카리스마에 다시한번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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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색 연구 셜록 홈즈 전집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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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두권씩 읽다보면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는가하면 소장하고 싶은 책들도 있다. 읽고 싶은 책들을 모두 살수 없기에 가끔은 도서관이나 주변에서 빌려 읽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가 꼭 구매하여 읽고 소장하고 싶은 책들의 목록 중 하나는 셜록 홈즈 전집이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셜록 홈즈는 알 것이고 책도 한두권쯤은 읽지 않았을까. 어떻게보면 다 아는 내용이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몇번이나 읽은 책이지만 곁에 두고 계속 보고 싶은 책 중 하나이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만큼 재미있게 본 것은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이다. 그의 소설에도 '뤼팽'이라는 탐정이 나온다. 홈즈만큼이나 매력적인 인물이다. 친구들과 두 인물을 놓고 누가 더 매력적인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뤼팽에 대한 언급을 한다. 왓슨이 홈즈에게 뒤팽을 닮았다는 칭찬을 했을때 보인 홈즈의 반응이 우리를 웃게 만든다. 뒤팽이 이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를 칭찬할 생각으로 뒤팽 이야기를 꺼냈겠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뒤팽은 나보다 한참이나 수준이 낮아. 15분이나 입을 다물고 있다가 문득 떠오른 것처럼 그럴듯한 말을 꺼내서 생각에 잠겨 있는 친구를 방해하는 건 얄팍한 허세일 뿐이야. 물론 분석하는 재능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포가 만들어 내고 싶어 앴던 천재와는 아주 거리가 먼 인물이라네." - 본문 31쪽~32쪽

 

 

셜록 홈즈 전집 1 - 진홍색 연구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 설레인다. 얼굴이나 옷차림이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표지속 인물들이 누구인지 안다. 그만큼 인기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린시절 동화로 처음 만났던 기억 때문에 한동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추리소설리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당연히 지금은 아니다. 그렇기에 꾸준히 읽고 다시 읽으며 소장하고싶은 책인지 모른다. 축약본이 아닌 문예춘추사의 <셜록 홈즈 전집> 완역본을  만나며 지금의 더위를 잊어보려 한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어린시절 동화속에서 만난 왓슨은 셜록 홈즈의 조수로 나온다. 선입견이 무서운 것은 처음 그렇게 만났기에 오랜 시간동안 왓슨은 단지 셜록 홈즈의 조력자일 뿐이라고 생각을 했다. 관찰과 추리가 뛰어난 셜록 홈즈이지만 그의 곁에 왓슨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는 조수가 아니고 조력자 이상의 인물인 것이다.

 

<셜록 홈즈 전집>1권은 '진홍색 연구'이다. 이 책에서는 본격적인 사건의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홈즈와 왓슨의 운명적인 첫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말 그대로 운명이 아닐런지.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그들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들을 흥미롭게 보는 것이다. 홈즈는 오랫동안 같이 살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스탠퍼드는 말했지만 그들은 환상적인 콤비로 우리들에게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추리 소설의 묘미는 사건을 따라가며 실마리를 찾아보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읽는 독자들의 흥미를 빼앗는 일이라는 생각에 홈즈가 해결하는 사건의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 그 누구도 셜록 홈즈의 추리를 따라가지 못한다. 증거가 모이기 전에는 절대로 성급하게 추리하지 않는 셜록 홈즈의 대단한 능력을 확인할수 있는 '진홍색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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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 메메드 - 상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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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적이 생길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런 현실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면 벌써부터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우리에게도 홍길동, 임꺽정 등 탐관오리들의 재산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었던 인물들이 있다. 왜 훔쳐야만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일까.  다른 이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그들이 나선 것이다.

 

<의적 메메드>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터키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인 '야샤르 케말'의 작품이다.  소외되고 억압받는 민중의  고통을 문학으로 대변해 온 작가는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도 거론된다고 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소설을 쓰는것 이상이였다고 작가는 말한다. 새로운 세계를 열고 새로운 형상들을 발견해 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말하는 작가. 그가 말하는 의미들을 우리들도 이 작품을 통해 찾을수 있을까.

 

 

엉겅퀴의 땅, 디켄리 평야에는 다섯 개의 마을이 모여 있다. 이 마을에 모여사는 주민들 대부분은 땅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 마을의 땅은 전부 지주인 압디의 것이다. 디켄리 평야는 세상과 동떨어져 고유한 관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별개의 세상이다. 디켄리 바깥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삼 년에 한번 세금 공무원이 이 마을에 들릴 뿐이다. 이 별개의 세상 주인은 압디인 것이다. 그의 말이 곧 법인 것이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말라깽이 메메드. 지주인 압디에게 맞는 것이 죽는것만큼 싫어 도망친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누구하나 앞에 나서지 못한다. 엄마에게조차 한마디 말없이 도망쳐온 어린 소년의 마음은 어떠할까. 고생이 심해 키가 자라지 못하고 어깨와 다리도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팔과 다리는 삐쩍 마른 나무토막 같다. 이 말라깽이 소년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우리는 영웅을 꿈꾼다. 지금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주고 부당한 현실에서 벗어날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은 왜 우리의 영웅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많은 사람들. 그로 인해 슬픈 현실과 마주할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렇기에 의적 메메드와 같이 숨어 있는 영웅들이 나타난다. 권선징악은 동화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길 바란다. 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다섯 마을의 주민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나쁜 지주 압디. 포악한 지주인 압디에게 어떤 벌이 내려질까.

