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5 : 심연의 리플리 리플리 5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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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 (Ripley Syndrome)  :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저 용어인 리플리 증후군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톰 리플리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이 책과 주인공인 톰 리플리의 영향이 얼마나 컸기에 저런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까지 생겼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처음에 상당히 어색했다. 주인공 톰 리플리라는 인물은 알겠으나 중간중간에 그의 과거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시놉시스도 없이 나왔다가 사라지곤 했기 때문이다. '원래 작가가 이런식의 방법으로 책을 써내려가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이 책은 이미 시리즈로 유명했던 책이였다. 1편부터 해서 내가 읽은 5편까지 내리 시리즈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의 과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이전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이였던 것이다. 
이전 작품에 관해서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선뜻 이 책을 읽으려 했다는 내 자신이 조금은 창피해지는 순간이였다.

5편에 등장하는 톰은 이미 어느정도 나이대에 들어선 인물이다. 이전 작품에서는 혈기 왕성한 톰이였다면 5편의 톰은 뭔가 무거워지고 신중해졌다는게 맞을 것이다. 
톰은 자신의 부인인 엘로이즈와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데 어느순간 눈에 거슬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미국인으로 보이는 그 두 사람은 데이비드 프리처드와 제니스 프리처드... 언제부터인가 그 둘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여기는 톰은 그들의 존재에 신경쓰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일단 놀랍다라는 것이다. 톰은 과거에 사람을 죽였다. 그리고 그것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가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의 부인인 엘로이즈 역시 그런 톰의 과거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으며 그 둘은 암묵적으로 조심해 가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딱 맞는 경우이다. 
톰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기에 살인자 톰이라는 존재가 더욱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의 곁은 맴도는 프리처드 부부 역시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것이다. 변태적 성애자에 남을 거슬리게 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사람이라니... 이 책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은 평범 속에 다른 모습을 숨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어찌보면 이 사람들 모두가 톰과 마찬가지로 리플리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부제인 심연의 리플리.. 이것은 주인공 톰 리플리의 내면적인 모습이 아닌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와 독자들.. 그리고 작가 스스로가 가지는 심연 속에 리플리 증후군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반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꼼꼼한 구성력이라고 해야 할까? 표현력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는 톰이라는 인물과 그 주변의 인물들의 외면과 내면을 톰의 입장에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그 주변환경까지 그 범주에 포함시켜 표현함으로써 책의 집중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면서 약간의 방해를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을 덮으며 확실히 이 책은 재미가 있다. 독특한 인물 설정, 작가의 구성력이 더해져 읽

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이전작들을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권으로 읽었기에 사건

의 전후관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조금 있었다.
만약 이전의 리플리를 읽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번작품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을 전해주

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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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내면의 풍경
미셸 슈나이더 지음, 김남주 옮김 / 그책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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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미셸 슈나이더가 클래식 음악가인 슈만의 내면을 더불어 그의 음악까지 살펴보는 책이다. 즉 슈만에 대하여 알지 못한다면 이 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때문에 나는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 바로 접었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슈만이라는 음악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재미도 없었다. 솔직히 말해 '이게 무슨 의미를 담은 책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내 손에 들어온 책은 허투루 보지 않겠다는 오기 아니 오기가 생겨 천천히 책을 읽어나갔다. 모르면 다시 되뇌어서 읽고 또 읽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슈만이 되어보기도 하고 그의 발자취를 쫒아가며 내용을 펼쳐나간다. 또 그 속에서 슈만의 음악들을 소개한다. 이 음악은 슈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만들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슈만이라는 음악가의 매력에 크게 빠져 있는 듯이 느껴졌다. 다양한 곳에서 그의 흔적들을 찾아내는 모습이 책에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바로 슈만의 음악이다. 나는 솔직히 슈만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클래식이라면 유명한 몇 곡들을 들어봤을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반드시 슈만의 음악을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만 저자가 말하는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독서와 음악감상을 같이 해야만 하는 책이다. 때문에 독서시간이 배는 길어졌다. 그러나 그 만큼 이 책의 내용을 알 수 있었고 더 기억에 남는 책이 될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느낀 것은 일단 저자는 슈만을 무척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고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음악과 독서를 병행해야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까다롭기는 하다. 그러나 그만큼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책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 또는 슈만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환영받을 책이다. 

