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기 개천기
박석재 지음 / 동아엠앤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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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우연히 학교 도서실을 들렀던 내게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무척이나 오래되어 그 당시의 출판되지 않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 책은 바로 '환단고기'였다.

'단군이 건국하신 고조선을 시작으로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라는 문구를 자랑하듯이 내거는 언론매체를 비웃듯이 이 책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점점 이 책이 말하는 것들을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지기까지 했었다.

허나 그것이 위서로 판정받게 되고 공식적 역사서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 것을 알게 되고 나름 큰 실망을 하기도 했었다.

 

'개천기'는 이런 어린시절의 실망감을 조금은 덜어주는 책이라 하겠다. 개천기는 환단고기와 단군세기를 바탕으로 역사를 재구성한 역사소설이다. 환웅이 하늘에서 풍백, 운사 , 우사를 데리고 우리 한반도를 내려와 나라를 건국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여 우리나라의 역사의 우수성과 뛰어난 민족성을 자랑하는 책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개천기는 천문과 연관이 많은 책이다. 하늘을 숭배하고 하늘을 연구하고자 했던 우리 조상들의 노력과 업적들을 저자는 주인공 해달을 통해 우리에게 알린다.

또한 천문을 이용하여 윷놀이, 태극기의 탄생 그리고 타국과의 전쟁에서 큰승리를 하는 것 등의 픽션을 첨가하여 독자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고 흥미로운 요소를 부여한다는 것도 매력적인 구성이다.

천문학적인 이야기에 주를 이루기에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쉽게 풀이하여 독자들에게 설명한다는 것도 이 책의 흥미요소라 하겠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건국신화와 고서들을 통한 역사소설이라는 점은 맘에 들지만 구성력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이 있다.

태평성대를 이루려는 배달국의 배경과 천문학적인 요소들이 집중되었기에 정작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갈등적인 요소가 없다는 점이 이 책의 아쉬운점이다.

저자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알 수 있으나 조금은 극적인 요소들로 감동을 주었다면 더 좋은 스토리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대한민국의 정세를 살펴보면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너무나 많이 보인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도 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은 과거 우리 조상들의 끊임없는 수고와 노력으로 일구어진 자랑스러운 나라라는 점을 인식하고 보다 살기 좋고 발전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은 읽어봐도 좋은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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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이야기 4 - 정나라 자산 진짜 정치를 보여주다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4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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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4대문명의 발상지의 하나로써 그 역사는 무수히 길고 장대하다. 이런 중국의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과 가르침을 제시한다.

중국의 고대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역사는 위, 촉, 오의 삼국지일 것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들과 그들이 살아온 흔적들은 후세에 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등장하기 수백년 전 중국이라는 거대한 영토에서 수 많은 영웅들이 활약하던 시대가 있었다. 군웅할거라 불리는 그 시대 바로 춘추전국시대이다.

 

'춘추전국이야기'는 중국의 찬란하면서 격변기였던 춘추전국시대를 다룬 책이다. 시리즈별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3권은 강대국이였던 나라들을 다루었고 4권 '정나라 자산 진짜 정치를 보여주다'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던 소국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군웅할거시대였기에 많은 나라들이 생겨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었다. 그러나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도 약소국의 위상을 꿋꿋이 이어가던 나라가 있었다. 바로 정나라이다. 이 책은 정나라시대의 재상 자산의 이야기를 다룬다.

 

자산이 태어난 정나라는 지리적 위치로는 중원의 핵심적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당시 2강이라 불리던 진나라와 초나라에 둘러쌓여 항상 위기의 분위기속에서 나라가 지속되어야만 했다. 이런 특유의 정세속에서 자산은 남들과는 다른 정치적 식견을 보인다.

약소국이 아닌 강소국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제시한다. 강대국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약소국의 모습에서 강대국들에게 약소국의 떳떳함과 명분을 제시하는 강소국이라는 모습을 보이고자 했던 것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뛰어난 재상이라 불리는 인물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바로 국제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자국을 부강시켰다는 것과 민생을 잘 살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산 역시 뛰어난 식견을 보인다. 정나라를 둘러싼 강대국들 사이에서 정나라를 강하게 키우려했고 더불어 정나라의 민생과 치안을 지키고자 했었다. 그랬기에 정나라라는 작은 소국의 재상이 후세에 큰 평가를 받는 것이다.

 

정나라의 모습은 얼추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겹쳐보인다. 대한민국의 지리적 위치는 중국과 일본 나아가서는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중국과 미국이라는 강대국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약소국( 상대적인 약소국이지 절대적인 약소국이 아니다.)의 모습은 간어제초(間於齊楚)와 같다.

그렇기에 정나라의 자산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바라는 위정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정나라라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난 자산, 진나라와 초나라라는 강대국에서 태어났더라면 보다 큰 활약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난세속에서 영웅이 태어난다는 말이 있듯이 작은 배경이였기에 자신의 가치를 돋보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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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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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폐쇄적인 시대, 가장 치명적인 사랑 >

 

단군이 조선을 건국한 이래 가장 폐쇄적이고 가부장적인 시대를 꼽으라한다면 바로 이성계가 건국한 조선일 것이다.

주자의 성리학을 건국이념으로 삼고 유교윤리를 중시하던 시대, 실리를 버리고 명분을 중시했던 시대이다.

그런 시대에서 점차 사회는 폐쇄적으로 변하게 되고 폐쇄적일수록 그 안에 어둠은 더욱 어두워진다...

 

소설 '채홍'은 여성의 인권이 차별되던 시대 조선의 이야기이다. 잘 알다시피 조선이라는 시대는 가부장적인 시대이다.