 

나는 말라깽이 메메드다. 내 어머니와 내 사랑하는 여자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우리 마을 사람들과 가난한 모든 사람들의 복수를 위해 내가 여기 왔다! 그놈을 내놓아라! 압디를 넘기지 않으면 우린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 하권 본문 355쪽~356쪽

 

우물안 개구리였던가. 물방앗간 마을에 살던 메메드가 처음으로 자신이 살던 곳을 벗어나 알게 되는 새로운 사실들. 자신들의 마을과 달리 개인이 땅을 소유하고 가게들도 주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도 잊은체 살아왔다. 이제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하는 메메드이다.

 

지주 압디도 사람이고, 우리도 사람이야……. - 상권 본문 109쪽

 

악덕 지주 밑에서 매를 맞으며 일을 해야만했던 한 소년이 청년이 되어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의적이 될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이다. 책을 덮으며 씁쓸함을 감출수 없는 것은 현실에서도 압디와 같은 인물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리사욕에 눈이 먼 사람들. 무조건 자신만 행복해지려는 사람들.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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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뇨 전염병 감염자들의 기록
에두아르도 라고 외 지음, 신미경 외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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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도서관이나 다른 사람에게 책을 빌려서는 잘 읽지 않는다. 꼭 내가 사야하는 그리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 학창시절 대부분의 용돈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지출의 절반 이상은 도서구매 비용이였다. 책을 좋아한다면 그 돈을 아까워해서는 안되지만 가끔은 가벼운 내 주머니에 비해 책값이 비싸게 느껴지는 나쁜 독자이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우선 이 책의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지랖넓게 이런 가격으로 판매하면 수익이 있을까라는 걱정이 된다. 단돈 2,666원. 이 가격은 로베르토 볼라뇨의 대표작 <2666>에 의해 책정된 가격이라 한다. 그가 이런 제목의 작품을 남겨서 고맙다고 해야할지, 이 가격을 책정한 출판사에고맙다고 해야할지^^ 부담없는 가격으로 인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첫장을 넘긴다.

 

 

이 책은 2010년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한 글로 엮어 낸 프랑스의 잡지 『시클로코』3호의 내용과 국내 필진의 글을 함께 실은 책이다. 국내외의 작가, 비평가, 번역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를 사랑하는 퍈들이 로베르토 볼라뇨를 주제로 작가론, 작품론 등의 비평과 더불어 그에 대한 에세이와 그의 작품을 모티브한 오마주 작품을 담았다. - 앞날개 중에서

 

로베르토 볼라뇨는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추앙받는 소설가이며 라틴 아메리카의 최후의 작가라고 한다. 그에게 어떤 매력이 있길래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감염된 것일까. 그의 많은 작품들 중 <팽 선생>만 읽었기에 그에 대해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읽은 한 작품만으로 그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강렬함을 남긴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 작가의 책을 겨우 한권 읽었기에 오마주 작품들을 만나면서 좀더 많은 재미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작가의 작품들을 읽고 이 책을 만났더라면 읽는 재미도 컸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 작가의 책들을 찾아서 읽어야겠다는 동기가 된 책이기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직은 내가 느끼는 볼라뇨이기보다는 책에서 말하는 볼라뇨에 대해 알아간다.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지도 못했고 그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아 배우면서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이는 그가 편집광적인 면이 있고 문학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취했던 자세는 망보기였다고 말한다. 또한 이단아이자 선동가였다고 한다. 아직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작가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통해 그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여러 작가들의 글이 있지만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에 관심이 간다. 그들의 글이 좀더 이해하기 쉬웠는지도 모른다^^ 눈에 띄는 글은 독서일기의 저자인 정정일의 <야만스러운 탐정들>에 대해 이야기이다. 평소 그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독서량에 놀라웠기에 어떤 이야기들을 할지 궁금했다. 그가 남긴 글보다는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읽고 남긴 그림 하나가 더 눈길을 끈다. 볼라뇨가 그린 그림을 흉내내어 그렸다고 하니 작가의 작품을 읽고 다시 이 그림을 본다면 지금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거라는 생각이다.

 

믾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또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글을 쓴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볼라뇨 전염병에 감염된 많은 사람들.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아직은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다른 누군가도 전염될 것이다. 나또한 작가의 작품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으니 감염된 것이 맞는듯. 이 책을 읽는 분들도 볼라뇨 전염병에 감염되는 행복을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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