다른 면에서는 이 책이 가지는 이미지가 슈만의 이미지와 어울린다는 점이다. 흑백의 쓸쓸한 풍경.. 그것은 슈만이 가져야만했던 내면의 풍경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에서 느껴졌던 것은 슈만이라는 음악가는 그 시대의 클래식 작곡가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커다란 고뇌, 상실, 열정들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그의 음악이 완성이 될 수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이 책은 나에게 있어 조금은 까다롭지만 기억에 남을 친구라는 것이다. 그리고 슈만이라는 위대한 음악가를 알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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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청소년 모던 클래식 1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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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가장 알려진 말은 노틀담의 꼽추.... 나는 이 소설을 잘 몰랐다. 어린시절 TV에서 방영해주었던 만화를 잠깐 보았던 기억만 있을 뿐 그냥 노트르담의 종치기 꼽추의 사랑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그저 순수한 사랑 이야기만을 다룬 책이 아닌 그 속에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간단히 스토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 콰지모도는 노트르담의 종치기를 하고 있다. 그는 거친 외모와는 달리 아버지이자 주인인 클로드 플롤로의 명이라면 무엇이든 따르는 순박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다. 광장 한 가운데서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는 이집트의 여인 에스멜라다가 그 사람이다. 에스메랄다는 아름다운 외모에 멋진 춤솜씨를 가지고 있으나 집시라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천대 받는 비운의 여인... 언제나 자신의 사랑은 백마 탄 멋진 기사처럼 나타나리라 믿고 살아가는데 마침 그녀 앞에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근위대장 폐뷔스이다. 폐뷔스를 사랑한 에스메랄다는 자신의 점차 악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그의 앞에서 뜨거운 사랑을 구애를 하고 이를 바라보는 플롤로 주교와 콰지모드는 안타깝기만 하다.

 

노트르담 성당의 종치기를 하고 있는 콰지모도는 꼽추에다 에꾸눈 절름발이 등 외모적으로 사람이 가장 싫어할 만한 모든 부분을 갖춘 사람이다. 왜 이런 모습일까? 작가는 인간의 외모적으로 가장 밑바닥이라 할 수 있는 모든 불편함을 콰지모도에게 심어놓음으로서 그의 사랑이 더욱 순수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고 나아가 그의 모습을 보고 욕하고 손가락질 하는 대중들을 비웃는 것이다. 

또한 불쌍한 주인공으로 비춰지게 함으로써 독자들을 더욱 주인공 콰지모도에게 이입시킨다고 하겠다.

 

콰지모도의 사랑, 에스메랄다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 한쪽은 꼽추, 한쪽은 집시라는 사회적 장애로 인해 가로막혀 버린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대중들은 하나같이 부조리에 비난만을 일삼는 천박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귀족이기도 하고 종교인이기도 하며 선량한 모습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와 달리 사회적 장애가 전혀 없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추악하고 천박하다.

광대교황이라는 이벤트를 열어 콰지모도를 비웃고 콰지모도가 벙어리 귀머거리라는 이유로 그를 재판에서 불리하게 만들고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사랑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비참하게 만들어 버린다. 

또한 가장 본능적인 모습인 사랑 앞에서 그들은 순수한 모습이 아닌 강요와 더러운 마음가짐으로 이들을 대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생각하는 사랑은 자격이 있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느낀 것은 이 책은 어딘가 많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무엇과 비슷할까 생각했더니 바로 벙어리 삼룡이와 비슷했다. 교과서로 접했던 벙어리 삼룡이의 내용와 노트르담 드 파리는 시대와 인물이 조금 다를뿐 상당히 비슷한 책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벙어리 삼룡이를 읽었을때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이 이 책을 읽고 느껴졌다. 

 

순수한 사랑은 마지막에서야 비로소 이뤄진다는 것... 어찌보면 안타까운 것이다. 왜 그들의 사랑은 인정받지 못했고 이뤄지지 못했을까.. 그것은 순수한 사랑은 그만큼 가치있고 무겁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사람의 추악한 마음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보임으로써 이 책이 조금 불편했지만..(감정이입이 많이 되서 그런듯..)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사랑은 아름다웠다. 특히 마지막에 들어서 알 수 있는 콰지모도의 에스메랄다의 사랑은 지금의 사랑의 가치를 보다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본 받아야 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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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청소년 모던 클래식 2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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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내가 읽었던 장발장은 주인공인 장발장이 너무 가난하여 먹을것이 없어 빵을 훔치게 되었고 그 죄로 1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죄를 뉘우치고 착하게 살아가게 되었다는 착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이 장발장을 읽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기억하는만큼 대답하곤 했었다. 나는 장발장이 단순한 동화처럼 아름답고 재밌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과의 만남은 조금은 낯설었다. 솔직히 레 미제라블이 장발장의 이야기라는 것도 몰랐다. 전혀 다른 내용의 소설이라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이게 장발장의 이야기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기억했던 장발장의 내용은 정말로 극히 일부분이였다. 초반에 다 나오니 말이다.

 