당시 여성들의 인권은 남성들과는 차별적이였다. 여성들 중 궁에 살던 여인들은 특히 더 차별적이였다.

임금이라는 한 사람만을 바라보면서 한 평생을 살기에 그들의 운명은 이미 가혹한 것이다.

 

채홍은 세종의 며느리이자 문종의 정비였던 순빈 봉씨의 시대를 벗어난 사랑이야기이다.

순빈 봉씨 역시 조선의 여느 왕비처럼 문종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사랑은 문종의 외면함과 무뚝뚝함에 점차 빛을 잃어가고 그 빛은 다른 곳을 향하게 된다. 이성이 아닌 동성에게로...

 

김별아 작가이기에 돋보이는 작품이다. 문장들 사이에 등장하는 고유어는 작품의 표현력을 맛깔나게 해준다.

또한 작가는 그동안 미실, 논개 등을 통해 여인의 심리를 잘 표현해왔다. 채홍 역시 여인의 심리를 그것도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 역사에 기록된 순빈 봉씨, 평범한 여인 봉난 >

 

사랑 받고자하는 것은 귀천이 따로 없는 것이다. 순빈 봉씨 역시 한 나라를 이끌 국모라는 자리보다 한 남자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평범한 여인네 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문종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을 하는 모습은 그녀가 왕비라는 배경때문에 더욱 처절하고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읽는 동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에도 그녀는 폐위되는 여인으로 기록될 뿐이다. 여인을 향한 잘못된 사랑을 하는 한낱 음탕하고 부정한 여인의 모습이다.

남자 중심의 역사이기에 문종이라는 왕의 여인이였기에 더욱더 그 속내는 감춰진 것이다.

그녀의 사랑이 엇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녀가 그 지경까지 내쳐진  이유는 기록되어 있지 않는다.

슬프고 안타까운 역사이다. 문종과 현덕왕후의 단명, 계유정난은 그런 순빈 봉씨의 억울함이 조금은 반영된 사건이 아닐까 한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여인 순빈 봉씨, 그녀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조금은 그 시대보다는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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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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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이외수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작가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동안 그의 작품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니 내가 그의 작품과 인연을 만들지 않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딱히 내 마음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

그런 그의 작품들 중 '절대강자'는 나와 이외수 작가의 첫 대면이자 첫 소통을 나누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

그렇기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소중히 읽어가며 책을 넘겨 본다.

 

'절대강자'라는 제목을 통해 이외수 작가는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 것일까?

책 겉표지에 적혀있는 그의 문구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절대강자다.] 이 한 마디는 이 책 절대강자의 주제를 말한다.

절대강자라는 강한 표현이기에 책 내용 또한 강하고 남자다운 내용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이외수 작가의 특유의 부드러움과 풍자, 해학이 녹아들어있다.

작가는 우리들에게 자신감을 주기도 하고 유머를 주기도 하며 감동도 준다. 또한 책 속에 포함되어 있는 그림들은 내용을 돋보이게 해주며 독자의 감성을 더욱더 감성적이게 만든다.

 

[언젠가는 사랑도 단위와 가격이 매겨져 백화점이나 동네 마트에서 고가로 판매될 것입니다.... 그리고 진품사랑이 오히려 짝퉁사랑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 15p

작가는 지금의 물질만능주의 사회를 멋드러지게 풍자하고 꼬집는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한다. 이런  불편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절대강자이기에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며 살아가야 된다라는 것을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 사회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들 살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 사회속에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 작가의 말대로 정말 절대강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에게 읽어보게 하고  싶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에서 독자들과 가장 소통을 많이 하고 있는 작가가 이외수작가라 생각한다. 대개 작가들은 작품 출간 이후에는 독자들과의 소통을 뜸하게 하는데 이외수 작가는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 또한 독자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한다.

'절대강자' 이 책 역시 그런 이외수작가의 독자들과의 소통의 연장선으로 봐도 될 책이라 생각한다.

 

이외수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는데 좋은 만남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만의 진실함과 그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했던 것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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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얼 쇼크 - 이미지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최효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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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사람들은 정보화시대 또는 디지털시대라고 부른다. 이것은 그 어느시대보다 정보의 영향력이 그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많은 수단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디어매체이다.  미디어매체를 통해 사람들은 의식주를 비롯하여 생각과 감정등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른바 정보가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장보드리야르의 개념을 통해 지금의 사회를 정의한다. 바로 하이퍼리얼사회이다. 하이퍼리얼은 현실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현실 즉 가짜현실이 진짜현실을 대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이퍼 리얼쇼크'는 이런 사회적 현상 즉 하이퍼리얼이 얼마나 우리 생활속에 자리잡고 있고 그것의 영향이 우리 사회에 어떤 쇼크를 일으키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하이퍼리얼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는 존재들이다. 자신의 생각,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에 각인되고 그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 사회가 진정한 리얼월드라 생각한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말이다.

 

저자는 11가지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하이퍼리얼 속의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그것을 비판하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성했다.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해보게끔 하기 위한 것이다.

그 중에 특히 미디어매체를 통한 우리의 이미지각인을 꼬집는다. 각종 광고, 드라마, 가십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지를 각인하고 우리는 점차 이것을 모방하고 소비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읽는 동안 자본주의와 이미지라는 관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전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그것을 더욱더 강조시키는 다양한 이미지 각인들, 그리고 그 안에서 허우적대며 점점 빠져드는  자신 그리고 이 사회를 말이다.

어찌보면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이런 방대한 하이퍼리얼쇼크 사회가 아니라 그런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반성과 각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었을때 한편의 사회학, 인문학 수업을 같이 듣는 듯한 기분이 드는 책이였다. 조금은 이 사회를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살아가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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