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
브랜든 포브스 외 지음, 김경주 옮김 / 한빛비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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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군복무 시절, 우연히 라디오에서 노래 한 곡을 듣게 되었다. CREEP이라는 곡이였다. 원래 그런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환경이 환경이라서 그런지 CREEP의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나중에서야 그 노래를 부른 벤드가 라디오헤드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라디오헤드와의 첫 만남이다. 지금에서야 '뭐 별거 아니였는데'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의 CREEP은 큰 감동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시작되어 CREEP을 듣게 되고 라디오헤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어느덧 그 밴드의 팬이 되어버렸다.

 

'라디오헤드로 철학하기'는 그런 나에게 소중한 책이라 하겠다. 솔직히 처음 봤을때는 의아했다. 라디오헤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은 알지만 그들의 음악을 저렇게 심오하게 해석해서 들어야하나? 그렇게 깊은 뜻으로 노래를 만든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악은 악(樂)이지 학(學)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대한 책의 두께, 16명에 달하는 지은이와 각종 참고문헌까지.. 책에 대해서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그 만큼 읽는데 부담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장점을 꼽는다면 내용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라디오헤드라는 그룹을 철처히 파악하고 그들의 음악적 색깔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음악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들의 음악에 대한 평론과 밴드 멤버들의 인터뷰까지 책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라디오헤드의 팬이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될 필독서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라디오헤드에 대해 전문적인만큼 이 벤드를 모르거나 그들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쉽사리 다가오지 못한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책이다.

책의 내용은 라디오헤드의 가사가 많이 등장하는데 단순히 텍스트로 볼때는 그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 가사에 멜로디가 합쳐졌을때 그 의미가 느껴진다. 그렇기에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라디오헤드라는 이름의 값어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어느 시대의 락을 노래하는 밴드가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고 불렀는지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라디오헤드와 철학을 연관시켜서 보는 책이라서 내용이 조금은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본래 철학이 조금은 심심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통독으로는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없다. 최소한 2~3번을 읽고 거기에 라디오헤드의 음악까지 들었을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를 깨우칠 수 있다.

 

얼마 전 지산 락 페스티벌에 라디오벤드가 첫 내한을 했었다. 만약 그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라디오헤드를 보러 갔을지도 모르겠다.

라디오헤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그 밴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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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Money
김점수 지음 / 엘비에이네트웍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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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로 인해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위기의 진원지가 금융의 중심지 월스트리트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충격에 빠지게 되었고 맹신했던 금융기관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각국은 갖은 노력을 했다. 시간이 흘러 처음보다 위기의 인식이 약해졌지만 금융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책 'MAGIC MONEY(매직머니)'는 그런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통화정책과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지금의 경제위기의 문제점 10가지를 제시하며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책의 구성은 비교적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통계치나 그래프등이 즐비하게 등장하는 여타 경제서적들보다 심플한 구성이다. 그렇다고 내용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쉽게 설명하여 다양한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보인다.

 

저자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21세기의 급변하는 경제상황에 맞지 않는 구시대의 경제이론 때문이라 판단한다. 맞는 말이다. 경제대공황을 벗어나려했던 케이즌의 이론, 하이예크의 신자유주의 이론 등 그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 이론들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무리다.

오히려 믿고 따랐던 경제이론으로 인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피해만 커졌으니 말이다.

 

저자는 매직머니(자산담보부 실물화폐)를 통해 경제위기의 문제점을 해결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빠르게 변화에 대처할 수 있고 위험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큰 정부의 지향, 직접적인 중앙은행의 역할강조를 주장한다.

즉 이것은 문제를 일으키는 금융기관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 성장과 발전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균형과 안정을 중시해야 한다. 성장으로 인한 세계의 불균형을 이제는 균형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경제서적이다보니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여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쉬운 문맥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경제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술술 읽힐 수 있다. 나 역시 30분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간결하고 쉽다.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만한 방법이 나오질 않았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매직머니가 금융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세계금융위기는 아직도 진행이라는 것이다.

 

이 매직머니가 그 해결책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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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난 시체의 밤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박재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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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첫인상부터 무척 강렬했다. 붉은 바탕에 꼭두각시 인형이 매달려 있고 그 옆에 큰 글자로 토막난 이라는 단어가 누가봐도 공포소설이라 생각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본 경제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에게도 알려진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배경이다.

 

잃어버린 10년은 침체된 일본경제의 10년을 말하는 거지만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한번 침체된 경제가 쉽사리 회복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잃어버린 10년의 경제는 거품경제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빛좋은 개살구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경기호황을 바라보며 상류층을 꿈꾸지만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대처하지 못하고 몰락하게 된다.

때문에 그것을 배경으로 한 이 책 역시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암울하다.

총 4명의 인물(사바쿠, 사토코, 사토, 사토루)들이 등장하며 각자의 시선에서 동일하게 발생되는 사건을 바라본다.

좁고 답답하며 더럽고(사바쿠의 방) 현대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사토의 고서점)에 인물들이 등장함으로써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한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이길수가 없어 도피적인 삶을 꿈꾸는 인물들에게 이 사회는 냉혹한 시선을 던진다. 그리고 결국에는 파멸로 이끌게 된다.

토막난 시체는 인물들의 파멸이 정점으로 치닫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을 살펴봄으로써 저자는 이 사회가 돌파구도 한줄기 희망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말한다. 냉혹하고 비참한 현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저자는 직선적이고 날카롭게 글을 펼쳐낸다. 강하고 때로는 적나라하기까지 하다. 그렇기에 독자는 보다 책에 집중 할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는동안 남일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고 힘든사회, 돈의 폭력에 시달려야만하는 현실, 청춘의 퇴폐, 신용불량자, 하우스푸어 등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 이 책속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에 힘들어하는 사람들까지..