레 미제라블은 장발장 말고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팡틴, 모제트, 마리우스, 에포닌 등등 단순히 장발장의 주변인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스토리를 가지고 레 미제라블을 꾸며가는 중요한 인물들로 말이다. 그냥 장발장 중심의 소설이라 생각했던 나에게는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온 내용이였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주요 내용은 미시적인 관점과 거시적인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겠는데 미시적으로 살펴본다면 인간의 사랑과 질투, 화해와 용서 라고 하겠다. 인간을 사랑함에 있어 순수한 감정에 충실하는 인물들과 또다른 인물들의 갈등, 거기에서 비롯되는 오해와 용서 등 어찌보면 인간 심리를 다룬 소설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간의 관계를 넘어선 19세기 프랑스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의 색깔은 내가 기억했던 그저 따뜻하고 행복한 장발장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하겠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한마디가 있었다. 장발장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 미리엘 주교의 한 마디 "그 잘못이 지나온 길을 살펴봅시다." 이다. 어쩌면 이 한마디는 이 책의 내용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한 마디가 아닐까 한다. 그 의미가 단순히 한 마디가 아닌 백마디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선 든 생각은 레 미제라블은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는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의 갈등을 살펴보면서 읽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고뇌를 다룸에 있어 단순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인물은 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가에 대하여 곱씹어봐야 하는 책이라 생각했다. 즉 쉽게 읽혀지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요 며칠 사이에 읽어본 책들 중 가장 나의 감정을 흔든 책이 아닐까한다.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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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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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 라는 말 정답이면서 정답이 아니길 바라는 말일 것이다. 왜 그 끝이 헤어짐이 되어야 할까.. 다시 만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더 좋은 엔딩이지... 라고 몇 번이고 생각하고 생각했었다. 헤어질 당시에 말이다.

헤어짐이 익숙해져 이제는 그게 당연하게 생각하게 될 쯤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소식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무척이나 기쁘면서 말이다.

 

바로 이 책 '십이국기'와의 만남을 말이다. 

 

내가 십이국기와 연을 맺게 된 것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방학의 어느날 도서관 한켠에서 우연히 보게 된 책 한권이 있었다. 

동양적 판타지라는 타이틀... 십이국기라는 낯선 이름... 그 당시 내가 생각했던 판타지의 책들은 동양보다는 서양의 느낌이 무척 강했다.. 동양의 판타지 요소는 그저 용이 등장하는 정도?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선 동양적 판타지라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고 당시 출간되었던 11권을 내리 빌려서 읽었다. 

 

이것이 나와 이 책의 인연의 시작이다. 또한 작가 오노 후유미와의 만남이 되기도 했다. 11권을 내리 읽고 나는 당시 출판사에다 편지를 보내기도 했고 문의도 했었다. 그 다음 작품의 출간을 부탁드린다며... 

하지만 사정상 여의치 않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그렇게 나와 십이국기의 만남은 어설픈 헤어짐으로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전 엘릭시르라는 출판사에서 재출간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전의 11권까지가 아닌 최신작에다 외전격인 마성의 아이까지 출간을 한다는 소식을 말이다. 

 

무척 기뻤다. 그리고 재출간 기념 이벤트로 진행된 가제본을 미리 받게 되는 행운까지 얻게 되었다. 책이 도착하는 날 어찌나 기쁘던지.. 택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책을 받게 되었고 그날 단숨에 읽어 내렸다.

 

아직은 가제본이라며 부족한 점이 많다는 출판사의 메세지가 함께 들어있었다. 이 책에 대한 정성과 노력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렴 그래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나같은 십이국기 매니아들의 입장에서는 재출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무래도 구작(=이전 출간된 십이국기)과 비교하는 잣대를 들이밀기 쉽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제본을 받았을때 더욱 꼼꼼이 그리고 세밀하게 읽어나갔다. 

 

내용면에서 본다면 내가 기억하던 십이국기의 1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다라고 하겠다. 1권의 주인공인 요코와 게이키의 시작, 십이국기라는 또다른 세계에서 시작되는 요코의 시련과 성장기를 느낄 수 있었다.  1권의 향수가 진하게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구작에서는 2권에 걸쳐서 진행되었던 이야기가 가제본에서는 한 권으로 완성되었다. 그래서 의심아닌 의심을 했었다. 전작의 내용 중 많은 부분들이 축소된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런 축소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책이 한 권으로 잘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2권으로 나눠서 했던것이 오히려 불필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의 디자인, 일러스트의 부재 등은 여기서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어디까지 가제본이기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문맥상 어색함은 책의 중간중간에 눈에 띄는데 대부분이 오탈자, 띄어쓰기 정도이다. 가제본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허용가능한 단점들이기에 웃고 넘어가려고 한다. 

 

굳이 한 가지 꼭 집어 넘어간다면 바로 이 부분이라 하겠는데... 솔직히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이 되는 말이기도 하겠다.

바로 게이키가 요코에게 주인과 기린간의 계약을 맺는 말이라 하겠는데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 충성을 맹세할 것을 서약합니다."

이것이 조금 더 강한 느낌을 주는 표현으로 바뀌었음 한다. 어전에서 떠나지 않고라는 표현보다는 예를 들어 언제나 곁에서 모시며.. 또는 항상 곁에서 떠나지 않고 라는 정도로 말이다. 강한 느낌은 보다 직설적인 표현으로 했을때 나타나는데 이런 표현들이 더욱 요코와 게이키의 관계를 강하게 연결시킨다는 것을 독자들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나에게는 기대도 주고 걱정도 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십이국기와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기대감.. 과거의 향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걱정.. 말이다. 

 

물론 이 가제본을 읽고서는 걱정보다는 기대쪽으로 마음이 더 기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욱 완성도가 높은 십이국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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