 

이 책은 독자들의 기호를 탈 만한 책인거 같다. 특유의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가 어색한 사람들은 딱히 좋아할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노력, 도전,희망이라는 표현보다는 포기 낙담,절망이 어울리는 책이다.

어쩌면 그것이 더 정확하게 현실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발버둥쳐도 현실은 제자리걸음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겉표지의 꼭두각시 인형의 모습이 애처롭게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현재모습이 투영되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전세계는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이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 책 속의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느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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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하는 대로 살지 않는가? - 서른 살의 선택, 한비자에서 답을 찾다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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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而立)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가? 논어에서 나온 말로써 30대를 이르는 이칭이다. 마음에 확고하여 도덕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30대에 이르러 모든 기초가 확립되었음을 말한다.

현대에 이르러 30대는 과연 이립의 상태일까? 엄연히 30대는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심 계층이 되어야 하지만 각종 취업난, 경제난 등으로 현재의 30대들은 이립의 뜻과는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비단 이것은 지금의 30대의 문제만은 아니다. 나 역시 아직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 30대에 들어설 것이고 그러면 이립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30대는 사회에 구성원으로 적극적활동을 필요로 하는 시기이다. 그렇기에 한비자의 학문은 이들에게 리더쉽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학문일 것이다.

 

한비자는 전국시대 말기의 인물로 법가의 사상을 집대성한 인물이다. 유교 중심적인 사회에서 보다 현실에 바라본 학문이라 할 것이다.

흔히 서양의 마키아벨리와 비교가 많이 되지만 오히려 마키아벨리보다 먼저 제왕학(혹은 군주론)을 펼친 인물이기에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저자는 한비자의 사상 중에 세(勢), 법(法), 술(術), 도(道)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여 책을 펼쳐냈다. 제왕들이 펼쳐야 했던 리더쉽, 큰 인물이 되기 위한 열망과 노력등을 황제의 칼로 빗대어 설명한다. 황제의 칼을 찾고 그것을 익히고 잘 다루어 마지막에는 그것을 잊는 것으로 책이 진행된다.

또한 현대식 풀이에 맞게 우리에게 친숙한 다양한 사례(드라마나 인물)를 통해 이해를 돕고 뒷부분에는 한비자의 원문을 실어 내용에 질을 더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한비자는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의 사상을 그대로 계승했기에 그의 학문은 차갑고 어둡다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을 도덕적이 아닌 엄격한 법과 질서로 통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달리 보면 그만큼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접근하려했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다스리려 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책 '왜 원하는대로 살지 않는가'역시 한비자의 차가운 면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그것이 나쁜것은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야망을 가지고 노력을 하는 현대인들을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그대안에 있는 보물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에 대하여 인지하고 계발을 하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기계발서의 느낌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그것을 넘어 고전을 같이 접할 수 있기에 더 뛰어난 책이라 하겠다.

또한 30대에 한정짓지 않고 청소년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자신의 도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읽어도 좋을 듯한 책이다.

 

자신만의 보물을 찾을 수 있을때까지 이 책은 그 길잡이를 해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고두고 읽어봐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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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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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장르 중에 가장 독자의 기호를 많이 타는 장르는 추리소설일 것이다. 같은 작품을 읽더라도 누구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다른 누구에게는 시시함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단편 추리소설들이 후자인 경우가 많다. 스토리가 짧기 때문에 기승전결이 허술하게 진행되기도 하고 결말 또한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단편선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읽어왔던 대부분들의 단편선은 큰 만족을 주지 못하고 끝났던 경우가 많았다.

 

소설 '잠복'은 그런 기준으로 볼때 중상위권에 속하는 책이라 하겠다. '잠복'은 얼굴, 잠복, 귀축, 투영, 목소리,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 일 년 반만 기다려, 카르네아데스의 널,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이 책의 타이틀은 잠복이다. 타이틀로 내걸었다는 것은 다른 작품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유독 다른 편보다 잠복에 관심을 가졌다.

 

8편의 작품을 읽어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얼굴, 일 년 반만 기다려, 목소리 3편이었다. 다른 작품들은 그저 보통의 추리소설들과 비슷했다. 타이틀작이었던 잠복은 큰 기대를 가지고 읽어서인지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한 작품이였다. 뭐랄까.. 약간은 허무하게 끝났다고 할까? 추리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범인을 잡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긴박감과 결정적 증거라는 요소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스토리가 잔잔한 물결처럼 유유히 흘러가고 만다.

 

마츠모토 세이초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보아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 내재되어있는 저자의 생각, 분위기, 느낌이 매우 낯설었다. 지금 출판되고 있는 추리소설들이 차갑고 도시적이라는 느낌이라면 그의 작품은 시골적이고 더 인간미가 느껴진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저자가 활동하던 시기가 현재가 아니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추리소설의 기본이 되는 조건은 스토리의 연계.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구성, 독자들의 추리를 멋지게 빠져나가는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준에서 마츠모토 세이초의 단편집 '잠복'은 합격점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일본내에서는 마츠모토 세이초라는 사람이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2009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작품들이 영화, 드라마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잠복, 얼굴 역시 드라마 혹은 영화로 나왔다.

원작을 통해 느낀 감동을 2차 작품을 통해 새롭게 느껴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마츠모토 세이초와의 첫만남이었던 잠복, 그것을 통해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인상이 사람을 평가할때 중요한 요소라 한다면 잠복은 마츠모토 세이초와 좋은 만남을 가지게 만드는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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